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민도 주민도 반대… 英서 논란된 난민 호텔 수용

김송이 기자 2025. 9. 2. 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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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정부가 난민 신청자들을 지역 호텔에 수용하는 정책을 두고 논란이 커지고 있다.

워싱턴포스트(WP)는 1일(현지 시각) "영국이 수천 명의 난민 신청자를 호텔에 수용하는 정부 정책을 둘러싸고 치열한 정치적 갈등을 겪고 있다"며, "이 문제는 이민에 대한 광범위한 논쟁 속에서 시위와 맞불 시위, 법적 다툼과 법원 판결을 촉발했다"고 보도했다.

지난달 29일 영국 항소법원은 정부의 난민 신청자 호텔 수용이 타당하다고 판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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英 항소법원, 난민 호텔 수용하도록
난민 신청자 성추행으로 반발 커져
反이민 우파 정당 합세로 논란 극심
이민자들도 “호텔 거주는 끔찍” 반발

영국 정부가 난민 신청자들을 지역 호텔에 수용하는 정책을 두고 논란이 커지고 있다. 최근 법원이 호텔에 머무는 난민 신청자를 강제 퇴거시켜 달라는 가처분 신청을 기각하자, 지역 사회와 난민 신청자들 모두 반발하고 있다.

지난달 31일(현지 시각) 영국 에핑 자치구 의회 청사 앞에서 벨 호텔에서 행진을 진행한 시위대와 경찰이 충돌하고 있다. / AFP=연합뉴스

워싱턴포스트(WP)는 1일(현지 시각) “영국이 수천 명의 난민 신청자를 호텔에 수용하는 정부 정책을 둘러싸고 치열한 정치적 갈등을 겪고 있다”며, “이 문제는 이민에 대한 광범위한 논쟁 속에서 시위와 맞불 시위, 법적 다툼과 법원 판결을 촉발했다”고 보도했다.

지난달 29일 영국 항소법원은 정부의 난민 신청자 호텔 수용이 타당하다고 판결했다. 앞서 에핑포리스트 자치구 의회는 지역 내 벨 호텔을 상대로 난민 신청자를 강제 퇴거시켜 달라는 가처분을 신청했고, 지난달 10일 런던 사법고등법원이 이를 받아들이며 강제 퇴거 시한을 9월 12일로 못 박았다. 그러나 이후 항소법원이 이 결정을 뒤집었다.

영국은 코로나19 팬데믹이 한창이던 2020년부터 급증하는 난민 신청자들을 호텔에 수용하기 시작했다. 영국 내무부에 따르면 지난 6월 기준 약 3만 2000명의 난민 신청자가 전국 200여 개 호텔에서 거주 중이며, 2023년에는 호텔에 머무는 인원이 5만 5000명을 넘어서기도 했다.

난민 호텔 수용 정책이 본격적으로 논란이 된 것은 지난 7월, 벨 호텔에 머물던 한 난민 신청자가 10대 소녀 성추행 혐의 등으로 기소되면서부터다. 해당 난민 신청자는 혐의를 부인하고 있으나, 지역 주민들은 호텔 앞에서 난민 강제 퇴거를 요구하며 항의 시위를 벌여왔다. 당시 벨 호텔에는 약 137명의 난민이 거주 중이었다.

항소법원의 판결이 나오자 지역 의회는 성명을 내고 “깊이 실망했다”면서 “우리 주민들을 위한 싸움은 10월 고등법원이 본안 소송을 심리할 때 계속될 것”이라고 밝혔다. WP는 항소 법원 판결 이후 전국 각지에서 더 많은 반(反) 이민 시위가 보고됐다고 전했다. 런던 서부에서는 이민 반대 시위 중 복면을 쓴 남성 5명이 난민 수용 호텔 진입을 시도하다 경찰에 체포됐다.

정치권도 가세했다. 반이민 성향 정당인 영국개혁당(리폼 UK)을 이끄는 나이절 패라지는 “난민 신청자들이 영국 국민보다 더 많은 권리를 갖고 있다”고 주장했다. 패라지 대표는 지난달 기자회견에서 “영국이 불법 이민자들에게 침략당하고 있다”며 집권 시 미등록 이주민 60만명을 추방하겠다고 밝혔다.

이민 단체들에서도 반대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에식스·런던 난민 및 이주민 포럼의 닉 빌스는 “호텔은 사람들이 거주하기에 끔찍한 곳이다. 비위생적이고 장기 체류에도 전혀 적합하지 않다”며, 지방 의회가 난민 신청자들에게 주택을 제공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앞서 2023년 인권단체 ‘이주민의 목소리’는 호텔에 수용된 난민들이 불결한 객실, 악취 나는 음식, 정신 건강 악화 등으로 고통 받고 있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발표한 바 있다.

WP는 법원 판결에 대해 “이민자 대규모 추방을 요구하는 우파 정치 세력과 호텔이 수용가능한 주거지가 아니라고 주장하는 이민자 집단 모두를 분노하게 했다”고 전했다.

영국 정부는 2029년까지 난민 숙소로 호텔을 사용하는 정책을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BBC 방송에 따르면 이베트 쿠퍼 내무장관은 1일 “우리 정부에서는 모든 난민 호텔이 완전히 폐쇄될 것”이라며 “단순히 난민을 호텔에서 다른 시설로 옮기는 데 그치지 않고, 지원 숙소에 머무는 인원 자체를 줄이는 방식으로 추진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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