전 인권위 사무총장 “박정훈 대령에 사죄···인권위는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

채 상병 순직사건 외압 의혹 등을 수사하는 이명현 특별검사팀이 2일 박진 전 국가인권위원회 사무총장을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하고 있다. 특검팀은 인권위가 박정훈 해병대 수사단장(대령)에 대한 진정 및 긴급구제 신청을 부당하게 기각했다는 의혹을 들여다보고 있다. 박 전 사무총장은 김용원 군인권보호관 겸 상임위원이 박 대령 긴급구제 결정 과정에서 돌연 입장을 바꾼 것을 두고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과의 통화가 태도를 바꾸게 한 것 아니냐는 이야기가 있었다”고 말했다.
박 전 사무총장은 이날 오후 1시40분쯤 서울 서초구 서초한샘빌딩에 있는 특검팀에 출석하면서 김 위원을 공개 비판했다. 박 전 사무총장은 ‘김 위원이 박 대령 긴급구제 기각 결정에 개입한 사실이 있냐’는 취재진의 물음에 “그가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까지 받으면서 무리하게 기각 결정을 했는지가 이번 사건의 쟁점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박 전 사무총장은 김 위원이 입장을 바꾼 것을 두고 “당시 저희는 갑자기 바뀐 모습에 굉장한 의아함을 느꼈다”며 “이 전 장관과의 통화가 결국은 태도를 바꾸게 한 것 아니냐는 이야기들이 좀 있긴 했다”고 말했다. 박 대령의 긴급구제 안건이 인권위 전원위원회에 회부되지 않고 군인권소위원회에서 기각된 것에 대해서도 “김 위원이 상정하는 것 자체를 원치 않았다”고 말했다.
김 위원은 박 대령 긴급구제 기각 결정 사건과 관련해 특검에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로 입건됐다. 김 위원은 2023년 8월9일 채 상병 사건에 대한 국방부의 수사외압을 비판하는 성명을 냈는데 같은 달 14일 이 전 장관과 통화한 뒤 박 대령의 긴급구제 신청을 기각했다.
박 전 사무총장은 이날 자신의 SNS에 올린 글에서도 “김 위원은 본인이 소위원장으로 있는 군인권보호위원회에서 (박 대령 긴급구제 안건을) 기각 처리했다. 직권남용 혐의가 있는 무리한 방식이었다”며 “군인권보호라는 막중한 책임을 저버렸다”고 말했다. 이어 “박 대령은 신뢰와 원칙을 지키려다 고초를 당했는데, 그 당시 인권위는 아무것도 어떤 진실도, 어떤 누구도 보호하지도 살리지도 못했다”며 “(인권위) 직원들은 비보라를 뚫고 현지에 가서 조사하고 조사보고서를 썼지만, 보고서는 피눈물로 남았다”고 했다.
박 전 사무총장은 “김 위원은 그때부터 지금까지도, 인권 보호의 본령을 지키지 못하면서 인권위에 버티고 있는지도 묻지 않을 수 없다”며 “이 자리를 빌려 채 상병과 유족, 박 대령께 사죄의 말씀을 드린다. 인권위가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 죄송하다”고 적었다.
정민영 특검보는 이날 오전 정례브리핑에서 “박 대령 긴급구제 사건과 관련해 인권위가 이를 조사하는 과정, 기타 실무선에서 벌어진 일들을 확인하고 있다”며 “이 과정에서의 전반적 의사소통을 제일 잘 알고 있는 사람이 박 전 사무총장”이라고 말했다. 이어 “박 전 사무총장이 당시 내용에 대해 잘 알고 있다고 밝힌 만큼 (김 위원 혐의와 관련한) 내용을 확인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강연주 기자 play@kyunghyang.com, 최혜린 기자 cheri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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