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 직매입 정산은 최장 ‘60일’…자금 운용 허덕이는 출판사

서혜미 기자 2025. 9. 2. 0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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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에 물건을 판매하기 시작한 출판사들은 원래 거래하던 서점들보다 긴 정산 기한에 어려움을 호소한다.

현행 대규모유통업법은 직매입 거래 상품의 판매대금 정산 기한을 60일 이내로 정하고 있어 위법은 아니다.

최근 공정거래위원회(공정위)는 쿠팡이 직매입 상품 판매자들에게 60일을 넘겨 대금을 지급하고, 지연이자도 제대로 주지 않는 등 대규모유통업법 위반 혐의에 대해 위원회 안건으로 상정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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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월 열린 2025 서울국제도서전에 많은 시민들이 몰려 전시된 도서를 살펴보고 있다. 윤운식 선임기자 yws@hani.co.kr

“(직매입 방식으로 거래하는) 다른 서점들은 일반적으로 7월 한 달간 팔린 책 판매 대금을 그다음 달 중순에 입금해 주는데, 쿠팡에선 60일 뒤에 들어오니까 아무래도 힘들죠.” (출판사 대표 ㄱ씨)

쿠팡에 물건을 판매하기 시작한 출판사들은 원래 거래하던 서점들보다 긴 정산 기한에 어려움을 호소한다. 일반적으로 다른 온라인 서점 3사(교보문고·예스24·알라딘)는 한 달 동안 팔린 책 판매 대금을 그 다음달 중하순에 지급한다. 짧게는 보름, 길게는 40일 안팎이면 대금을 받는다.

반면, 쿠팡은 출판사 창고에서 책이 출고된 뒤 쿠팡에 ‘매입 확정’으로 전산등록이 완료되고 60일째에 대금을 지급한다. 현행 대규모유통업법은 직매입 거래 상품의 판매대금 정산 기한을 60일 이내로 정하고 있어 위법은 아니다. 그러나 판매자 입장에선 대금 회수가 늦어져 자금 운용에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다.

쿠팡의 정산 주기는 업계에서도 유난히 긴 편으로 알려져 있다. 직매입(로켓배송)이 아닌 오픈마켓 거래도 판매자가 대금을 완전히 정산받기까지는 40∼50여일이 걸린다. 네이버와 지마켓, 옥션, 인터파크, 11번가 등이 소비자 구매 확정 후 1~2영업일 안에 대금을 정산하는 것과 대조적이다. 쿠팡은 이 같은 구조가 ‘30일 내 무료 반품’ 기한과 맞물려 있다는 입장이다. 기한이 임박해 소비자가 청약 철회·환불을 요구해 분쟁이 일어날 경우에 대비해, 고객 보호·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정산 기한을 60일로 두고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전자상거래법은 소비자의 청약 철회·환불을 판매대금 정산 여부와 관계 없이 보장하도록 규정하고 있어, 정산을 늦추는 근거로 삼기에는 미흡하다는 지적이다.

최근 공정거래위원회(공정위)는 쿠팡이 직매입 상품 판매자들에게 60일을 넘겨 대금을 지급하고, 지연이자도 제대로 주지 않는 등 대규모유통업법 위반 혐의에 대해 위원회 안건으로 상정한 상태다. 올해 안에 제재 여부·수위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긴 정산기한은 지난해 ‘티메프’(티몬+위메프) 사태의 원인으로 꼽히기도 했다. 두 회사가 판매자에게 지급해야 할 대금을 인수 자금으로 쓰는 등 제때 주지 못하며 판매자들의 연쇄 피해로 번졌던 까닭이다. 사태 이후 지난해 10월 공정위는 최대 2개월에 이르는 오픈마켓 대금 정산 기한을 20일 이내로 단축하고, 판매 대금 별도 관리를 의무화하는 규정을 신설하는 등 재발 방지를 위한 대규모유통업법 개정안을 밝힌 바 있다. 하지만 공정위 개정안은 직매입 정산 기한 단축까진 포함하지 않고 있다. 직매입 거래 비중이 높은 쿠팡·컬리 등에 납품하는 업체들의 부담을 덜어주기엔 역부족인 셈이다.

이 같은 지적이 계속되자 공정위는 지난 2월 직매입·특약매입 등에 대한 실태조사를 진행한 뒤 현재 관련 내용을 분석하고 있다. 22대 국회에선 김남근(30일)·오세희(40일)·임미애(7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직매입 거래의 상품 대금 지급 기한을 단축하는 대규모유통업법 개정안을 각각 대표 발의한 상태다.

한편, 온·오프라인의 유통업태가 엄연히 다른 만큼, 백화점·대형마트 등 오프라인 유통업체를 규제하기 위해 만들어진 대규모유통업법만으로는 온라인 플랫폼 사업자를 규율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꾸준히 나왔다. 이 때문에 참여연대 등 시민단체는 별도로 규제할 수 있는 ‘온라인 플랫폼법(독점규제법·거래공정화법)’ 제정을 촉구하고 있다.

서혜미 기자 ham@hani.co.kr 이주빈 기자 yes@hani.c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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