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본경 IBS 단장 "박사 1명 대신 값싼 대학원생 3명 쓰는 문화 바꿔야"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2일 대전 유성구 기초과학연구원(IBS)에서 만난 구본경 유전체교정연구단장은 국내 연구 생태계의 가장 큰 왜곡으로 '값싼 대학원생에 의존하는 구조'를 꼽았다.
연구 역량을 갖춘 전문인력 대신 대학원생이 연구실을 지탱하고 있다는 것이다.
국회 국회 과학기술정보통신위원회가 2022년 실시한 '2021년 대학원 인건비 실태조사'에 따르면 현실적으로 석사과정 연구원이 받는 평균 인건비는 63만원, 박사과정은 99만원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최저임금도 못미치는 대학원생 급여

“대학원생을 졸업시키는 순간 인건비가 두세 배로 뜁니다. 연구실을 운영하는 교수 입장에서는 학생의 졸업을 최대한 늦추고, 박사 한명 대신 대학원생 세 명을 쓰는게 경제적이라는 결론에 도달합니다”
2일 대전 유성구 기초과학연구원(IBS)에서 만난 구본경 유전체교정연구단장은 국내 연구 생태계의 가장 큰 왜곡으로 ‘값싼 대학원생에 의존하는 구조’를 꼽았다. 연구 역량을 갖춘 전문인력 대신 대학원생이 연구실을 지탱하고 있다는 것이다.
현행법상 석사는 220만원, 박사는 300만원 이상을 받도록 인건비가 정해져있지만 이는 서류 상의 숫자일 뿐이다. ‘참여율’을 조정해 얼마든지 꼼수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가령 학생이 밤낮으로 연구실에 있어도 서류상 50%만 근무하는 것으로 조정해 인건비를 줄일 수 있다. 국회 국회 과학기술정보통신위원회가 2022년 실시한 ‘2021년 대학원 인건비 실태조사’에 따르면 현실적으로 석사과정 연구원이 받는 평균 인건비는 63만원, 박사과정은 99만원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인건비를 아예 받지 못하는 사례도 37%에 달했다.
구 단장은 “실제로 최저임금에 못미치는 생활비를 받는 대학원생이 대다수”라며 “공무원들은 처우가 개선됐다고 홍보하지만 현실과 괴리가 크다”고 지적했다.
대학원생들은 값싼 인건비를 받고 ‘월화수목금금금’을 연구에 쏟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졸업까지 6~8년이 매몰비용으로 쌓이게 되면 끝내 박사학위를 따야겠다는 압박감에 울며 겨자먹기로 과정을 버티게 된다. 구 단장은 “이들이 생태계 교란종처럼 자리 잡으며 전반적인 연구 생태계가 망가졌다”고 주장했다.
외국의 사례와 비교해도 한국의 연구 생태계는 왜곡됐다. 2022~2024년 각국의 교육부 자료를 살펴보면 전임교원 1인당 대학원생 수는 한국이 5.24명으로 미국(2.13명), 일본(1.38명), 중국(1.87명)보다 월등히 많다. 구 단장은 “학생들이 연구실 잡무, 안전관리, 문서업무까지 떠맡게 되는 구조에서 사고가 많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반면 미국과 유럽에서는 학생보다는 연구원이 실험실의 핵심 인력이다. 구 단장은 “참여율 조정 같은 제도는 오스트리아, 영국, 네덜란드 등 어디에도 없었다”며 “한국에만 존재하는 기형적인 제도”라고 설명했다. 학생 연구원은 후학 양성을 위한 ‘교육’ 차원에서만 모집한다는 설명이다.
문제는 이러한 기형적 구조는 손보지 않은 채 새로운 제도를 덧대는 방식이다. 정부는 스타이펜드 제도, 이노코어 사업 등으로 인건비를 지원하겠다고 했지만 근본적인 문제를 건드리지 않고 땜질식 보완을 하다 보면 더 큰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는 것이다. 대표적인 사례가 시간강사법이다. 2011년 시간강사의 열악한 처우와 사망 사건을 계기로 도입됐지만 되레 대학들이 시간강사를 대량 해고하거나 강좌 수를 줄이는 방식으로 대응했다. 그 결과 강의 부담은 전임교수에게 전가됐고 이들의 연구시간은 더 줄어들었다.
구 단장은 “대학원생 인건비 표준화가 필요하고 풀타임에 해당하는 학생은 최소한 최저임금을 넘게 받을 수 있도록 제도를 정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영애 기자 0ae@hankyung.com
Copyright © 한국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신혼여행 성지'의 추락…13년 만에 항공 운항 중단 선언 [차은지의 에어톡]
- 일본 교토 여행 가려고 했더니 어쩌나…'날벼락' 떨어졌다 [글로벌 머니 X파일]
- "3000원짜리 김밥에 시금치 넣었다가" 사장님 한숨…무슨 일이
- "10년 만에 49층 은마아파트 뜬다"…대치동 학원가 '술렁'
- 안유진·윈터도 즐겨 입더니 男 관심 폭발…난리 난 '팬츠'
- 수박 한 통 사고 5만원 냈는데 받은 거스름돈이…'후덜덜'
- 경비원에게 청소·화단정리 시켰다가…"1000만원 달래요" [곽용희의 인사노무노트]
- "3만원짜리 5000원에 판다"…다이소, 탈모시장 참전에 '들썩'
- '압구정·목동·성수' 뺨친다…'겹호재'에 대박 터진 동네
- 6개월 만에 '12억' 뛴 곳이…'미니 신도시' 기대감에 들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