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젊은 몰타인들의 부동산 쇼핑, 메디트 창업주 딸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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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먼센스] 최근 부동산업계에서 '20대 몰타인'들의 고액 부동산 현금 구매가 화제가 됐다. 1992년생, 1996년생 몰타인이 잇따라 약 70억 원대 부동산 매물을 대출 없이 현금으로 구매하면서다. 이들 몰타인은 이름도 한국인 이름이어서 '편법 증여' 아니냐는 의혹도 나왔다.

고액 부동산을 구매한 몰타인 중에는 국내 대표 치과용 구강스캐너 기업 메디트 창업주 장민호 대표의 딸도 포함된 것으로 확인됐다. 장민호 대표 가족은 회사 매각 후 몰타 국적을 취득한 것으로 파악되면서, 이를 두고 조세회피 논란이 일고 있다. 앞서 2023년 3월 아시아 최대 사모펀드인 MBK파트너스가 장민호 대표와 특수관계인의 지분을 포함해 메디트를 2조 4000억원에 인수한 바 있다.
메디트 창업주 딸들, 청담동 고급 부동산 현금 매입
법원 등기부등본에 따르면 1992년생 장인지 씨는 서울 강남구 청담동 소재 '효성빌라청담101'을 74억 원에 전액 현금으로 매입했다. 2017년 6월 아버지인 장민호 전 메디트 대표가 분양받았다가 2024년 8월 딸에게 매각한 것이다. 효성빌라청담101은 국내 손꼽히는 고급 빌라 단지로 세아홀딩스 이태성 대표이사, 애경그룹 채형석 총괄부회장, 작곡가 유희열 등 재계 인사와 연예인들이 거주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 다른 딸인 1996년생 장인아 씨도 2025년 4월 청담동 연세리버테라스 아파트를 69억원에 전액 현금으로 구입했다. 이 아파트는 구본걸 LF 회장, 구명진 전 아워홈 이사, 조항수 전 카카오프렌즈 대표, 정재봉 한섬 창업자 등 다수의 기업인이 소유하고 있는 청담동의 고급 아파트다.
장인지, 장인아 씨는 메디트 창업 초기부터 주주로 참여해왔다. MBK파트너스가 인수하기 직전 2022년 말 기준 각각 메디트 1.91% 지분을 보유하고 있었다. 창업 단계에서부터 가족들에게 지분을 분산시킨 점도 새삼 주목받고 있다.
글로벌 1위 구강스캐너 기업 메디트의 창업 배경
메디트는 장민호 고려대 기계공학과 교수가 2009년 창업한 회사다. 장민호 대표는 미국 매사추세츠공과대(MIT)에서 컴퓨터지원설계(CAD)를 전공하며 3D 스캐너를 연구해왔다. 메디트는 구강 스캐너 솔루션 분야 독보적 기술력으로 현재 글로벌 업계 1위 기업이다. 메디트의 공동 창업자로 장민호 대표의 친형인 장진호 연세대학교 경영대학 교수가 있는데, 그는 이재용 삼성그룹 회장과 친분이 두터운 것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장진호 교수가 미국 텍사스대학에서 회계학 석사학위를 받은 후 하버드대학 박사과정에 진학했는데, 이때 이재용 회장과 친분을 쌓은 것으로 알려진다.

이러한 인연으로 장진호 교수는 이재용 회장의 외부 조언자 그룹 중 한 명으로 꼽히기도 한다. 2010년 장진호 교수는 호암 이병철 회장 탄생 100주년 기념 국제 학술 심포지엄에서 '한국 경영사에서 호암의 위치'란 주제로 발표를 맡기도 했다.
이렇게 설립된 메디트는 창업 후 한 번은 치기공 분야 제조업 진출, 이후 치과 전용 3D 스캐너 시장 진출 등 두번의 피보팅(사업모델 전환)이 있었다. 적절한 사업모델 전환으로 성장을 거듭해 2019년 말 유니슨캐피털에 첫 번째 매각을 단행했다.
유니슨캐피털 거쳐 MBK까지, 2조4000억원 대박 매각
유니슨캐피털은 특수목적법인(SPC) 크라운제이드를 통해 장민호 대표와 형, 누나 등 특수관계인, 프리미어파트너스와 유경PSG자산운용 등 재무적투자자(FI)들이 보유한 메디트 지분 50%+1주를 약 3200억 원에 인수했다. 장 대표는 경영권 양도 이후에도 2대 주주와 공동 경영자로 남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2019년 유니슨캐피털 매각 후 지분 구조를 보면 메디트 인수를 위한 특수목적법인(SPC) 크라운제이드가 55.86%로 최대주주가 됐고, 장민호 대표가 10.81%, 장진호 교수가 7.79%, 누나 장영숙 씨가 3.07%를 보유했다. 또한 장민호, 장진호, 장영숙 씨의 자녀 8명이 똑같이 각각 2.1%씩의 지분을 소유하고 있었다. 이렇게 장민호 대표 일가가 보유한 지분을 모두 합치면 약 36%에 달했다.
유니슨캐피탈 인수 이후 메디트는 괄목할 만한 성장을 이뤄냈다. 매출은 2019년 722억 원에서 2022년 1906억 원으로 2.6배 성장했고, 영업이익은 361억 원에서 1040억 원으로 2.9배 늘었다. 영업이익률은 54%에 달했고, 매출총이익률은 75%라는 경이적인 수치를 기록했다.
장민호 일가 7000억원 잭팟...자녀들도 각각 460억원
매출 성장과 함께 메디트 기업 가치도 급속도로 커졌다. 메디트의 진짜 대박은 2023년 3월 MBK파트너스 매각에서 터졌다. MBK파트너스는 유니슨캐피탈과 장민호 대표를 포함한 특수관계인들이 보유한 지분 99.5%를 2조 4250억 원에 인수했다. 불과 3년여 만에 기업 가치가 4배 가까이 뛴 것이다. 메디트 설립자인 장민호 대표와 특수관계인 등이 지분 매각 대금 상당분을 재투자했다고 알려졌다.
2022년 말 기준 MBK 인수 직전 지분 상황을 보면 장민호 대표는 9.79%, 자녀들은 각각 1.91%를 보유하고 있었다. 단순 계산으로 장민호 대표 특수관계인 일가가 보유한 지분 약 30%의 가치만 해도 7000억 원이 넘는다. 장민호 대표 개인은 약 2400억 원, 장인아 씨를 포함한 자녀들은 각각 460억 원 이상을 손에 쥔 것으로 추정된다.

물론 MBK파트너스 인수 과정에서 장민호 대표와 특수관계인들이 지분 매각 대금 상당분을 재투자한 것으로 알려져 실제 현금화 규모는 이보다 적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재투자 비율을 50%로 가정하더라도 장민호 대표 일가는 3500억 원 이상의 현금을 확보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장민호 대표는 2023년 MBK 매각대금 입금 이후인 2024년 3월 12일 몰타 국적으로 변경했다. 몰타 이민 프로그램이 급속으로 진행하더라도 12개월 거주 요건 등이 필요해 국적 변경에 최소 1년이 드는 것을 감안했을 때 MBK 매각이 진행되고 있던 시점에는 이미 몰타 이민을 신청했던 것으로 보인다.
몰타 투자이민 MEIN 프로그램, 최소 11억원 투자 필요
몰타는 EU 회원국 중 투자이민제도를 운영하는 대표적인 국가로, MEIN(Malta Exceptional Investor Naturalization) 프로그램을 통해 고액 자산가들에게 시민권을 부여한 바 있다.
몰타 시민권 취득을 위해서는 상당한 규모의 투자가 필요하다. 투자 조건은 거주 기간에 따라 달라지는데, 부동산을 구매하는 경우 최소 70만 유로(약 10억 3천만 원) 상당 부동산을 구매해 5년간 보유하고, 정부 지정 자선단체에 1만 유로(약 1470만 원)를 기부해야 한다. 36개월 거주 후에는 사회발전기금에 60만 유로(약 8억 8000만 원)를 납부해야 한다. 부동산 임대 방식을 선택할 경우 연간 1만 6천 유로(약 2350만 원) 이상의 부동산을 임대하고 동일한 기부금과 사회발전기금을 납부해야 한다.

장민호 대표가 선택한 것으로 보이는 12개월 급행 수속의 경우, 사회발전기금을 75만 유로(약 11억 원)로 증액해 납부하면 더 빠르게 시민권을 취득할 수 있다. 또한 변호사비, 신청 수수료, 실사 비용 등 추가적인 지출도 발생한다.
12개월 만에 EU 시민권...상속세 없는 몰타의 매력
몰타 시민권을 취득하면 다양한 혜택을 누릴 수 있다. 12개월 내 시민권 획득이 가능하고 가족 동반 수속도 가능하다. 특히 EU 27개국에 무비자로 입국할 수 있고, 상속세 및 증여세가 없는 각종 세금 혜택과 높은 교육수준 및 의료시설을 이용할 수 있다. 몰타는 이중국적을 허용해서 기존 한국 국적을 포기하지 않아도 되며, 상속세ㆍ증여세ㆍ부동산세ㆍ순수재산세 면제 등의 세제 혜택을 받을 수 있다. 또한 몰타는 영국의 지배를 약 150년간 받은 영향으로 아일랜드와 더불어 유일하게 영어를 쓰는 유럽연합 국가다.
한편, 몰타 황금 여권이 최근 사라지게 된 것도 눈길을 끈다. 2025년 4월 30일 유럽사법재판소(ECJ)가 몰타의 '황금 여권' 프로그램을 불법이라고 판결하면서 EU 마지막 투자 시민권 제도가 종료됐다. 법원은 "미리 정해진 대가나 투자에 대한 대가로 국적을 제공하는 것은 국적 취득을 단순한 상업적 거래로 만드는 것"이라고 판시했다. 장민호 대표는 이 프로그램이 중단되기 약 1년 전인 2024년 3월 몰타 국적을 취득해 혜택을 누릴 수 있었다.
<가디언> 등 외신 보도에 따르면 투자여권 신청자들은 부동산을 구매한 후 몰타에 머무르지 않고도 거주 요건을 채우는 방식으로 빠르면 3주 만에 몰타 여권을 손에 넣었다. 12개월 거주도 요식행위에 불과했던 셈이다. 몰타 투자여권을 받기 위해서는 220점의 '거주 점수'를 받아야 하는데, 현지 사교모임 가입, 자선단체 기부, 요트 구매, 신문 구독, 은행 계좌 개설 등으로 실제 거주 없이도 손쉽게 점수를 획득할 수 있었다.
업계에서는 장민호 대표의 몰타 국적 취득이 매각 협상 시점부터 계획된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MBK 매각 이후 엄청난 금액을 쥐게 된 장민호 대표의 몰타 이민은 단순한 거주지 이전이 아닌 체계적인 자산 관리 전략의 일환으로 해석된다. 한국 상속세 수준은 세계 최고 수준으로 전세계 1, 2위를 다툰다. 상속세, 증여세 등 조세 회피를 위해 국적을 변경했다고 보여진다.
사회 고위층 '절세 전략' 위해 조세 회피처 국적 변경으로 논란
이번 메디트 창업주 일가의 몰타 국적 취득과 고액 부동산 현금 구매 사례는 국내 고액 자산가들이 해외 투자이민을 조세회피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로 평가된다. 특히 창업 초기부터 가족들에게 지분을 분산시키고 회사 매각 시점에 맞춰 몰타 이민을 추진한 점은 절세 전략으로 해석된다.
최근 국내 상속세 부담 증가와 각종 세제 개편 논의가 이어지면서 고액 자산가들의 해외 투자이민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이 같은 사례가 사회적 논란을 불러일으킬 것으로 예상된다. 장민호 대표는 현재 메디트 이사로, 형 장진호 교수는 감사로 재직 중이다. <우먼센스>는 창업자 일가의 조세회피처로 국적 변경에 이유에 대해 MBK파트너스 측에 입장을 요청했으나, 끝내 어떠한 답변도 들을 수 없었다.
김태현 기자 toyo@seoulmed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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