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우회전 일시정지’ 규정 더 단순화해 사고 줄여 나가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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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1월 도로교통법에 '우회전 일시정지' 규정이 생긴 지 올해로 3년째이지만 관련 교통사고는 오히려 증가 추세다.
운전자 불만을 종합하면, 우회전 일시정지의 가장 큰 문제점은 경우의 수가 너무 많다는 사실이다.
보행자 유무, 전방차량 신호와 건널목 신호, 우회전 신호 유무, 차량 위치(우회전 이전인지 직후인지) 등에 따라 일시정지를 했다가 움직여야 할지, 서행하며 계속 진행할 수 있는지가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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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회전신호등’ 시설 도입 병행하길
2023년 1월 도로교통법에 ‘우회전 일시정지’ 규정이 생긴 지 올해로 3년째이지만 관련 교통사고는 오히려 증가 추세다. 부산경찰청이 최근 3년치(2022~2024) 사고를 분석한 결과다. 제도 시행 전인 2022년 1020건(사망 10명·부상 1266명)보다 2023년엔 1042건(사망 4명·부상 1305명), 2024년엔 1061건(사망 8명·부상 1337명)으로 더 늘어났다. 사망자 수가 소폭 감소했다고는 하나 그마저도 첫해(2023년)에 한할 뿐 바닥을 찍고 다시 오르는 중이다. 이런 우회전 교통사고 패턴은 부산뿐만 아니라 전국이 비슷하다. 운전자들이 아직 바뀐 제도를 숙지하지 못한 탓으로 이해하기에는 시간이 적잖이 흘렀다. 대책이 필요하다는 의미다.

운전자 불만을 종합하면, 우회전 일시정지의 가장 큰 문제점은 경우의 수가 너무 많다는 사실이다. 보행자 유무, 전방차량 신호와 건널목 신호, 우회전 신호 유무, 차량 위치(우회전 이전인지 직후인지) 등에 따라 일시정지를 했다가 움직여야 할지, 서행하며 계속 진행할 수 있는지가 다르다. 규정이 하도 복잡해 보행자가 있든 없든, 어떤 신호가 떨어졌든 우회전 상황에서는 일단 서고 보는 방법이 있겠지만, 뒤따르는 차량 눈치를 안 볼 수가 없다. 규정이 있다는 건 굳이 사고가 아니어도 위반하면 범칙금을 물어야 한다는 뜻이어서 운전자로선 여간 신경 쓰이는 게 아니다.
우회전 사망 사고 상당수가 화물차 때문이라는 점도 짚어야 할 대목이다. 지난달 28일 부산 금정구 부곡동 이면도로에서 발생한 70대 여성 사망 역시 레미콘 차량에 의한 사고였다. 실제로 경찰청이 2020~2024년 발생한 전국의 교통사고를 분석한 결과 우회전 교통 사고에 의한 사망자 106명 중 30명(28%)이 화물차 때문이었다. 자동차 특성상 운전석 기준으로 왼쪽보다 오른쪽에 더 넓은 사각지대가 존재하기 마련이다. 일반 승용차는 운전자 눈높이가 1.2m 안팎인데 반해 화물차는 2.3~2.6m로 배 이상 높다. 그 결과 승용차의 오른쪽 사각지대는 4m 안팎에 그치지만 대형 화물차는 8m가 넘기도 한다. 키가 작은 어린이나 노인이 차량 오른쪽에 가까이 붙어 서 있으면 운전자가 미처 발견하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제도가 시행 3년차에 접어들었는데도 제대로 안착되지 못했다면 제도 설계에 문제가 있다고 해석할 수밖에 없다. 운전자는 10대부터 80대까지 연령층이 다양하고 지각 능력의 개인차도 크다. 모든 운전자가 신호와 보행자 상황을 이리저리 조합해 각각에 맞는 행동을 취하도록 기대하는 건 불가능에 가깝다. 진행 여부를 오로지 운전자 판단에만 맡기는 바람에 막을 수 있는 사고가 자꾸 생긴다. 교통 신호 체계는 단순하고 명료할수록 좋다. 10여 가지로 갈리는 규칙을 최대한 줄여야 한다. 좌회전처럼 우회전도 전용 신호기를 대폭 확대해 운전자가 지시에 따라 움직이기만 하면 되도록 만드는 것도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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