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정서의 머니체크] 수영장 사고, 배상보험 보장 어려운 이유?

최정서 2025. 9. 2. 1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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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주> 고물가 시대가 장기화하면서 돈을 어떻게 쓰는 지가 중요해졌습니다. 이제 소비자들은 돈을 잘 쓰기 위해서 각종 혜택을 찾아보는 것이 일상이 됐습니다. 작은 것이라도 놓치지 않고 모두 챙기기 위해 시간을 투자하고 정보를 공유합니다. 돈을 현명하고 알차게 쓰는 방법부터 긴가민가했던 부분까지, 기자이자 소비자로서 일상생활에서 돈을 '잘'쓰는 방법을 알아보겠습니다.

40대 직장인 박모 씨는 주말에 가족과 함께 수영장을 방문했다. 이때 아이가 급하게 뛰어가다 넘어지면서 발목 골절상을 입었다. 박씨는 수영장 사업주가 가입한 체육시설업자 배상책임보험으로 치료비를 청구했다. 그러나 보험회사는 피해자의 부주의나 우연한 사고는 법률상 책임이 없으므로 보장이 어렵다고 안내했다.

생활체육 국민 참여율이 높아지면서 체육시설을 이용하는 인구가 늘고 있다. 보험연구원의 '체육시설 배상책임보험 현황과 과제'에 따르면 생활체육에 참여하고 있는 국민의 비중은 증가 추세다. 국민 생활체육 참여율은 2014년 54.8%에서 2019년 66.6%까지 상승했다. 코로나19 팬데믹(감염병 대유행) 기간에 감소했다가 다시 증가세로 돌아섰다. 2023년 기준 62.4%를 기록했다.

생활체육 인구가 늘면서 관련 시설도 함께 증가하고 있다. 2022년 기준 등록·신고된 체육시설업소는 6만644개소로 2014년 말(5만6629개소) 대비 7.1% 증가했다.

이용자가 늘어나면서 동시에 체육시설 사고도 늘어나는 상황이다. 보험개발원의 보험통계조회서비스에 따르면 2023년 기준 체육시설 이용에 따른 사고건수는 7830건으로 집계됐다. 2021년 5323건이었던 사고건수는 2022년 6616건을 기록하는 등 해마다 증가하고 있다.

체육시설업자들은 배상책임보험에 가입해야 한다. 배상책임보험은 피보험자가 소유하거나 사용, 관리하는 체육시설 및 그 시설의 용도에 따른 업무의 수행으로 생긴 안전사고에 대한 손해배상책임을 보상해 주는 상품이다. 수영장, 스키장, 골프장 등 종합체육시설은 의무적으로 배상책임보험 가입해야 한다. 다만 체력단련장, 당구장 등 소규모 체육시설은 면제다.

사업주의 과실로 제3자의 신체 및 재산에 손해를 끼친 경우에는 배상책임보험으로 보상할 수 있다. 하지만 박모씨의 사례처럼 사업주의 안전관리 의무 위반이나 과실이 없는 우연한 사고는 법률상 책임이 없다. 보험약관에도 '이 보험증권에서 신체상해 또는 재물손해로 피보험자가 법률상의 손해배상 책임을 부담함으로써 입은 손해를 보상한다'고 적혀있다.

관련한 대법원 판례도 있다. 대법원의 1992년 4월 24일 판결에 따르면 공작물의 설치보존상의 하자라 함은 공작물이 그 용도에 따라 통상 갖춰야 할 안전성을 갖추지 못한 상태에 있음을 말하는 것이다. 공작물의 설치 및 보존에 있어서 항상 완전무결한 상태를 유지할 정도의 고도의 안정성을 갖추지 아니했다고 하여 그 공작물의 설치 보존에 하자가 있는 것이라고는 할 수 없다. 공작물의 설치 보존자에게 부과되는 방호조치의무의 정도는 그 공작물의 위험성에 비례해 사회 통념상 일반적으로 요구되는 정도의 것을 말한다고 돼 있다.

다만 최근 들어 체육시설 사업자의 배상책임을 인정하는 판례도 늘어나고 있다. 보험연구원에 따르면 헬스장 회원이 이미 작동 중인 러닝머신에 올라타다가 미끄러져 넘어지는 사고에 대해 회원들의 안전을 위한 주의의무를 하지 않았다는 점이 인정돼 헬스장 관리인이 피해액의 70%를 책임졌다.

퍼스널 트레이닝(PT) 중 헬스장 회원이 십자인대와 연골이 파열되는 상해를 입은 사고에 대해서도 헬스 트레이너가 회원의 몸 상태를 파악해 지도해야 할 의무를 다하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트레이너를 고용한 사업자도 사용자 책임을 부담함으로 트레이너는 40%, 사업자는 20%의 책임을 부과했다.

아직 상당수의 체육시설업자가 배상책임보험에 가입하지 않았기 때문에 보장 공백이 발생할 수 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선 안전사고 방지를 위한 노력이 더해져야 한다. 한진현 보험연구원 연구위원은 "안전사고에 의한 배상책임위험 보장 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해 보험 의무가입 확대, 공제조합 설립, 분쟁 해결 가이드라인 제공 등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체육시설의 안전사고 방지를 위한 노력을 보험료율에 반영하면 도덕적 해이를 방지할 수 있다. 체육시설 배상책임보험은 적발이 어려워 보험사기가 발생하기 쉬운 측면이 있어 이에 대응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최정서 기자 emotion@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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