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많은 중국인들도 "이제 안 먹을래요" 외면…몰락한 '귀족 과일'

세종=이수현 기자 2025. 9. 2. 04:26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포도계의 에르메스'로 불렸던 샤인머스캣 몸값이 수년째 하락세다.

노정호 농촌진흥청 과수기초기반과 연구원은 "가지 하나에 800g~1kg가 넘어가는 것들을 재배하는 경우도 있는데 당도를 충분히 올리기 어렵다"며 "이렇게 재배하면 다른 포도 품종인 컴벨얼리나 거봉은 색이 변하거나 떨어지지만 샤인머스캣은 외관상 티가 나지 않아 당도를 올리지 못하고 판매되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고 설명했다.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서울=뉴시스] 김금보 기자 = 8일 서울시내 한 대형마트에서 손님이 과일코너를 살펴보고 있다. 추석이 지나고 채소값이 폭등세를 보이는 반면 사과, 배, 샤인머스캣 등 과일값은 하향세를 보이고 있다. 7일 농산물유통정보에 따르면 소매가격 기준 사과(홍로, 상품, 10개)는 전년 동월(3만4474원) 대비 32.88% 떨어진 2만3000원대를 기록했다. 배(신고, 상품, 10개)는 전년(3만3886원) 대비 12.36% 떨어진 수준을 보이고 있다. 샤인머스캣(L과, 2㎏)은 평년(3만2528원) 대비 46.75% 낮은 수준을 보이고 있다. 2024.10.08. kgb@newsis.com /사진=김금보

'포도계의 에르메스'로 불렸던 샤인머스캣 몸값이 수년째 하락세다. 한때는 고가 품종으로 자리 잡았지만 최근엔 거봉과 비슷한 수준으로 떨어졌다. 중국 고소득층 사이에서 인기를 끌었으나 수출 물량마저 급감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의 농산물 유통정보(KAMIS)에 따르면 1일 기준 샤인머스캣(L과·2kg 기준) 소매가격은 2만1049원으로 작년(2만4045원)보다 12.4% 하락했다. 평년과 비교하면 41.1% 떨어졌다.

샤인머스캣은 한때 '귀족 포도'로 불릴 만큼 고가의 과일이었다. 2020년 9월 1일 기준 샤인머스캣 2kg당 소매가격은 4만7860원으로 지금과 비교하면 두 배가 넘었다. 하지만 최근 가격은 저렴한 품종인 거봉과 다를 게 없다.

농가에선 생산비 보전도 어렵다며 아우성이다. 김희수 한국포도회 경북지부장은 "1송이당 생산비 1000원 이상이 투입되는데 순수익은 2500원 정도"라며 "샤인머스캣 가격이 높았던 2020년쯤에는 7000원까지 수익을 얻기도 했으나 지금은 생산비 보전도 어려운 상황"이라고 했다.

가격 폭락의 가장 큰 원인은 공급 과잉이다. 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포도 품종별 재배면적에서 샤인머스캣 비중은 2017년 4%에서 2020년 22%, 2022년에는 41%까지 확대됐다. 초보자가 농사를 시작하기 쉬운 품종인데다 저장성도 뛰어나 재배 농가가 단기간에 늘어났다.

품질 저하도 문제다. 높은 가격을 노리고 조기 출하가 잦아지면서 당도가 충분히 오르지 못한 채 시장에 나온 것이다. 샤인머스캣은 한 가지당 500~600g 송이를 재배해야 맛이 제대로 나지만 농가가 더 많은 수확을 위해 기준을 넘는 크기로 키우면서 품질이 떨어졌다.

노정호 농촌진흥청 과수기초기반과 연구원은 "가지 하나에 800g~1kg가 넘어가는 것들을 재배하는 경우도 있는데 당도를 충분히 올리기 어렵다"며 "이렇게 재배하면 다른 포도 품종인 컴벨얼리나 거봉은 색이 변하거나 떨어지지만 샤인머스캣은 외관상 티가 나지 않아 당도를 올리지 못하고 판매되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고 설명했다.

중국 시장에서도 경쟁력을 잃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2020년 중국 포도 수출 규모는 422.6t이었으며 이 가운데 90% 이상이 샤인머스캣이었다. 그러나 지난해 수출량은 103.3t으로 줄었고, 올해 8월 말 기준으로는 38t에 불과하다.

농촌진흥청 관계자는 "샤인머스캣이 주목받지 못하다보니 역설적으로 흔한 포도 품종으로 여겨졌던 컴벨얼리 가격이 오르는 현상이 발생한다"며 "재배면적을 압도적으로 차지하는 품종이 있게 되면 그만큼 위험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 품목마다 품종을 변화하고 수출용 같은 경우엔 장기 저장이 가능한 품종도 개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세종=이수현 기자 lift@mt.co.kr

Copyright © 머니투데이 & mt.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