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인기 좋은데 수익은 ‘0원’···세금먹는 오송역 ‘선하마루’ 어쩌나
회의실 예약 매번 마감될 정도로 인기 높지만
수익사업 할 수 없어 세금낭비 지적도

충북도가 KTX 오송역 철로 아래 유휴공간에 조성한 복합문화시설 ‘오송역 선하마루’ 운영을 놓고 고심하고 있다.
김영환 충북지사의 역점사업으로 49억 원의 예산을 투입해 조성했지만, 수익이 전혀 나지 않기 때문이다. 게다가 운영비로 연간 수 억원이 투입돼야 한다.
지난 20일 ‘오송역 선하마루’에 조성된 회의실에는 이용객들이 들어차 있었다. 복층으로 된 중회의실에서도 공공기관 직원들이 회의를 하느라 여념이 없었다. 이곳에 마련된 회의실 5곳 모두 ‘만원’이었다.
선하마루는 오송역 선로 아래에 있는 오송역 B주차장의 상부에 필로티 구조로 조성됐다. 49억원을 들여 홍보라운지(86㎡)와 작은 공연 등을 할 수 있는 다목적 홀(87㎡), 회의실 5곳(24~60㎡), 휴게공간(20㎡) 등을 만들었다.
선하마루는 지난 7월 첫 선을 보인 이후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지난달 29일까지 개장 두 달 만에 이용건수만 144건을 기록했다. 이용자별로 보면 공공기관이 가장 많았고, 민간기업, 세종시 등 타 지자체, 중앙부처 등도 다수 이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도 68건이 예약된 상태다.
공공기관에 근무하는 김모씨(28)는 “오송지역 주변 회의실 대부분 이용요금을 받고 있지만 선하마루는 무료여서 경쟁이 치열하다”며 “유료로 전환되더라도 금액 자체가 합리적이라면 입지조건이 좋아 자주 이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선하마루 회의실 예약은 공유누리 홈페이지에서 할 수 있다.
선하마루로 회의모임이 몰리는 이유는 KTX 오송역과 바로 연결되는 접근성 때문이다. 회의실 이용료가 무료인 것도 인기의 이유다.
“도민 세금으로 남 좋은 일 하고 있는 꼴”
충북도 관계자는 “하루 3~4건씩 회의실을 이용하고 있고, 예약은 오는 10월까지 꽉 차 있을 정도”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실상을 들여다보면 선하마루는 적자행진을 이어갈 수밖에 없다. 인건비와 공공요금 등 순수 운영비로만 매월 1000만 원에서 1500만 원이 지출된다.
여기에 건물 기둥이 들어선 주차장 부지 점용료로 연간 6000만 원(월 500만 원)을 별도로 내야 한다. 선하마루 운영을 이어가기 위해선 최소 월 1500만 원, 연간 2억 원에 가까운 예산을 계속해서 투입해야 한다.
선하마루에서는 수익사업도 할 수 없다. 국가철도공단과 협약을 할 당시 ‘공공 목적’으로 5년 간 부지 사용 허가를 받았기 때문에 영리사업이 불가능하다. 충북도로서는 인기는 많지만 이용료를 받을 수 없으니 앞으로도 수익없이 세금으로 운영비를 충당해야 하는 셈이다.
이선영 충북참여자치시민연대 사무처장은 “김 지사가 충북도민을 위한 복합문화·휴게 공간을 만든다고 하더니 도민의 세금으로 다른 지역 기관들의 무료 회의장을 만들어 준 셈”이라며 “선하마루는 득보다 실이 많은 예산 낭비 사례가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충북도는 국가철도공단과 협의를 거쳐 선하마루를 수익 시설로 전환하는 것을 검토 중이다.
충북도 관계자는 “이용 추이를 분석해 향후 수익 사업 전환 등을 공단 측과 협의할 계획”이라며 “단순 회의 공간을 넘어 도정 홍보와 관광을 위한 복합 시설로 기능을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삭 기자 isak84@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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