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연기념물 제주 문섬 훼손 업자에 “억울할 것 없다” 판사 일갈

김찬우 기자 2025. 9. 2. 1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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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광잠수함 절대보전지역 훼손 “그간 얼마나 벌었나 생각하라”
관광잠수함에 의해 훼손된 문섬 수중 암반. 사진 제공=녹색연합.

천연기념물 제주 문섬 일대 절대보전지역을 훼손한 혐의로 1심에서 유죄를 선고받은 관광잠수함 업체 대표와 관계자에게 판사가 "그렇게 억울할 일이 아니"라고 꾸짖었다.

2일 제주지방법원 제1형사부(오창훈 부장)는 문화재보호법 위반 등 혐의로 1심에서 유죄가 인정된 A업체 법인과 관계자 B씨를 상대로 한 항소심에서 이같이 말했다.

30년 넘게 관광잠수함을 운영해 온 A업체는 문섬 주변 잠수함 운항 허가 면적의 약 10% 정도, 절대보전지역이 포함된 연산호 군락 등을 훼손한 혐의로 지난해 7월 기소됐다.

1심에서 A업체는 벌금 2000만원, B씨는 징역 8월에 집행유예 2년을 각각 선고받았으며, 이들은 사실오인 및 양형부당을 이유로 항소했다. 검사 역시 양형부당을 이유로 맞섰다.

이날 열린 항소심 공판에서 재판부는 "잠수함이 내려가다가 흔들리면 연산호 군락에 닿아 손상되지 않나"라면서 "오리발로만 잘못해도 손상되는데, 잠수함 운영 방식 자체가 연산호 군락을 망가뜨릴 수밖에 없는 것"이라며 사실오인 주장을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취지로 말했다.

이어 B씨는 "훼손 사실을 부정하는 것은 아니지만 절대보전지역인 사실은 몰랐고 피해 최소화에 노력해왔다"며 "훼손한 사실에 대해 사과하고 지금은 운영 방식을 변경했다"고 말했다.

또 A업체 대표는 "30년 넘게 영업하며 그런 사실을 몰랐고 지금은 새 방식으로 영업 중"이라며 "죄는 받아들이겠지만, 남들에게 이런 모습을 보이고 싶지 않아 상고했다"고 말했다.

이에 오창훈 부장판사는 "그렇게 억울할 일이 아니다"라며 "그동안 얼마나 벌었는지 계산해보라. 가급적 망가뜨리지 않으려 했겠지만, 관광잠수함 운영 방식은 파손이 불가피하다. 30여년 넘게 막대한 이익을 벌었을테니 억울할 것 없다"고 꾸짖었다. 

한편, A업체는 1988년 우리나라 최초로 천연기념물이자 유네스코 생물권보전지역의 핵심인 제주 문섬 일대에서 관광잠수함 사업을 펼치고 있다. 

그러나 잠수함이 암반과 산호를 긁으며 운항한 탓에 문섬 바닷속 암반과 산호 훼손이 심각하다는 2022년 6월 녹색연합 '관광잠수함으로 인한 천연기념물 서귀포 문섬 훼손 조사' 결과 발표로 논란이 불거져 고발에 이르게 됐다.

이들에 대한 선고공판은 오는 30일 오전 진행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