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퀴벌레여도 사랑해” 선미 신곡 ‘블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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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스를 연주하는 선미의 티저에 기시감이 든다.
벌써 10년 전, 원더걸스가 밴드로 등장할 때 충격을 안겼던 첫 티저도 베이스를 연주하는 선미의 모습이었다.
선미가 흐느적대는 드레스를 입고 쓰레기더미 사이에서 베이스를 연주하며 노래할 때 음악은 클라이맥스를 맞아 감정선이 달아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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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26일 공개된 신곡 '블루!(BLUE!)'는 충격적이기는 하다. 반쯤은 카프카적으로, 애인이 바퀴벌레로 '변신'했다는 설정의 뮤직비디오다. 선미는 이미 '가시나' '날라리' 등의 곡에서 아주 '힙'하지는 않은 언어 끌어오기를 보여줬는데, 이번에는 '잘 어울리는 바퀴벌레 한 쌍' 같은 표현을 염두에 둔 것인지도 모르겠다.
배경은 적당히 낭만적으로 칙칙한 일본 어느 구시가지. 바퀴벌레 애인과 선미는 그곳에서 아주 귀여운 데이트를 이어간다. 다만 납작하게 예쁘기만 한 이야기는 아니다. 펑크 계통의 미감을 두른 이 주인공들은 사회적으로 그다지 환대받지 못하는 것 같아 보인다. 하물며 둘의 사랑을 이해하는 사람도 없는 듯하다. 선미가 흐느적대는 드레스를 입고 쓰레기더미 사이에서 베이스를 연주하며 노래할 때 음악은 클라이맥스를 맞아 감정선이 달아오른다.
아름다워서 아릿한 사랑 이야기
언젠가부터 K팝에 청춘을 위한 송가가 쏟아졌다. 청춘의 방황과 소외감을 위로하고 용기를 주고자 했다. 그러나 이렇게 표면적으로 편안한 노래는 별로 없었던 것 같다. "널 바라볼 때 난 바보가 돼" "내 푸른 날 너와 함께할게" 등 거의 일직선으로 솔직한 노래에서 선미는 너무 나이브해 보여 마치 행복한 얼굴로 고난을 자초하는 사람처럼 느껴지기까지 한다. 그는 야행성인 바퀴벌레와 함께 밤을 누비면서 상대를 '나의 하늘'이라고 부르는 사람이다. 낮의 하늘을 보지 못해도 상관없다는 듯 말이다.현명한 인물은 아니다. 하지만 그가 바퀴벌레 등껍질에 물감으로 하늘을 그릴 때면 헛웃음이 나면서도 아릿한 마음이 든다. 우리가 고난 속의 청춘을 아름답다고 말할 때 그건 그가 젊어서가 아니다. 현명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것이 현명하지 않음을 알면서도 어리석다고 할 법한 행동을 하기 때문이다. 세속의 관심보다 더 큰 의미를 추구하기 때문이다. 이를테면 사랑 같은 것 말이다. 천진하다. '블루!'의 나이브함은 바로 그런 사람의 얼굴이다.
뮤직비디오는 황당한 유머와 함께 은근히 가슴을 흔드는 단편영화 같다. 노래는 편안하고 예쁜 멜로디와 감성을 전해 팝송으로 감상하기에 손색이 없다. 동시에 뮤직비디오 속 주인공의 내면세계를 음악적 언어로 표현하는, 마치 사운드트랙 같은 곡이기도 하다. 노래와 영상, 미술 등이 서로 깊이 연결되며 감상의 층위를 더하도록 만드는 선미 특유의 작법은 여전히 힘 있고, 독보적인 지점을 새롭게 찾아냈다고 하겠다.
미묘 대중음악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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