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벌지상주의 블랙홀’ 빠진 교육… 미래 인재양성 새판 짤 때 [심층기획-광복 80년, 독립에서 강국으로]
“한국 학생 뛰어나지만, 가장 불행”
OECD 학업성취도 20년간 최상위권
청년층 고등교육 이수율 OECD 1위
청소년 불안장애·자살률도 상위권에
‘사교육 천국, 공교육 무덤’
2024년 초·중·고 사교육비 29조원 최대
4세·7세 고시반, 초등생 의대반 성행
학업 중단 고교생은 22년래 최고치
미래형 인재 키우려면
복잡하게 꼬인 대입제도 개선이 첫발
글로벌 역량·디지털 문해력 중심 시대
고학력 아니라도 살 만한 시스템 구축을
교육은 한국을 선진국 반열에 오르게 한 원동력으로 꼽힌다. 광복 후 어려운 상황에서도 많은 이들이 교육을 포기하지 않았고, 그 결과 한국은 단기간에 문맹률을 낮추고 대학 진학률을 높이며 어느새 ‘교육 강국’이란 수식어가 어색하지 않은 나라가 됐다.

1일 교육부에 따르면 한국 청소년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주관 국제학업성취도평가(PISA)에서 20여년간 상위권을 유지하고 있다. PISA는 만 15세의 수학·읽기·과학 소양 성취도를 국제적으로 비교하기 위해 2000년부터 3년 주기로 시행되는 조사다. 가장 최근 발표된 2022년 조사에서 OECD 회원국(37개국) 중 한국의 순위는 수학 1∼2위, 읽기 1∼7위, 과학 2∼5위였다. PISA는 표본오차를 고려해 순위를 범위로 집계한다.


매년 ‘역대 최대’ 기록을 갈아치우는 사교육 시장은 비뚤어진 교육열을 잘 보여준다.


전문가들은 ‘판’을 바꿔야 할 때라고 말한다.
우선 거론되는 것은 입시 개혁이다. 현재 대학 모집인원 중 정시 선발 비율은 20%이지만, 수험생 선호도가 높은 서울 주요 15개 대학은 40%까지 올라간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입시비리 사태로 수시에 대한 불신이 높아져 교육 당국이 이들 대학에 제동을 걸어서다.

박남기 광주교대 명예교수(교육학)는 “한국은 학생 중 상당수가 부모 배경으로 입학하는 미국 대학과 달리 학생 실력으로 대입을 치르고, 이런 구조가 학생들에게 ‘열심히 하면 된다’는 희망을 심어줬다”며 “다만 과도한 무한 경쟁과 승자독식 구조로 괴로워졌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우수 인재가 의대에 몰리는 것도 직업 보상 격차에서 발생하는 현상”이라며 “실력이 부족한 사람도 좀 더 살 만한 세상이 될 수 있도록 사회 시스템이 받쳐 주는 ‘신(新)실력주의 사회’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배상훈 성균관대 교수(교육학)는 “현재 수능은 교과 지식을 보는 표피적 학습에 머물러 있다. 챗GPT에 물어보면 답하는 것을 외워서 답하게 하는 상황”이라며 “배운 것을 삶과 직업에 적용하는 능력, 배운 것을 융합하고 성찰하는 역량 등을 길러야 하는데 지금 교육은 고차 사고력으로 나아가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그는 “PISA 국어·수학 성적이 높다고 학업 성취도가 좋다고 말할 수 없다. 기존 교과목만 공부하는 시대는 벗어나야 한다”며 “이제는 글로벌 역량, 디지털 문해력도 중요하다. 새 시대에 필요한 기초학력이 무엇인지부터 재정의하고, 어떤 사람을 길러야 할지 세상의 변화를 교육과정과 평가에 담아야 한다”고 제언했다.
김유나·차승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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