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치단상] 백령공항 건설, 더 이상 미룰 수 없다
국방부 계기비행장치 설치 요구로 지연
北 인접 월경 위험 탓… 사업비도 2배로
‘뱃길 유일’ 주민 생존권 달린 국가 과제
서해5도 불안·고립 해소, 안보강화 기대

“백령공항 조속한 건설로 섬 주민들의 교통 기본권을 보장하고 최북단 접경지역의 안보 강화.”
인천 옹진군 백령도 주민들의 오랜 숙원인 백령공항 건설이 여러 행정 절차와 환경적 보완 요구로 지연되면서 주민들의 불편과 실망이 커지고 있다.
백령공항 건설은 당초 2025년 착공하여 오는 2027년 개항을 목표로 했으나, 절차 문제 등으로 2029년으로 연기됐다. 더 큰 문제는 지난해 6월 개정된 항공사업법과 국방부의 요구로 인해 공사비가 대폭 늘어나면서 타당성 재조사까지 진행할 수밖에 없어 개항 시점이 오는 2030년으로 미뤄질 전망이라는 점이다.
특히 주된 원인은 국방부의 계기비행장치 설치 요구다. 백령도가 북한과 인접하여 월경 위험이 있다는 이유로 기존 시계비행 방식이 아닌 계기비행이 가능하도록 공항을 설계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활주로 주변의 착륙대가 애초 150m에서 280m로 확대되고, 공항 면적이 크게 증가하면서 사업비는 당초 2천18억원에서 3천913억원으로 두 배 가까이 불어났다.
결국 이로 인해 기획재정부는 지난해 9월 타당성 재조사를 의뢰했으며 이 과정이 최소 1년 이상 소요되고 있다.
이에 더해 환경부의 백령공항 전략환경영향평가 검토 과정에서 법정보호종 서식지 훼손, 조류 충돌 위험 등이 제기되었다. 물론, 법정보호종 대체 서식지 조성 등 보완책이 필요하다는 점은 분명히 짚고 넘어가야 할 과제이다.
그러나 환경적 고려와 별개로 백령공항은 지리적 여건과 국가 안보적 필요, 그리고 주민들의 생존권 보장 차원에서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절박한 국가 과제이다.
백령도는 우리나라 최북단에 있는 국토의 끝 섬으로 항로 길이 222㎞의 국내 최장 해상 항로로서 기상 악화가 빈번해 연평균 26%의 결항률을 보이며, 특히 동절기(11~3월)에는 결항률이 50%에 달할 정도로 열악한 뱃길이 유일한 이동수단이다.
또 며칠씩 배편이 결항될 경우 필수 생필품 수급마저 위태롭고 응급환자의 육지 이송에 골든타임을 놓치는 안타까운 사례도 빈번한 환경에 처해 있는 안보 일번지다.
대한민국 국민이면서 섬에서 살아간다는 이유만으로 최소한의 기본권조차 보장받지 못하는 현실이 안타깝기만 하다. 이처럼 백령공항 건설은 단순한 교통 인프라 확충 그 이상의 의미를 갖고 있다. 그것은 위급 상황에 섬 사람들의 생명줄과 같은 역할을 하게 된다.
또한 백령도는 서해 최전방 안보의 최일선으로 군사적 배경 또한 무시할 수 없다. 군과 주민이 함께 이용할 수 있는 공항은 국가 안보와 지역 주민 편익을 동시에 충족시키는 핵심 기반시설이다.
환경 보전과 안전 확보를 위한 대체 서식지 조성, 조류 관리계획 수립 등 필요한 보완 대책은 반드시 추진되어야 한다.
그러나 이 과정이 공항 건설의 발목을 잡아서는 안 된다. 또 타당성 재조사 용역도 조속한 시일 내에 마무리하고, 경제성의 논리가 아닌 주민 이동 기본권 보장과 최북단 접경지역의 안보 강화를 위해 정부와 관계기관은 조속히 행정절차를 완료하고 주민들의 안전과 기본권을 보장하는 방향으로 사업을 앞당겨야 한다.
금번 재조사의 원인 제공은 국방부의 의견 제시에 따른 것이다. 백령도는 군인을 위해 군민이 정주하는 곳이 아니고 군민을 위해 군인이 주둔하는 것이다. 국방부의 의견에 따라 계기비행방식으로 변경에 따른 사업비 증가인 만큼 이는 경제성의 논리보다 군민의 기본적 정주환경 조성의 가치가 우선되어야 할 것이다.
백령공항은 단순한 개발사업이 아닌, 국방부의 계기비행 요구로 확대된 사업비 문제를 해결하면서도 환경·안전·안보·주민생활을 균형 있게 담아내야 하는 국가적 과제이다. 조속히 정상 추진되어 서해 5도 주민들의 불안과 고립을 해소하고 국가 균형발전과 안보 강화를 뒷받침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
/문경복 인천 옹진군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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