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파인의 EB 발행, PE 선관주의 vs 주주 피해 ‘입장차’[투자360]
행동주의 기관 머스트운용, 재산상 손해 유발
일반적 PEF 전략, 시장 흐름 역행

[헤럴드경제=심아란 기자] 부동산 프롭테크 업체 리파인을 두고 행동주의 기관과 최대주주인 사모펀드(PEF) 운용사 사이 입장차이가 윤곽을 드러냈다. 리파인의 교환사채(EB) 발행과 관련해 출자자(LP) 자금을 위탁운용하는 PE는 선관주의를 고려했으나 행동주의 주주는 비지배 주주의 이익 침해를 주장하고 나섰다.
2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머스트자산운용은 리파인 임시 주주총회를 앞두고 공개서한을 통해 의견을 표명했다. 주주로서 ▷자기자본이익률(ROE) 제고의 필요성 ▷회사 측의 소통 부재 ▷EB 발행의 부적합성 등을 제기한 상태다.
리파인은 올 4월 PEF 운용사인 스톤브릿지캐피탈과 LS증권 컨소시엄을 최대주주로 맞이했다. PE 측은 기존 창업주 개인 등이 보유한 구주 약 34%를 1603억원에 인수했다. 이어 리파인의 자사주를 기반으로 발행된 355억원어치 EB를 인수하고 이를 주식으로 전환해 추가로 13% 지분을 취득했다. 최대주주의 주당 인수가격은 2만3547원 수준으로 리파인 시가인 1만6700원대를 상회하고 있다.
머스트운용은 총 295억원을 투입해 장내에서 리파인 지분 9.85%를 취득했다. 행동주의 전략을 펼치는 머스트운용은 리파인에 대해 자본준비금을 감소해 배당 재원으로 쓸 수 있는 이익잉여금을 확보하길 희망하고 있다. 이에 주총 소집을 요구했고 회사 측은 이를 수용해 오는 24일 임시 주총을 준비 중이다.
머스트운용은 해당 안건이 통과되면 10%대 수준에 있는 ROE가 40~50%까지 높아져 리파인 주당가치가 개선될 것으로 전망한다. 반면 리파인은 회사 유보금을 주주환원에 투입하기보다는 장기적 관점에서 영업자산 확보 등을 구상하는 상태다. 물론 주주와 회사 이익에 도움이 되는 방향이라면 행동주의 주주의 제안에 반대할 이유는 없다는 입장을 세우고 있다.
문제는 EB다. 머스트운용은 리파인의 EB 발행에 대해 “한국 자본시장에 있어서는 안될 사태였다”고 강도 높게 비판하며 “대주주는 반환처리 등의 방식으로 피해를 원상 복구하는 것이 맞고 현재 이사 역시 이를 요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머스트운용은 리파인이 1000억원 이상의 현금을 보유한 상태에서 금융비용이 발생하는 EB를 발행할 유인이 낮다고 보고 있다. 무엇보다 EB의 쿠폰금리가 6%로 책정됐는데 이는 대주주 측의 인수 비용과 유사한 점을 지적한다. 사실상 PE의 인수자금 조달 비용을 회사에 전가했다고 의심한다.
이 같은 지적에 PE 업계 역시 조심스러운 입장이다. 우선 스톤브릿지-LS증권은 위탁운용사(GP)로서 선량한 관리자의 주의의무에 충실했다고 볼 여지는 있다. 일반적으로 시가 평가에 노출된 상장사에 투자하는 PE의 경우 펀드 수익률 관리 측면에서 투자 하방 방어 장치를 고안한다. 보통주를 인수할 때 변동성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EB와 같은 상환 가능한 메자닌을 병행해 인수하는 식이다.
지배주주에 경영권 프리미엄을 보장하며 구주를 인수하고 신주를 사들이며 회사의 자본 확충을 유도하는 동시에 단가를 조정하는 구조 역시 통상적으로 여겨져 왔다. 그러나 이재명 정부가 국내 증시 부양 의지를 갖고 모든 주주가 공평하게 대우받을 수 있도록 상법 개정, 의무공개매수 제도 등을 논의하면서 시장 관점은 달라지는 추세다.
현재 어피니티에쿼티파트너스가 인수를 추진 중인 코스피 상장사 롯데렌탈도 유사한 사례다. 어피니티는 구주에 웃돈을 주고 신주는 시가 수준에서 사들이는 거래를 고안했으나 행동주의 기관 주주로부터 지적을 받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익숙한 형태로 여겨졌던 상장사 바이아웃 거래 구조가 이제는 시대 흐름을 역행하게 된 것”이라며 “‘PE의 일반적인 투자 전략이다’라고 주장할 수 없어졌고 상장사를 인수하려면 소액주주 권리를 침해하지 않는 방법 등을 다각적으로 검토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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