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心’ 좇는 김민수, ‘당심’ 택한 장동혁?…‘김장대첩’ 서막 올랐나
내년 선거 앞두고 ‘김장대첩’ 격화하나?…김종혁 “결코 가벼운 상황 아니다”
‘탄핵의 강’ 못 건너는 野에 등 돌린 중도층…3개월간 10% ‘박스권’ 갇혔다
(시사저널=정윤경 기자)
"당을 빠르게 정비해야 될 시간입니다. 윤석열 전 대통령에 대한 면회나 접견에 대해서는 적절한 시점에 적절한 결정을 하겠습니다."(장동혁 국민의힘 대표)
"저는 사실 접견 신청을 미리 해놓은 상태예요. 그래서 지금 기다리고 있습니다."(김민수 국민의힘 최고위원)
의도된 역할 분담일까, 엇박자의 서막일까. 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관계 설정을 두고 국민의힘 지도부 내에서부터 엇갈린 목소리가 흘러나오고 있다. '장동혁호'가 출범한 지 일주일도 채 지나지 않은 시점에 '당심'을 앞세운 장동혁 대표와 '윤심'을 좇는 김민수 최고위원 간의 간극이 수면 위로 드러난 것이다. 국민의힘 입장에서 문제는 당이 여전히 '탄핵의 강'을 건너지 못한 채 내홍을 반복한다면, 중도층 민심은 더욱 멀어질 수밖에 없다는 점이다.

'굿캅-배드캅' 전략? 김민수 "당원과의 약속 지키는 것뿐"
1일 국민의힘 최고위원회의에서도 장동혁 대표와 김민수 최고위원 간의 온도차가 확인됐다. 김 최고위원이 "수많은 국민은 여전히 탄핵이 정당치 않았다고 주장한다"며 "더불어민주당이 진정으로 국민을 위한다면 정치보복성 수사를 멈추고, 윤석열 (전)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를 석방하라"고 주장하자, 당 지도부가 "합의된 의견은 아니다"라고 즉각 선을 그은 것이다. 박성훈 수석대변인은 최고위 종료 후 기자들과 만나 "김 최고위원 발언이 지도부의 정치적 입장이라고 말하면 안 될 것"이라고 입장을 분명히 했다.
시사저널 취재를 종합하면, 해당 발언은 최고위 내 사전 조율 없이 김 최고위원 개인 판단에 따라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 김 최고위원은 통화에서 "윤 전 대통령 부부 석방 메시지를 낸 건 맞지만 초점을 '석방' 자체에만 두는 건 문맥을 오독한 것"이라며 "핵심은 정치 보복 중단과 민생 정치로의 전환이며 지도부 합의 여부로 나눌 사안은 아니다"라고 했다.
박상수 전 국민의힘 대변인은 최근 당내 갈등 상황을 '김장대첩'에 비유했다. 박 전 대변인은 이날 페이스북에 "김민수는 멈추지 않는다. 앞으로 장동혁과 지도부는 '지도부 의견 아니다'라는 말만 반복하게 될 것"이라며 "김장대첩이 무르익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앞서 지난 8월30일에도 "장동혁과 김민수가 전당대회 당시에는 마치 러닝메이트처럼 보였지만, 이후 극단을 향해 치닫는 김민수와 중도로 방향을 틀려는 장동혁 간의 노선 충돌이 벌어지고 있다"며 과거 홍준표 전 대표와 류여해 전 최고위원의 사례와 비교했다.
정치권은 이 간극이 단순한 입장 차를 넘어 지도부 간 갈등으로 비화할 가능성에 주목한다. 당심을 폭넓게 수렴해야 하는 당 대표와 존재감을 드러내야 하는 최고위원 간 역할 충돌이, 자칫 내홍으로 확산할 수 있다는 우려다. 김종혁 전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결국 두 사람 사이에 던져진 말폭탄이 점점 현실 정치에서 터지고 있는 형국이고, 그 상처가 어디까지 번질지, 누가 이 싸움의 승자가 될지는 아직 아무도 알 수 없다"면서도 "다만 지금이 결코 가벼운 상황은 아니라는 건 분명해 보인다"고 내다봤다.
일각에서는 이번 갈등을 '굿캅-배드캅' 전략, 즉 온건파와 강경파 간의 역할 분담으로 해석하기도 한다. 그러나 김 최고위원은 이러한 분석에 선을 그었다. 그는 "전략이라기보다는 당대표나 최고위원 모두 당원들의 선택을 받아 선출된 사람들인 만큼, 각자 당원과의 약속을 지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하루 만에 지도부가 일치단결해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는 것이 오히려 비정상"이라며 "서로 다른 목소리가 나오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고, 그 과정을 거쳐 의견을 조율해 가는 것이 정상적인 정치"라고 강조했다.

민주당 '중도 지지' 40% 안팎 유지하는데…국힘은 4분의 1 수준
국민의힘 입장에서 문제는 당이 여전히 '탄핵의 강'을 건너지 못한 채 중도층 민심과의 거리감을 좁히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가 8월18~20일 실시한 전국지표조사(NBS)에 따르면, 국민의힘 지지율은 19%에 그쳤다. 특히 '중도층'이라고 응답한 이들 사이에서의 지지율은 9%에 불과해 민주당(40%)과의 격차가 뚜렷하게 나타났다.
NBS(전국지표조사) 추이를 살펴봐도 중도층의 지지는 좀처럼 반등의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최근 3개월간 조사에서 중도층의 국민의힘 지지율은 △6월 2주 차 13%(민주당 45%) △6월 4주 차 11%(민주당 44%) △7월 2주 차 13%(민주당 44%) △7월 4주 차 12%(민주당 42%) △8월 1주 차 11%(민주당 39%)로 10%대 초반 박스권에 갇힌 양상을 보인다. 같은 기간 민주당은 40% 안팎의 중도층 지지를 꾸준히 유지하고 있어 양당 간 중도 지형에서의 격차는 구조적으로 고착되는 모습이다.
야권 관계자는 "현재 당은 '이기는 법'을 잊어버린 듯한 모습"이라며 "예전처럼 개혁 보수가 함께 가야만 선거에서 이길 수 있다. 지금처럼 갈라져선 2018년 지방선거 때처럼 참패할 가능성도 있다"고 조언했다.
이번 NBS조사는 휴대전화 가상번호(100%)를 이용한 전화 면접으로 이뤄졌으며, 표본 오차는 95% 신뢰 수준에서 ±3.1%p다. 응답률은 14.2%였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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