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냉전 구도속 중재외교 나서는 이 대통령… “유엔서 한반도 비전 제시”

나윤석 기자 2025. 9. 2. 1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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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이 3일 중국에서 열리는 '항일전쟁 및 세계반파시스트 전쟁(제2차 세계대전) 승리 기념일(전승절) 80주년 열병식'을 하루 앞두고 9월 중순 유엔 총회 참석을 결정했다.

북·중·러 연대 움직임 속에서 이 대통령이 한·미·일 공조를 통해 '기초체력'을 다진 뒤 오는 10월 말 경북 경주에서 개최되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서 미·중과 미·북, 남·북·미 정상회담 등을 조율하는 '중재 외교'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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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월23일 유엔총회 기조연설… 이재명 정부 실용외교 시험대
중국 열병식 하루앞 유엔行 결정
글로벌 현안 주제 등 연설 뒤
안보리 공개토의도 주재 계획
유엔서 미국·일본과 연쇄회담 추진
10월 APEC선 중재외교 시도
남북미 정상회담 조율 나설 듯
토의자료 살피는 李대통령 : 이재명 대통령이 2일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국가 성장전략’에 대한 토의 자료를 살펴보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이 3일 중국에서 열리는 ‘항일전쟁 및 세계반파시스트 전쟁(제2차 세계대전) 승리 기념일(전승절) 80주년 열병식’을 하루 앞두고 9월 중순 유엔 총회 참석을 결정했다.

북·중·러 연대 움직임 속에서 이 대통령이 한·미·일 공조를 통해 ‘기초체력’을 다진 뒤 오는 10월 말 경북 경주에서 개최되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서 미·중과 미·북, 남·북·미 정상회담 등을 조율하는 ‘중재 외교’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하지만 북한이 비핵화 협의를 거부하는 데다, 남측의 유화 제스처에도 무반응으로 일관하고 있어 이재명 정부의 ‘실용 외교’가 시험대에 올랐다는 분석이 나온다.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은 2일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이 대통령은 오는 23일(현지시간) 유엔 총회 기조연설을 통해 한국이 경험한 민주주의 위기 극복 및 회복 과정을 국제 사회와 공유하고, 한반도 문제를 비롯한 글로벌 현안에 대한 우리 정부의 비전을 제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어 “대한민국 대통령으로서는 처음으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의장 자격으로 안보리 공개 토의를 직접 주재한다”며 “24일 예정된 공개 토의는 인공지능(AI)과 국제 평화·안보가 주제”라고 설명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23일 유엔 총회 연설에 나서는 가운데 이시바 시게루(石破茂) 일본 총리 역시 총회 참석이 유력해 한·미·일 3국 정상이 함께 만날지 주목된다. 이 대통령은 한·일 및 한·미 정상회담에 이어 유엔 총회를 계기로 한·미·일의 굳건한 3각 공조를 재확인할 것으로 보인다. 이 대통령은 지난달 미국 순방 과정에서 안보는 미국에, 경제는 중국에 의존하는 이른바 ‘안미경중(安美經中)’ 노선과 관련해 “과거와 같은 태도를 취할 수 없는 상태가 됐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중국 전승절 참석은 한·미·일과 북·중·러의 대립 구도를 한층 심화하는 결과로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강 대변인도 이날 김 위원장 방중과 관련해 “북한의 주요 정황과 (김 위원장) 이동에 대해 면밀히 살펴보고 대응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재명 정부는 자유 진영의 3각 협력을 바탕으로 북한을 대화 테이블로 유도해 ‘한반도 비핵화’라는 종착지에 도달하겠다는 목표를 세운 상태다. 이에 10월 말 APEC 정상회의에서 미·북 또는 남·북·미 정상회담을 성사시키는 데 총력을 기울일 것으로 보인다. 문재인 정부의 ‘한반도 운전자론’을 변형해 계승한 ‘페이스메이커론’의 성공 여부가 ‘초가을 외교전’에 달린 셈이다.

신범철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통화에서 “한·미·일과 북·중·러의 대결 구도 심화는 불가피하지만 3국 간 협력의 밀도에는 차이가 있다”며 “미국 중심의 자유 진영에 맞선 북·중·러는 3국이 뭉친다고 모든 문제를 다 해결할 수 없기 때문에 미국을 완전히 적대시하긴 힘든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신 수석연구위원은 “중국은 미국과 관세 협상을 이어가야 하고,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전쟁을 끝내기 위해 미국의 역할을 필요로 한다”며 “북한 역시 미국의 제재 해제를 원하는 만큼 북·중·러가 한·미·일처럼 ‘공동 군사훈련’ 같은 실제 행동에 나서긴 어려울 것”이라고 했다. 이어 “이 대통령은 협력의 밀도가 다소 약한 틈을 비집고 들어가야 한다”며 “APEC 정상회의를 중재 외교를 실현하는 무대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나윤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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