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원 법사위 보임, 추·나 대전 시작 “간사 선임 두고 신경전”

더불어민주당 소속 국회 법제사법위원장 추미애(6선·경기 하남갑) 의원과 법사위 국민의힘 간사로 추대된 나경원(5선·서울 동작을) 의원의 줄다리기가 1일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추 위원장은 나 의원의 법사위 보임이 완료된 이날 국민의힘 간사 임명을 두고 관련 안건 상정과 철회를 이어가며 신경전을 벌였다. 국회 안팎에선 “예고됐던 추·나 대전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것”이라는 말이 나왔다.
국민의힘에 따르면 이날 오전 추 위원장은 일방적으로 2일 전체회의 일정을 공지하며 ‘간사 선임의 건’ 등 안건을 상정했다. 야당에선 나경원 의원의 간사 선출을 막기 위해 기습 안건을 상정한 것 아니냐는 이야기가 나왔다. 앞서 국민의힘은 지난달 28일 5선의 나 의원을 국회 법사위 국민의힘 간사로 추대했지만 간사직을 맡고 있던 박형수 의원과 사·보임은 하지 않은 상태였다. 법사위 관계자는 “당초 전체회의 일정이 예정돼 있던 4일 사·보임을 할 예정이었다”며 “절차가 끝나지 않은 상태에서 추 위원장이 갑자기 간사 선임 안건을 상정한 것인데 국민의힘 간사를 마음대로 선출하려 했던 것 아니냐”고 했다.
실제 민주당은 나 의원의 간사 추대 이후 그의 간사 선임을 반대한다는 목소리를 내왔다. 민주당은 이날 논평을 통해 “나 의원의 간사 선임을 철회하라”고 주장했다. 민주당은 “나 의원은 국회 패스트트랙 충돌 사건으로 6년째 피고인 신분으로 재판을 받아왔다”며 “국민을 기만하는 도덕적 해이”라고 했다. 전현희 의원도 “법사위 간사의 자격이 없다”고 했다.
이날 오전 추 위원장의 독단적인 안건 상정에 국민의힘은 부랴부랴 나 의원과 기존 간사를 맡고 있던 박형수 의원의 사·보임 절차를 밟았다. 이날 오후 국회 의사국에 위원 교체 요청서를 보냈고 오후 6시가 넘어서야 절차가 완료돼 효력이 발생했다.
그러자 추 위원장은 이번에는 ‘간사 선출의 건’을 철회했다. 대신 윤석열 전 대통령의 체포영장 집행 거부와 관련해 ‘서류제출요구의 건’으로 교체한 것으로 알려졌다. 법사위 소속 민주당 의원들은 이날 오전 서울구치소에 수감된 윤 전 대통령이 체포영장 집행을 거부한 당시 CC(폐쇄회로)TV 열람을 했었다.
이에 대해 법사위 관계자는 “말 그대로 ‘훈련’을 시킨 것”이라며 “아예 간사 선출을 안 해주겠다는 뜻 아니냐”고 했다. 안건 상정은 위원장의 권한이라 추 위원장이 해당 안건을 아예 상정하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이다. 안건을 상정하더라도 민주당 의원들이 다 반대표를 행사해 이를 막을 가능성도 나온다.
국민의힘은 추 위원장의 법사위 독단 운영이 도를 넘어서고 있다고 주장한다. 국민의힘은 지난달 26일 전체회의에서 추 위원장이 법안1소위 소속 국민의힘 의원 구성을 일방적으로 결정했다고 주장했다. 박형수 의원은 이날 “국민의힘은 법안1소위에 조배숙 의원, 법안2소위에 주진우 의원을 맞바꿔달라는 요구를 지속해서 했지만, 추 위원장이 철저히 무시하고 박준태 의원을 1소위원으로 보임했다”며 “국민의힘 요청을 무시하고 본인 마음대로 위원을 배치하는 전무후무한 의회 폭거를 자행하고 있다”고 했다.
박 의원은 “민주당 간사에게 관례와 상식에 따라 1소위원을 국민의힘 요구대로 지명해달라고 했지만, 추 위원장이 ‘그렇게 할 생각이 없다’고 했다”며 “사과해도 시원찮을 판에 생각이 없다는 것은 도저히 국회에서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했다.
이날 박형수 의원과 조배숙·곽규택·신동욱 의원 등 법사위원들은 서울 여의도 국회 본관에 있는 법사위원장실을 항의 방문했다. 이들은 “추 위원장 말 한마디로 모든 상임위 의사 일정과 국민의힘 의원 소위 배치까지 마음대로 결정되고 있다”며 “즉각적인 사퇴를 요구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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