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홈플러스 연쇄 폐점 현실화…“고통은 직원·상인·주민 몫”

박예진 기자 2025. 9. 1. 1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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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플러스 계산점, 11월16일 종료]

입점 업체 막막…일부는 매장 정리
직원들 “사실상 해고” 생계 호소

상권 흔들…지역경제 타격 불가피
생활 거점 사라지고 추억도 잃어
단골 주민들 허탈감 감추지 못해
▲ 1일 인천 계양구 홈플러스 계산점. 오는 11월16일로 폐점일이 확정되면서 매장 안에서 입점업체 관계자가 재고 정리를 하고 있다.

"폐점 뒤 고통은 직원과 상인, 주민이 떠안게 됐습니다."

1일 오후, 인천 계양구에 위치한 홈플러스 계산점은 두 달 앞으로 다가온 폐점을 앞두고 어수선했다. 일부 입점업체는 매장을 정리하고 있었고, 직원들은 무표정하게 카트를 밀었다. 그 모습을 보는 단골 주민들은 허탈감을 감추지 못했다.

얼마 전 홈플러스가 임대료 협상 결렬로 전국 15개 점포를 순차적으로 폐점하겠다고 밝히면서 계산점이 첫 번째 대상에 이름을 올렸다. 폐점일은 당장 11월16일이다. 계산점은 1998년 '까르푸'로 문을 연 뒤 2006년 '홈에버', 2008년 '홈플러스'로 간판을 바꾸며 20여년간 지역 주민들의 장보기와 문화생활을 책임져 온 생활 거점으로 자리 잡아왔다.

직원들은 지난 3월 기업회생절차 이후부터 위기를 실감했다. 계산점 한 직원은 "대금 결제가 늦어질 때마다 납품사들이 물건을 끊었다. 손님들이 찾는 생필품조차 없는 날이 있었고, 매출은 추락했다"며 "결국 직원들만 고생하게 됐다"고 전했다. 현재 계산점에 130여명이 근무 중이지만 상당수가 전환 배치 대상이다. 그는 "출퇴근 거리가 두 배로 늘면 사실상 해고나 다름없다"며 "생활 자체가 위태롭다"고 호소했다.

노조 관계자도 폐점 원인을 MBK 인수 이후 이어진 '방치'에서 찾았다. 그는 "매장 천장에선 물이 새고, 관리도 미흡했고, 회사는 투자금 회수에만 몰두해 점포 운영은 사실상 방치됐다"고 지적했다.

입점업체들 사정은 절박하다. 10년 넘게 영업한 한 입점업체 사장은 "언론 보도로 폐점을 먼저 알았다. 회사는 비밀유지 서약서부터 받았다"며 "당장 어디로 가야 할지 막막하다"고 토로했다. 이어 "단골들 때문에 근처로 옮기고 싶지만, 경기도 안 좋은데 월세·보증금·인테리어 비용을 감당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입점업체 사장 역시 "작년 6월 인테리어를 새로 하고 계약을 옮겼는데 1년도 안 돼 폐점 통보를 받았다"며 "법적으로 손실보상을 요구할 수 있지만 결국 협상에 매달려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여기 문 닫으면 유동인구가 빠지고 주변 상가도 버티기 힘들 것"이라고 우려했다.

계산점 앞 상가에서 20년 가까이 장사해 온 상인은 "계산택지 최대 상권이었는데 홈플러스가 빠지면 주변도 흔들릴 것"이라고 했다. 주민들은 "이곳이 생활의 중심이었는데 앞으로 불편도 걱정되고, 오랜 추억도 많아 아쉽다"며 허탈해했다

홈플러스는 "직원 전환 배치와 고용안정 지원금으로 피해를 최소화하겠다"고 밝혔지만, 현장 반응은 달랐다. 직원들은 사실상 해고 위기, 상인들은 보상 없는 퇴출 압박, 주민들은 생활 편의 상실에 직면했다. 계산점 폐점은 단순한 점포 철수가 아니라 지역 고용과 상권 전반의 붕괴로 이어지는 셈이다.

서진형 광운대 부동산법무학과 교수는 "대형 유통시설이 사라지면 유동인구가 줄고 주민들 생활 편리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며 "폐점 부지는 결국 소유자의 의사에 따라 활용 방안이 결정되는데, 수익성이 담보돼야 새로운 시설이 들어설 수 있다"고 말했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폐점 점포 직원에게는 전환 배치와 지원금을 제공하고, 입점주에게는 원상복구 비용을 면제할 예정"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글·사진 박예진 기자 yejin0613@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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