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저기 얽힌 국민의힘 의혹, ‘대여(對與)’보다 생존 투쟁할 때? [특검IN]

문상현 기자 2025. 9. 2. 07:19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내란·김건희·채 상병 특검이 국민의힘을 향해 수사망을 좁혀간다. ‘대정부’ 투쟁보다도 생존 그 자체가 새 지도부의 첫 과제가 될 수 있다. 각 특검은 무엇을 추적하고 있을까.
2024년 12월4일 새벽 국회 본회의장 앞에서 계엄군을 막아선 국회 관계자들이 생중계 화면을 통해 비상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 가결 모습을 지켜보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이 전례 없는 사법·정치적 위기에 직면했다. 특별검사팀 세 곳의 칼날이 동시에 국민의힘을 향했다. 당의 핵심으로 활동한 복수의 의원이 수사 대상에 올랐다. 수사 범위에는 지난 선거의 공천 과정과 헌법적 정당성 여부까지 따져야 하는 의혹들이 포함되어 있다. 결과에 따라 당의 근간이 흔들릴 수 있다. 국민의힘 안팎에선 새로 선출된 지도부의 첫 과제가 ‘대정부’ 투쟁보다 생존 그 자체가 될 수밖에 없다는 전망도 나온다.

■ 내란 특검: 그날 밤 ‘국회→당사→국회→당사’ 왜?

8월21일, 내란 특검(특별검사 조은석)이 국회 사무처를 압수수색했다. 당시 압수수색은 국민의힘의 ‘계엄 해제안 표결 방해’ 의혹에 대한 내란 특검의 첫 강제수사였다. 특검은 국회 본청 CCTV 영상과 사무처가 작성한 문건 등을 확보했다. 지난해 12월3일 윤석열의 비상계엄 선포 직후부터 다음 날인 12월4일 새벽 사이 국회의 계엄 해제 의결이 이뤄지는 상황 전반을 살펴보기 위해서였다.

출범 직후 별도의 팀을 운영하면서 이 의혹을 살펴보던 특검은 소환조사 대상을 늘리고 수사 범위를 넓히며 당시 상황을 복원해왔다. 의혹의 핵심은 12·3 비상계엄 선포 당일 의원총회 소집 권한을 가진 추경호 당시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의원총회(의총) 장소를 국회와 당사를 오가며 반복적으로 변경했다는 점이다. 특검팀은 한 시간 동안 의총 장소가 ‘국회→당사→국회→당사’ 순으로 여러 차례 변경되며 다수 의원이 표결에 불참하게 된 경위를 들여다보고 있다. 최종적으로 국민의힘 의원 108명 중 18명만 표결에 참여했고 나머지 의원들은 중앙 당사에서 대기하거나 다른 장소로 흩어졌다. 특검은 국회 사무처 압수수색 당시 영장에 추경호 당시 원내대표를 피의자로 적시했다.

내란 특검의 의심은 ‘표결 불참’에만 머물지 않는다. 추경호 당시 원내대표의 당사 소집과 윤석열이 계엄군에게 내린 “국회에서 의원들을 밖으로 끌어내라”는 지시의 연관성을 확인한다는 게 특검의 계획이다. 추 당시 원내대표의 계엄 전후 통화 내역이 그 의심을 키웠다. 추 당시 원내대표는 오후 10시56분께 홍철호 당시 대통령실 정무수석과 통화하고, 이후 11시12분께 한덕수 당시 국무총리, 11시22분께 윤석열과 잇따라 통화했다. 특검은 이들이 국회 계엄 해제안 표결 관련 논의를 했는지 확인 중이다.

특검은 지난해 12월1일과 3일, 추경호 당시 원내대표와 윤석열의 두 차례 통화에 특히 주목한다. 추 당시 원내대표가 의총 장소를 국회에서 당사로 변경한 직후, 오후 11시22분 윤석열과 통화가 이뤄졌고 10분 뒤 당사에서 국회로 장소를 변경했다. 추 당시 원내대표 측은 ‘당사에서 국회로 소집 장소를 바꾼 이 통화가 표결 방해 지시가 없었다는 증거’라고 주장한다. 다만 특검은 윤석열이 이 시각 조지호 당시 경찰청장을 통해 국회로 들어가려는 국회의원들을 체포하라는 지시를 내렸다는 점을 의심스럽게 바라본다.

특검이 수사 중인 표결 방해 의혹의 다른 정황증거는 2017년 박근혜 탄핵 국면에서 국군기무사령부(방첩사 전신)가 작성한 계엄 문건이다. 윤석열과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이 계엄 전 검토했다고 알려진 이 문건에는 ‘국회에 의한 계엄 해제 시도 시 조치사항’으로 당시 여당 자유한국당(국민의힘 전신) 의원들을 계엄 해제 의결에 불참시키는 방안 등의 내용이 포함되어 있다. 7월22일 특검은 12·3 비상계엄 사태 공모의 핵심 인물 중 한 명인 여인형 전 국군방첩사령관을 국회 표결 방해 의혹 참고인으로 불러 조사하면서, 이 문건을 제시하고 당시 계엄 해제 표결 전후 국회 상황을 확인했다. 여 전 사령관에 대한 내란 특검의 조사는 이날이 처음이었다.

2024년 12월4일 추경호 당시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비공개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시사IN 박미소

추경호 의원은 의혹이 사실과 다르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는 내란 특검의 국회 사무처 압수수색 전날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계엄 당일) 우원식 의장과 통화에서 ‘(국민의힘) 의원들이 출입 통제로 국회로 못 들어오고 있으니 의장이 출입 조치를 취해달라’고 했으나 의장은 ‘여당이 경찰에게 요청하라’고 하면서 거절했다. 당사에 의원들 발을 묶어 표결 참여를 방해하려 했다면 왜 굳이 의장에게 조치해달라고 요청했겠나”라고 밝혔다. 그 밖에 윤석열과 국무총리, 대통령실 정무수석 등과의 통화에서는 당시 상황을 파악하고 우려의 뜻을 전달했을 뿐, 표결 관련 논의는 전혀 없었다고 주장한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내란 특검의 수사가 국민의힘 존립에 미칠 영향에 주목한다. 12·3 비상계엄 사태에 현역의원들이 연루된 사실이 확인되면, 위헌정당해산 심판의 대상이 될 가능성이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헌법 제8조 4항은 “정당의 목적이나 활동이 민주적 기본 질서에 위배될 때 정부는 헌법재판소에 그 해산을 제소할 수 있고, 정당은 헌재의 심판에 의해 해산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특검 수사와 재판 결과에 따라 정부가 국민의힘을 헌재에 제소할 가능성이 있다는 주장이 여권에서 나온다. 다만 정당 해산은 극단적 조치라 정치적 역풍 및 사회적 혼란이 우려되는 만큼 현실성이 낮다는 시각도 있다.

■ 김건희 특검: 통일교, 건진, 양평고속도로와 국민의힘 관계는?

정당 전체가 연결된 내란 특검과 달리 김건희 특검(특별검사 민중기)은 국민의힘 소속 의원의 개별 의혹을 수사 중이다. 권성동 의원의 통일교(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 불법 정치자금 수수 의혹, 김선교 의원의 서울-양평 고속도로 종점 변경 특혜 관여 의혹, 윤상현 의원의 명태균-윤석열 부부 공천 개입 의혹 등이다. 김건희 특검은 이들 모두 피의자 신분으로 수사 중이다.

이른바 ‘건진법사 게이트’로 불리는 통일교 커넥션은 김건희 특검 수사의 한 기둥이다. 규모가 크고 관련 인물이 많아 사건이 여러 갈래로 가지가 뻗어 있다. 이 가운데 한 갈래가 국민의힘과 통일교의 유착 의혹이다. 특검은 이 의혹 수사에서 권성동 의원을 직접 겨누고 8월27일 소환조사했다.

권성동 의원은 ‘통일교 2인자’ 윤영호 전 통일교 본부장과 한학자 총재로부터 금품을 수수한 혐의(정치자금법 위반)를 받는다. 〈시사IN〉 취재에 따르면 특검팀은 2021년부터 2022년 당시 친윤계의 핵심으로 분류되었던 권 의원이 금품 수수 대가로 윤석열과 윤 전 본부장의 독대를 주선하고, 한 총재의 과거 원정도박 의혹 수사 정보 등을 전달했다고 의심한다. 특검은 윤 전 본부장 수사 과정에서 이 정황을 확인했다. 특검이 확보한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의 수첩에는 ‘권성동, 큰 거 1장 Support’라는 메모가 적혀 있었다. ‘큰 거 한 장’은 1억원을 의미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특검은 통일교가 2022년 대선 경선 과정에서 윤석열 당시 후보를 돕기 위해, 또 2023년 전당대회에서 권 의원을 당대표로 당선시키기 위해 신도들을 조직적으로 당원에 가입시켰다고 의심하며, 여기에 권 의원이 직간접으로 연결되어 있는지도 확인 중이다. 권 의원은 “어떤 정치자금도 받지 않았다. 특검 쪽이 주장하는 모든 사안에 대해 결백하다”fk는 입장이다. 통일교 측은 “교단 차원에서 특정인에게 불법적으로 후원한 사실이 없다”라고 주장한다.

8월27일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이 김건희 특검 사무실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하고 있다. ⓒ시사IN 이명익

건진법사 전성배씨의 ‘양재동 비선 캠프’ 의혹도 국민의힘을 정면으로 겨눈다. 전씨가 20대 대선 당시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등록도 하지 않고 서희건설 본사 건물에 대선캠프를 만들어 활동했다는 의혹이다. 윤석열 예비 후보 등록 이전부터 운영된 이 사무실이 실제 선거운동 거점으로 활용됐다면, 공직선거법상 선거사무소 신고 의무 위반에 해당된다. 수사와 재판 결과에 따라 대선 비용 440억원에 대한 전액 반환 명령이 내려질 수 있다. 서희건설 이봉관 회장은 최근 김건희씨에게 고가 명품 장신구를 건네고 사위의 인사를 청탁했다는 취지의 자수서를 특검에 제출했다. 이 자수서는 김건희씨 구속영장 발부의 핵심 역할을 했다.

김건희 특검 출범 직후부터 시작된 서울-양평 고속도로 노선 변경 특혜 의혹은 최근 ‘윗선’ 수사가 초읽기에 들어갔다는 평가가 나온다. 8월22일 특검은 양평군청 등 관계기관 10여 곳과 관계자들에 대해 대대적인 압수수색을 했다. 의혹의 중심지 중 한 곳으로 평가받는 양평군청에 대한 압수수색이 이뤄진 건 이날이 처음이다. 앞서 특검은 국토부와 민간업체(8월14일), 김건희씨와 모친 최은순씨, 친오빠 김진우씨 주거지를 압수수색했다(7월25일). 이 의혹은 2023년 5월 서울-양평 고속도로 노선 종점이 기존 양평군 양서면에서 김건희씨 일가가 보유한 땅 28필지(2만2663㎡)가 있는 강상면으로 변경됐다는 내용이 골자다.

서울-양평 고속도로 노선 변경 특혜 의혹과 관련된 국민의힘 소속 의원은 김선교 의원이다. 김 의원은 2007년부터 2018년까지 양평군수로 재임했다. 이후 경기 여주·양평을 지역구로 국회의원에 당선됐고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으로 활동했다. 김 의원은 2023년 이 의혹이 불거졌을 당시 자신이 공개적으로 요청해 노선이 바뀐 것이란 입장을 냈지만, 특검은 김건희씨 일가 영향력이 있었던 게 아닌지 의심한다. 김 의원은 이 사건 수사 방해 의혹도 받는다. 특검은 7월18일 “김선교 의원 측이 현재는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의원이 아닌데도 보좌관을 통해 수사받고 있는 국토부에 상황을 공유해달라고 한다거나, 국토해양부 2차관 출신인 김희국 전 의원이 특검 수사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지난 7월 초 도로정책과 직원들을 불러 회동한 것이 확인됐다”라고 밝힌 바 있다. 서울-양평 고속도로 노선 변경 특혜 의혹의 또 다른 ‘윗선’으로는 국민의힘 소속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도 있다.

명태균-윤석열 부부 공천 개입 의혹은 구속된 김건희씨의 진술 거부로 숨고르기 중이다. 앞서 특검은 김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하면서 김씨가 명씨로부터 무상 여론조사를 받았다는 혐의(정치자금법 위반)만 범죄사실로 적시했다. 특검은 2022년 경남 창원의창 보궐선거, 2022년 지방선거, 2024년 총선 당시 김건희씨가 수차례 공천에 개입했다는 의혹을 추가 수사할 방침이다. 국민의힘 전현직 의원들이 그 수사 대상의 중심이 됐다.

국민의힘 공천과 직접적으로 연결된 명태균씨 관련 의혹은 2022년 김영선 전 의원 공천과 2024년 김상민 전 검사 공천 수사에 집중되어 있다. 특히 2022년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장이었던 윤상현 의원은 피의자 신분으로 수사를 받고 있다. 그는 특검 소환 과정에서 “2022년 5월10일 공천이 확정되기 전 윤석열로부터 김영선 전 의원을 공천해달라는 전화를 받은 사실이 있다”라고 진술했다. 앞서 〈시사IN〉이 공개한 녹음 파일에서 윤석열은 2022년 5월9일 명태균씨와 전화 통화하면서 “(김영선 전 의원 공천 문제를) 상현이(윤 의원)한테 내가 한 번 더 이야기할게”라고 말했다. 당시 윤상현 의원은 윤석열과 통화한 적 없다고 밝혔으나, 특검에서 실제로는 전화를 받았다고 말을 바꿨다.

■ 채 상병 특검: 구명 로비의 연결고리 역할 했나?

채 상병 특검은 출범 초기 내란 특검, 김건희 특검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수사 범위가 좁아 ‘원 포인트’ 수사 가능성이 점쳐졌다. 그런데 최근 의혹의 진원지인 대통령실과 해병대를 넘어 국민의힘 소속 의원으로도 수사가 확대됐다. 특검은 수사 초반 이른바 ‘VIP 격노설’로 불린 윤석열 중심의 외압 실체를 규명하는 데 집중했는데, 윤석열이 격노한 이유, 외압을 결심하게 한 동기까지 수사 범위를 넓혔다.

2024년 1월15일 이철규 당시 국민의힘 공동인재영입위원장이 국민인재를 영입하며 환영사를 하고 있다. ⓒ시사IN 조남진

이 과정에서 거론되는 국민의힘 의원이 윤석열 집권 기간에 친윤 핵심으로 통한 이철규 의원이다. 윤석열의 격노와 수사 외압으로 이어지는 과정에서 구명 로비가 있었다는 게 특검의 의심이다. 당초 해병대 출신 인사들의 모임이 구명 로비 창구로 지목되어왔으나, 특검 수사 과정에서 개신교 교계를 중심으로 한 정치인과 윤석열 사법연수원 동기 등이 연결된 새로운 로비 정황이 드러났다.

7월18일 특검은 극동방송 김장환 목사(이사장), 여의도순복음교회 및 이영훈 담임목사, 백명규 해병대 군종목사, 고석 변호사(전 고등군사법원장, 윤석열과 사법연수원 동기)와 이철규 국민의힘 의원 등의 자택과 사무실을 압수수색했다. 해병대 출신 모임과 별도로 개신교가 통로로 이용된 정황이 발견됐다는 게 특검의 설명이다. 이철규 의원은 윤석열·김건희씨와 친분이 깊은 김장환 목사 등 개신교 구명 로비 의혹 연루자들과 통화한 사실이 드러났다. 특히 이철규 의원과 김장환 목사의 통화 시점이 2023년 7월31일 오전 11시였는데, 이날 윤석열은 오전 11시에 시작된 국가안보실 회의가 끝날 때쯤 채 상병 순직 사건 수사 입건 대상에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이 포함된 사실을 보고받고 격노했다.

채 상병 수사 외압 당시 대통령실에서 일하다가 여의도로 옮겨간 국민의힘 의원들도 수사 대상이다. 채 상병 사망사고 발생 당시 국가안보실 2차장이었던 임종득 의원은 피의자 신분으로 수사를 받고 있다. 그는 2023년 8월2일 경찰에 이첩된 해병대 수사단 초동 조사 기록을 국방부가 회수하는 데 관여한 의혹을 받는다. 임 의원은 이날 김계환 전 해병대 사령관과도 통화했다. 김 전 사령관은 박정훈 해병대 수사단장에게 ‘윤석열이 격노했다’는 취지로 말했던 인물이다. 대통령실 법률비서관을 지낸 주진우 의원도 특검의 수사 대상이다. 주 의원은 대통령실 내선 번호인 02-800-7070으로 통화한 내역이 있어서 확인이 필요하다는 게 특검의 입장이다. 임 의원과 주 의원 모두 “특검 수사가 부당하고 의혹과 관계가 없다”라고 주장했다.

문상현 기자 moon@sisain.co.kr

▶읽기근육을 키우는 가장 좋은 습관 [시사IN 구독]
▶좋은 뉴스는 독자가 만듭니다 [시사IN 후원]
©시사IN,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pyright © 시사IN.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