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가운 민심, 냉랭한 민주…지난 총선 때처럼 다시 ‘조국의 시간’은 올까

박성의 기자 2025. 9. 2. 0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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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 출소 후 18일…전국 훑는 광폭 행보에 대중의 관심도는 ‘껑충’
2030세대·수도권 민심은 ‘냉랭’…기대에 못 미치는 한 자릿수 지지율
반전 자신하는 조국…“일희일비 않고 개혁 진행, 당의 외연 넓혀갈 것”

(시사저널=박성의 기자)

"하루의 날씨가 아니라 시대의 기후를 읽는 정당으로 진화해야 한다."

조국 조국혁신당 혁신정책연구원장은 1일 광복절 특별사면으로 풀려난 이후 당 최고위원회의에 처음으로 참석해 이같이 밝혔다. 그는 "사회 불평등의 벽을 깨는 망치질도 해야 하고, 개혁 5당의 연대를 강화하는 역할도 막중하다"며 "저도 힘을 보태겠다. 영어(囹圄) 생활동안 줄곧 고민하고 구상해온 혁신당 '리부트'를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조국의 염원'은 이뤄질 수 있을까. 조 원장이 출소 직후 광폭 행보에 나서면서 '혁신당 시즌2'의 모습에 정치권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조 원장이 공언한대로 혁신당이 외연 확장에 성공한다면 현 양당 체제에 금이 감과 동시에 조 원장도 차기 대권 주자의 입지를 굳힐 수 있다. 그러나 조 원장 출소 후에도 혁신당 지지율이 한 자리대 박스권에 갇히면서 조 원장, 그리고 혁신당이 난이도 높은 숙제를 받아든 모습이다.

8월28일 오후 전북 전주시 전주지방법원 앞에서 조국 조국혁신당 혁신정책연구원장이 시사저널과 인터뷰를 나누고 있다. ⓒ시사저널 박정훈

존재감에 비례하지 않는 호감도…아직은 차가운 민심

검찰개혁의 순교자 혹은 비리를 저지른 권력자, 조국 원장 앞에 붙는 두 극단의 수식어 모두 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얽히고설킨 악연에서 비롯됐다. 조 원장이 문재인 정부 민정수석에서 한 당의 수장이 되는 그 모든 국면에 '윤석열'이 있었다. 역설적이게도, 한 정치권 원로는 "조국이 있었기에 윤석열이 있고, 윤석열이 있었기에 조국이 있다"고 했다.

12·3 비상계엄 후 두 사람의 운명은 엇갈렸다. 대통령 윤석열이 피의자 윤석열로 전락해 영어의 몸이 된 사이, 대법원 유죄 판결로 수감됐던 조 원장은 이재명 대통령의 특별사면으로 자유의 몸이 됐다. 조 원장이 지난 총선부터 외쳐온 '3년은 너무 길다, 윤석열 정부 퇴진' 구호가 결국 실현된 셈이다.

정치 재기에 나선 조 원장은 이제 '윤석열의 세상'이 아닌 '윤석열 이후의 세상'에서 자신의 경쟁력을 보여줘야 하는 상황에 직면했다. 혁신당은 더 이상 윤석열 정부와 싸우는 '쇄빙선 야당'이 아닌 범여권의 한 축이 되어 더불어민주당과의 차별화를 모색해야 하는 숙제를 안게 됐다. 조 원장도 최고위원회의에서 "우리는 윤석열 이후의 세상에 대해 답해야 한다"며 "당의 내실을 강화하고 외연을 확장하는 작업을 하겠다"고 말했다.

우선 당의 구심점 조 원장이 돌아오면서 조국혁신당은 여의도 내 존재감을 되찾은 모습이다. 조 원장이 출소 직후 호남과 영남을 훑으며 광폭 행보에 나서면서 '조국' 그리고 '혁신당'이 뉴스에 오르내리는 빈도, 대중의 관심도가 늘어났다. 실제 1일 기준 '구글 트렌드'에 따르면, 이재명 대통령(48)을 제외한 최근 한 달 간 여야 주요 정치인 중 가장 높은 평균 관심도를 기록한 이는 조국 원장(14)이었다. 이외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8) ▲정청래 민주당 대표(7)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4) 등이었다. '셀럽 정치인' 조 원장의 사면 이후 행보에 언론, 대중의 관심이 그만큼 집중되고 있다는 방증이다.

문제는 민심이다. 조 원장을 향한 대중의 관심이 혁신당을 향한 호감으로는 이어지지 않고 있다. 왼쪽의 민주당 지지층도 비윤(非윤석열)·중도 성향의 개혁신당 지지층도 쉽게 흡수하지 못하는 모양새다. 리얼미터가 에너지경제신문 의뢰로 지난달 28~29일 전국 18세 이상 유권자 1006명을 대상으로 한 정당 지지도 조사에서 혁신당 지지율은 전주 대비 0.7%p 떨어진 2.5%였다. 이는 개혁신당(3.7%)보다 낮은 지지율이다. 같은 기간 민주당은 46.7%, 국민의힘이 36.1%를 각각 기록했다

다른 조사에서도 유사한 흐름이 관측된다.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가 지난 18~20일 만 18세 이상 남녀 1001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전국지표조사(NBS)에 따르면, 혁신당 지지율은 개혁신당과 같은 4%로 나타났다. 연령별로는 40~49세, 50~59세(각 6%)에서 혁신당 지지율이 가장 높았고, 70세 이상(1%)에서 가장 낮았다. 18~29세 혁신당 지지율은 2%로 당 평균 지지율을 밑돌았다. 지역별로는 광주/전라에서 혁신당 지지율이 10%로 가장 높았다. 대구/경북(1%)에서 가장 낮았으며 서울(3%), 인천/경기(4%), 부산/울산/경남(4%) 등이었다.

조국 전 조국혁신당 대표가 8월26일 광주 북구 운정동 민족민주열사묘역을 찾아 전두환 비석을 밟고 있다. ⓒ연합뉴스

혁신당의 반등 전략은?

정치권에선 이른바 '조국 사태'를 기억하는 중도층과 2030세대의 여전한 반감, 출소 후 이어진 조 원장의 '청년 극우 저격 논란' 등이 당의 확장성을 제약하는 장애물이 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앞서 조 원장은 지난달 30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서울 거주 경제적 상층일수록 극우 청년일 확률 높다'는 기사를 공유한 바 있다. 관련해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는 1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젊은 세대가 자신을 지지하지 않는다고 극우로 몰아붙이고 있다"며 "표창장 위조, 부정 시험 의혹 등 편법 의혹등에 대한 논란이 있는데도 남을 가르치고 훈계하려고 들고 있으니 젊은 세대가 거부감을 가질 수 밖에 없다"고 비판했다.

민주당 내부에서도 조 원장 행보에 대한 불안, 불편한 기색은 감지된다. 민주당의 한 원내관계자는 "'자연인 조국'으로선 가족까지 겨눴던 검찰의 과도한 수사가 평생의 한일 것"이라면서도 "'정치인 조국'이 미래를 꿈꾼다면 자신에 대해선 보다 더 엄격해질 필요가 있다. 특히 청년층의 반감을 해석하거나 분석하려 할수록 '오해'가 더 깊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일각에선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 후 이재명 정권이 탄생하면서 혁신당을 받치던 선명한 반윤 노선, 이를 따르던 지지층의 결집 명분이 약화됐다는 시각도 있다. 동시에 정청래 민주당 대표가 강성 당원들의 당심을 발판 삼아 강도 높은 검찰개혁 등을 예고하면서 혁신당의 강하고 선명한 진보 색채가 윤석열 정부 당시만큼 돋보이지 않는 모습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혁신당으로선 차별화되는 새 정치 슬로건을 찾는 게 시급해진 셈이다.

조 원장이 복귀한 지 이제 18일, 정치권에선 지지율 정체와 청년층의 냉담한 시선이 계속된다면 혁신당의 존립뿐 아니라 조 원장의 정치적 미래까지 위태로워질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과연 조 원장은 이 같은 위기를 타개하고 차기 지방선거까지 '조국의 시간'을 만들 수 있을까. 조 원장은 일희일비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민생개혁, 정치개혁, 인권개혁 등 3대 개혁을 앞세워 당을 민주·진보 진영을 아우르는 '링크 탱크'로 진화시키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조 원장은 지난달 28일 시사저널과의 인터뷰에서 "저에 대한 비판을 다 받아들이고, 과거 대신 미래의 성과로 평가를 받겠다. 자산과 부채를 모두 안고 가겠다"고 했다. 이어 "앞으로도 전국을 돌고 당대표가 돼서도 제가 집중할 사안이 풀뿌리 조직을 강화하는 것"이라며 "지금 당 차원의 정치연수원을 운영하고 당원 교육도 진행하고 있는데 이를 전국적으로 더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기사에서 인용한 리얼미터 조사는 무선 자동응답 방식, 정당 지지도 조사 표본 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p, 응답률은 각각 5.1%였다. NBS조사는 휴대전화 가상번호(100%)를 이용한 전화 면접으로 이뤄졌으며, 표본 오차는 95% 신뢰 수준에서 ±3.1%p다. 응답률은 14.2%였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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