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선 '990원 소금빵', 프랑스선 '470원 바게트'…빵 터진 '빵집 분노'

프랑스의 일부 대형마트가 이른바 '공장형 바게트'를 초저가에 내놓으면서 전통 제빵사들의 거센 반발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1일(현지시간) 프랑스 일간지 르 피가로에 따르면 새 학기가 시작된 9월부터 리들(Lidl)과 알디(Aldi) 등 주요 대형마트는 개당 0.29유로(약 470원)에 바게트를 판매하기 시작했다. 이는 프랑스 동네 빵집에서 평균 1.09유로(약 1700원)에 판매되는 가격과 비교해 약 70% 저렴하다.

이에 전국제빵·제과협회(CNBP)의 도미니크 앙락 회장은 “소비자를 끌어들이기 위한 일종의 미끼 전략”이라며 “제빵업 전체의 품질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대형마트가 파격적인 가격을 내세울 수 있는 배경으로 인건비 절감을 지목했다.

앙락 회장은 “동네 빵집은 반죽부터 발효, 성형, 굽는 과정까지 직접 진행하며 발효에만 몇 시간이 소요되기도 한다”며 “이 때문에 인건비가 전체 생산 비용의 40% 이상을 차지한다”고 설명했다.

반면, 대형마트는 자동화된 생산라인을 통해 시간당 1만 개에 달하는 바게트를 찍어낼 수 있다. 그는 “제빵사는 하루 400~600개를 만드는 데 그치지만, 대형마트의 바게트는 사람의 손길이 아닌 기계가 대량으로 생산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리들의 구매 담당자 토마 브라운은 “우리에게 바게트는 대량 생산이 가능한 대표 상품이며, 규모의 경제를 실현할 수 있는 효율적인 운영 모델”이라고 반박했다.

르 피가로는 “현실적으로 전통 빵집이 여전히 시장을 압도적으로 장악하고 있으며 실제 대형 유통업체의 점유율은 전체 바게트 시장의 9%에 불과하다”고 전했다.

이원지 기자 news21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