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핫플서 위험지역으로’ 골칫거리 된 다이빙의 성지
무단점유 처벌 한계 ‘법 개정 절실’

무더운 여름 더위를 식히기 위해 제주시 한경면 판포포구를 찾은 한 남성이 바다로 뛰어들었다. '첨벙' 소리와 함께 빨간 티셔츠를 입은 안전요원이 급작스럽게 달려왔다.
"여기서 다이빙하면 안 돼요."
에메랄드빛 바다를 뽐내며 전국적인 유명세를 떨치고 있는 제주의 항포구가 각종 해양 안전사고에 노출되면서 골칫거리로 전락했다.
항포구는 어선을 보호하기 위해 조성된 항만시설이지만 현재는 파도를 막는 천연 스노클링 명소로 변했다. 접안을 위한 방파제는 다이빙의 성지로 변모했다.
제주시 한경면 판포포구와 인근의 월령포구, 구좌읍 김녕 세기알포구가 대표적이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입소문이 나면서 전국에서 MZ세대가 찾아들고 있다.


이들 항포구는 어촌·어항법에서 정한 어촌정주항이다. 이는 어촌에 위치한 소규모 어항을 뜻한다. 어촌·어항법 제35조에서 정한 어촌정주항의 관리청은 행정시(시·군)다.
다만 연안사고 예방에 관한 법률 제10조에 따라 연안사고 안전관리규정 마련과 출입통제권은 해양경찰이 행사한다. 이에 관리 책임을 두고 기관간 혼선이 빚어지기도 한다.
행정시는 시설에 대한 관리 책임이 있지만 정작 물놀이에 대해서는 별다른 행정처분에 나서지 못하고 있다. 이에 대한 법적 근거가 불명확하기 때문이다.
제주도가 최근 해양수산부에 단속 권한에 대한 의견조회를 진행한 결과, 어촌·어항법 제45조의 '무단점유' 행위로 처벌할 수 있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이에 물놀이를 무단점유로 보는 것이 적절하냐는 논쟁이 불거졌다. 이 경우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0만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할 수 있다. 처벌 수위도 상대적으로 높다.


하지만 이미 전국적인 명소로 알려지면서 관광객 유입과 지역경제 활성화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지정 해제에 따른 예산 지원 중단도 고민이다.
이 같은 논쟁을 해소하기 위해 어항시설 내 금지행위를 구체화하는 법안이 발의됐지만 1년이 되도록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에 계류 중이다.
이양수 의원이 대표발의 한 어촌·어항법 일부개정법률안은 어항시설 내 허가없이 물놀이 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행정에서도 출입통제권을 행사하도록 하는 내용이 담겨 있다.
출입통제 지시를 위반한 경우 200만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하는 처벌 근거도 담겼다. 물놀이 금지 지시를 위반한 경우에도 50만원 이하 과태료 처분이 가능하도록 했다.
제주도 관계자는 "다이빙 금지에 대한 명확한 근거나 처분 기준이 없지만 물놀이에 대한 사익보다는 안전이라는 공익성이 크다고 판단해 행위를 제지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해수부 질의에 따라 무단점유 행위로 대응할 수 있지만 처분 수위가 높다"며 "법령 개정에 앞서 유관기관과 협력해 안전관리 체계를 강화해 나가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