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암 급증 vs 위암 감소 “암 순위가 바뀌었다”…식습관에 어떤 변화가?

김용 2025. 9. 2. 1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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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의 헬스앤]
대장암 예방을 위해 삼겹살 등 비계가 많은 고기를 먹을 때 마늘, 양퍄를 충분히 먹는 노력이 필요하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제가 소화기내과 전공의로 일할 때는 우리나라에서 대장암 전문의가 드물었어요. 위암 환자는 많았지만, 대장암은 눈에 띄는 암은 아니었지요. 대장내시경 담당 의사도 거의 없었고...진로를 고민하다 미국 연수를 다녀 온 후 막판에 대장암을 전공하기로 했어요."

대장내시경 1세대 전문의인 72세 의사는 이렇게 돌아본 뒤, "최근 대장암 환자 수가 위암을 앞선 것은 역시 식습관의 변화가 크다"고 분석했다. 삼겹살 등 고기 비계 부위를 구워 먹기 시작하고 가공육(햄, 소시지 등) 섭취도 크게 늘었다. 반면에 위암의 원인으로 지목되는 염분 과다 섭취는 감소 추세이다. 30년 전만 해도 짠 음식이 위 점막에 상처를 냈지만, 지금은 동물성지방, 포화지방산이 대장 점막을 괴롭히고 있다. 오랫동안 암 1위였던 위암에 비해 존재감이 없던 대장암이 최근 1위 암을 차지할 기세로 급속히 늘고 있다.

2022년 신규 암 환자만 282047전체 암 22.3%가 대장암+위암

지난해 12월 발표된 보건복지부, 중앙암등록본부의 국가암등록통계에 따르면 2022년 신규 암 발생자 수는 28만 2047명이었다. 남 14만 7468명, 여 13만 4579명이었다. 이 가운데 대장암은 남녀를 합쳐 3만 3158명 발생, 전체 암의 11.8%로 2위였다. 오랫동안 전체 암 1위를 지켰던 위암은 2만 9487명, 전체 암의 10.5% 5위로 내려앉았다. 대장암, 위암이 전체 암의 22.3%를 차지할 정도로 비중이 높다. 2022년에만 무려 6만 2645명이 대장암, 위암으로 고생했다.

암을 겪었거나 치료 중인 암 유병자는 258만 8079명(2023년 1월 1일 기준)으로 국민 20명당 1명(전체인구 대비 5.0%)이 암 유병자이다. 65세 이상에서는 7명당 1명이 암 유병자였다. 이 가운데 위암은 35만 6507명(13.8%), 유방암 33만 854명(12.8%), 대장암 32만 6251명(12.6%), 전립선암14만 7618명(5.7%), 폐암 13만 1496명(5.1%) 순이었다. 유병자 수가 가장 많은 암은 갑상선암(55만 4693명, 21.4%)이었다.

다른 암과 달리 '내시경'이란 확실한 조기 발견법 있는데...

대장암, 위암은 환자 수가 많지만 다른 암과 달리 '내시경'이란 확실한 조기 발견법이 있다. 국가암검진사업에 따라 40세 이상은 2년마다 위내시경을 해야 한다. 50세 이상은 대변검사를 통해 대장암이 의심되면 내시경을 하도록 되어 있다. 하지만 번거롭다는 이유 등으로 암 검진을 건너 뛰는 사람이 있다. 암을 늦게 발견하면 생명이 위태롭고 돈도 많이 든다. 요즘은 좋은 약이 많이 나와 암 4기라도 치료 효과가 높다. 다만 건강보험 미적용(비급여)으로 너무 비싸다. 가족을 위해서라도 국가암검진은 꼭 해야 한다.

현재 위암 검진을 받을 때 조영촬영검사와 내시경 중 선택할 수 있으나 내시경으로 하는 게 좋다는 강력한 권고가 나왔다. 정확도 면에서 내시경이 훨씬 뛰어나기 때문이다. 국립암센터 등이 참여한 '위암검진 권고안 개정위원회'는 1일 40~74세 무증상 성인이 2년 간격으로 위내시경 검사를 하도록 강력 권고했다. 반면에 무증상 성인에게 위장조영촬영 검사를 권고하지 않는다고 했다.

조영술 검사는 웬만하면 하지 말라는 의미이다. 이 검사는 2008년 50%나 됐지만 점차 줄어 지난해는 8.4%에 불과했다. 다만 내시경 검사를 받기 어려운 사람은 조영 검사를 할 수 있다. 위원회는 국내외 논문을 분석한 결과 위내시경을 강력 권고하게 됐다. 내시경검사가 위암 사망률을 46% 낮춘 반면, 출혈은 1000건당 0.17건, 장 천공은 0.034건으로 매우 낮았다는 것이다. 조영술의 사망률 감소 효과는 33%(한국 논문 5%)였다.

2022년에만 무려 62645명이 대장암, 위암으로 고생식습관 바꿔야 예방

대장암은 상대적으로 음주, 흡연을 많이 하는 남자(1만 9633명)가 많지만, 여자(1만 3525명)도 상당히 많다. 대장암을 일으키는 위험요인은 50세 이상 나이, 붉은 육류(소고기, 돼지고기) 및 가공육(햄, 소시지 등)의 과다 섭취, 비만, 음주, 흡연, 유전, 선종성 대장용종, 만성 염증성 장질환 등이다. 신체활동 부족도 원인이다. 몸을 자주 움직이면 장 운동에 도움이 된다. 종일 앉아서 생활하면 대장암 중 항문 절제 위험도 있는 직장암 발생 위험이 높다.

대장암 예방을 위해 식이섬유가 많은 채소, 과일, 해조류를 꾸준히 먹는 게 도움이 된다. 발암물질이 대장을 통과하는 시간을 줄이기 때문이다. 과거 고기를 삶아 먹던(수육) 시절에는 대장암이 드물었다. 지금은 구이가 대세다. 이 과정에서 발암물질이 포함된 탄 고기를 먹을 수도 있다. 이런 식습관이 오래 지속되면 50세 넘어 대장암 위험이 높아질 수 있다.

위암은 식생활(짠 음식, 탄 음식, 훈제 음식), 흡연, 음주, 유전 등이 위험요인이다. 헬리코박터 파일로리균 감염, 만성 위축성위염, 장상피화생(위 점막이 파괴되고 그 자리에 소장이나 대장의 점막과 유사한 세포들이 자리잡은 상태) 등도 조심해야 한다. 대장암, 위암은 식생활과 가장 밀접한 암이다. 평소 음식을 가려서 먹고 탄 음식을 절제하면 충분히 예방할 수 있다. '내시경'이란 확실한 암 조기 발견법도 활용해야 한다. 2022년에만 무려 6만 2645명이 대장암, 위암으로 온갖 어려움을 겪었다. 증상으로 발견하면 너무 늦다. 정기적으로 검진하고 식습관을 바꾸면 위암, 대장암에서 벗어날 수 있다.

김용 기자 (ecok@kor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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