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해받던 야당이 킹메이커로… '탄핵 정국' 태국 인민당 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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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통탄 친나왓 총리 해임 이후 태국 정국이 요동치고 있다.
차기 권력을 둘러싼 물밑 경쟁이 본격화한 가운데, 2년 전 개혁 의제를 내세워 폭발적 지지를 받았지만 기성 정치권 벽에 막혀 집권에 실패했던 진보정당 인민당이 이번에는 하원 최대 의석을 무기로 정국 향방의 키를 쥐게 됐다.
태국 헌재는 패통탄 총리가 훈센 캄보디아 전 총리와의 통화에서 그를 '삼촌'이라 부르며 자국군 사령관을 비하한 발언이 국가 품위를 훼손했다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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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기 총리 유력 아누틴, "당 요구 모두 수용"

패통탄 친나왓 총리 해임 이후 태국 정국이 요동치고 있다. 차기 권력을 둘러싼 물밑 경쟁이 본격화한 가운데, 2년 전 개혁 의제를 내세워 폭발적 지지를 받았지만 기성 정치권 벽에 막혀 집권에 실패했던 진보정당 인민당이 이번에는 하원 최대 의석을 무기로 정국 향방의 키를 쥐게 됐다.
2년 만에 바뀐 분위기
1일 방콕포스트 등에 따르면 태국 주요 정당은 총리 후보를 내고 연립정부 구성을 서두르고 있다. 지난달 29일 헌법재판소가 헌법상 윤리 위반을 이유로 패통탄 총리 해임을 결정하면서 정치권이 즉각 후속 대응에 나선 것이다. 태국 헌재는 패통탄 총리가 훈센 캄보디아 전 총리와의 통화에서 그를 ‘삼촌’이라 부르며 자국군 사령관을 비하한 발언이 국가 품위를 훼손했다고 판단했다.
그간 태국은 패통탄 총리를 배출한 푸어타이당을 필두로 11개 정당이 연정을 구성해 왔다. 푸어타이당은 총리 해임 이후에도 차이까셈 니띠시리 전 법무부 장관을 후보로 내세워 정권 유지를 시도하고 있지만, 연정 참여 정당이 잇따라 이탈하며 사실상 와해 국면에 접어들었다.

하원 20여 개 정당이 얽힌 합종연횡 속에서 주목 받는 세력은 제1야당 인민당이다. 2023년 총선에서 왕실모독죄 폐지와 군부 개혁 공약을 앞세워 돌풍을 일으킨 전진당의 후신이다. 청년층의 압도적 지지를 등에 업고 하원 최다 의석(143석)을 확보했지만, 군부가 장악한 상원을 넘지 못해 집권에 실패했다.
게다가 헌재가 왕실모독죄 개정 추진을 ‘입헌군주제 전복 시도’로 규정하며 해산을 명령하면서 재창당 수순을 밟아야 했다. 당시 총선 승리를 이끈 피타 림짜른랏 대표는 정치활동을 10년간 금지 당한 상태다.
그러나 2년 만에 상황은 뒤집혔다. 인민당을 포섭하지 못하면 어떤 정당도 정부를 꾸리기 어려워 주요 정당이 앞다퉈 구애에 나서고 있다. 신임 총리 선출을 위한 의회 표결은 이달 3~5일쯤 진행될 예정이다. 총리 후보는 하원 492석 가운데 과반(247석)을 확보해야 한다.

이어지는 구애 손길
몸값이 치솟은 인민당에는 정치권의 발길이 이어진다. 유력 총리 후보로 꼽히는 아누틴 찬위라꾼 품짜이타이당 대표는 헌재 판결 직후 인민당 당사를 찾아 △4개월 내 의회 해산 △개헌 국민투표 수용 등 요구를 모두 수용하겠다고 밝혔다. 품짜이타이당(69석)이 중도보수 성향을 띄는 점을 감안하면 이례적 행보다.
총리 권한대행을 맡고 있는 품탐 웨차야차이 부총리도 전날 인민당 고위 관계자들을 만나 푸어타이당(141석) 차이까셈 후보에 대한 지지를 요청했다. 방콕포스트는 “탁신 친나왓 전 총리가 헌재 판결 하루 뒤인 지난달 30일 인민당의 실질적 지도자로 꼽히는 타나톤 쯩룽르앙낏을 만났다”고 전했다.

최대 변수는 군부다. 총리 후보가 하원에서 과반 지지를 얻어도 상원 인준을 거쳐야 한다. 상원은 250석이 군부 지명 인사로 채워져 있어 총리에 오르려면 군부와의 타협이 불가피하다. 그러나 인민당의 손을 잡는 순간 이들과 척을 지게 돼, 어떤 방식으로 연정을 꾸리든 또 다른 갈등의 불씨가 될 가능성이 크다.
블룸버그통신은 “박해 받던 야당이 ‘킹메이커’로 부상하면서 태국 기득권 세력이 새로운 시험대에 올랐다”며 “(인민당을 포섭한) 새 정부는 군주제 권력 축소를 옹호했다는 이유로 또 다시 해산 위기에 직면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하노이= 허경주 특파원 fairyhk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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