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절따라 '뇌 크기' 조절하는 땃쥐…"뇌질환 치료 실마리"

이병구 기자 2025. 9. 2. 0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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땃쥐류 동물인 '첨서(학명 Sorex araneus)'는 겨울에 뇌 크기를 줄였다가 여름에 다시 늘리는 매우 희귀한 습성이 있다.

세실리아 발도니 독일 막스플랑크 동물행동연구소 연구원팀은 첨서가 겨울에 뇌 크기를 줄였다가 여름에 건강하게 복구하는 비결을 발견하고 연구결과를 1일(현지시간) 국제학술지 '커런트 바이올로지'에 공개했다.

연구팀은 여름에 독일에서 포획한 야생 첨서의 뇌를 비침습적 자기공명영상(MRI)으로 스캔하고 겨울에 재포획해 다시 스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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땃쥐류 동물인 첨서(학명 Sorex araneus)가 연구진의 손 위에 올라가 있다. Christian Ziegler 제공

땃쥐류 동물인 '첨서(학명 Sorex araneus)'는 겨울에 뇌 크기를 줄였다가 여름에 다시 늘리는 매우 희귀한 습성이 있다. 과학자들이 수분량 조절을 통해 첨서의 뇌 크기가 변화하는 과정을 규명했다. 연구결과는 알츠하이머병, 파킨슨병 등 뇌가 위축되는 인간 뇌질환 치료에도 잠재적인 실마리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

세실리아 발도니 독일 막스플랑크 동물행동연구소 연구원팀은 첨서가 겨울에 뇌 크기를 줄였다가 여름에 건강하게 복구하는 비결을 발견하고 연구결과를 1일(현지시간) 국제학술지 '커런트 바이올로지'에 공개했다.

땃쥐의 뇌와 유로 1센트 동전 크기를 비교한 사진. Max Planck Institute of Animal Behavior 제공

데넬 현상(Dehnel’s phenomenon)은 뇌의 크기가 줄어들었다가 손상 없이 다시 복구되는 희귀한 현상이다. 현재까지 유럽 땃쥐, 스컹크, 족제비 등에서만 확인됐다. 데넬 현상을 겪는 동물은 여름부터 늦겨울까지 뇌가 작아졌다가 봄이 되면 다시 뇌가 커진다.

데넬 현상은 먹이가 부족한 겨울에 동물들이 에너지를 보존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추정된다. 땃쥐류는 계절과 관계 없이 몇 시간마다 먹이를 섭취해야 생존하기 때문이다. 뇌 손상 없이 계절마다 뇌의 크기가 줄었다 늘기를 반복하는 과정은 수십년 동안 과학자들의 관심을 끌었지만 명확한 원리는 불명확했다.

땃쥐의 여름(왼쪽) 뇌와 겨울 뇌를 비교해 3차원 영상으로 재구성한 그림. 겨울보다 여름에 뇌의 부피가 더 크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Dominik von Elverfeldt/University of Freiburg 제공

연구팀은 여름에 독일에서 포획한 야생 첨서의 뇌를 비침습적 자기공명영상(MRI)으로 스캔하고 겨울에 재포획해 다시 스캔했다. 여름과 겨울의 뇌 조직 세포 수도 확인했다.

분석 결과 첨서의 뇌는 여름부터 겨울까지 부피가 9%나 줄어들었지만 세포가 죽은 것은 아니었다. 세포 내의 수분만 줄어든 것이다. 뇌의 모든 영역이 동일한 비율로 수축하지는 않았다. 기억력이나 운동 등 인지 기능을 담당하는 피질과 소뇌 부분은 수분이 일정하게 유지됐다. 발도니 연구원은 "운영을 줄여도 되는 부분의 전력 공급만 줄이는 식"이라고 설명했다.

첨서가 연구진의 손 위에 올라가 있다. Christian Ziegler 제공

세포 수분을 조절하는 단백질인 '아쿠아포린4'가 첨서의 뇌세포 내부 물을 배출하는 데 관여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아쿠아포린4는 뇌질환을 앓는 인간의 뇌에서도 다량 존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작아진 첨서의 뇌와 위축된 인간 뇌에서 유사한 특성이 발견된 것이다. 인간 뇌 위축을 예방하거나 위축된 뇌를 다시 회복하는 치료법은 현재까지 존재하지 않는다.

연구팀은 "땃쥐류의 뇌 위축이 인간의 알츠하이머병, 파킨슨병 등에서 일어나는 현상과 유사하기 때문에 인간 뇌질환 치료의 잠재적 경로를 제시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참고 자료>
- doi.org/10.1016/j.cub.2025.08.015 

[이병구 기자 2bottle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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