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 제3의 홍티 생겨 커뮤니티 형성하면 멋질 것" [창작공간 넘어 플랫폼으로]
김대홍·손몽주 작가
"레지던시, 베이스캠프 같은 곳
외국 작가도 부산 오고 싶어 해
입주 작가 교류 거점 공간 희망"
김혜경 또따또가 센터장
"15년간 1500명 예술가 배출
작가 네트워크는 부산의 자산"
김현정 부산문화재단 본부장
"창작활동 지원 꾸준히 고민 중
문화 플랫폼 모색하는 단초 돼"


-이번 기획 시리즈가 갖는 의미가 있다면.
△김현정 본부장(이하 김 본부장)=부산문화재단은 현재 ‘비전 2035’를 준비 중인데 오는 11월 ‘비 아츠(B-Arts) 페스타’를 개최하면서 발표할 예정이다. 페스타에선 2025년 문화재단이 지원한 우수예술지원 사업에 대한 성과도 전시, 공유하게 된다. 재단은 예술인들의 창작 활동 지원을 위해 꾸준히 고민해 왔다. 그러면서 기반 준비→창·제작→확산으로 이어지는 창작 단계별 지원을 강화할 필요성을 느꼈다. 또한 창작 중심의 ‘부산문화예술지원 2.0’에서 유통 확산 중심의 ‘부산문화예술지원 3.0’으로 나아가는 데도 중요한 시점이어서 예술창작공간을 넘어 문화 플랫폼을 모색하는 중요한 단초가 되었다고 생각한다.

-해외 레지던시 경험이 풍부한 두 작가를 모셨다.
△손몽주 작가(이하 손 작가)=홍티아트센터 출신 작가로서, 홍티가 성장해 가는 걸 보면 기분이 좋다. 지금은 경쟁률도 엄청나 20 대 1을 훌쩍 넘긴다고 하니, 정말 대단한 성장을 이룬 거다. 특히 설치 작가 입장에선 이 정도의 층고를 가진 레지던시가 전국적으로도 드물어서 실험적인 작업을 하고 싶은 작가들에겐 욕심이 날 수밖에 없다. 하지만, 스튜디오가 다섯 개뿐이어서 입주 작가는 연중 5명밖에 받지 못한다. 그나마도 입주 시기가 엇갈리면 네트워크를 느끼기 힘들다. 레지던시는 예술가에게 베이스캠프 같은 곳이다. 레지던시가 작업하기에 최적의 공간이지만, 그에 못지않게 교류와 네트워크의 장소 역할도 중요하다. 어차피 그 안에서의 시간과 경험은 사라지는 게 아니라 누적된다. 지나간 작가도 소속감이나 멤버십을 통해 만날 수 있는 방법이 모색되면 좋겠다. 제2, 제3의 홍티가 주위에 생겨서 일대가 커뮤니티를 형성하면 멋질 것이다. 홍티는 정말이지 작가에겐 영감의 원천이다.
△김대홍 작가(이하 김 작가)=꼭 10년 전, 베를린 레지던시를 갔을 때 당시로선 싼 물가 덕분에 외국 작가들이 많이 모여들었다. 작업은 각자 하겠지만, 작가들 커뮤니티가 형성되면서 네트워크가 만들어지기 때문에 예술가들이 좋아하는 도시가 된 것 같다. 홍콩은 거의 임대 형식이어서 작가들이 힘들어했다. 북유럽 코펜하겐도 물가가 비싸서 빌딩 하나에 전시장과 작업실을 나눠 운영했다. 지금은 물가 때문에 더 힘들어졌다. 그에 비해 또따또가는 원도심에 모여 있고, 주위에 한성1918이나 금고미술관 같은 곳도 있어서 이런 입지와 연계 자원을 잘 살리는 방안을 함께 고민하면 좋을 것이다. 부산은 서울과 달리 바다가 있어서 외국 친구들도 굉장히 오고 싶어 하는 도시이다. 지금은 개인이 운영하는 레지던시(naughtymusestudios.com)에 입주 중인데, 초단기로 입주하는 외국 작가들이 많다. 부산에 있는 공공·민간 레지던시 입주 작가들이 적극적으로 교류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나 거점 공간이 마련되길 바란다.
-해외 파견 작가뿐 아니라 부산으로 오는 국외 작가도 잘 활용해야 할 텐데.
△손 작가=해외 작가뿐만 아니라 평론가, 큐레이터가 와서 부산의 작가를 조명(리뷰)해 주는 기회를 만드는 것도 중요하다.
△김 센터장=프랑스 시테 레지던시를 다녀왔는데, 거길 거쳐 간 작가는 다시 들러도 언제든지 활용할 수 있는 혜택이 있다. 홍티아트센터와 또따또가도 유사한 멤버십을 해 보면 좋을 것 같다. 원도심에는 또따또가 출신의 자립 작가들도 꽤 많아서 이들에게도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김 본부장=한성 1918-부산생활문화센터를 ‘비치코밍’ 연례 전시를 마지막으로 새로운 커뮤니티 거점 공간으로 성격을 바꿀 예정이다. 올 11월께 재오픈한다. 지하 전시 공간은 그대로 두고, 1층 홀은 비우려고 한다. 옥상은 간단한 파티 공간으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 네트워킹을 위한 연결고리, 멤버십 거점으로 활용을 고민하고 있다. 창작 비욘드를 생각하는 것이다.

-‘구슬이 서 말이라도 꿰어야 한다’는 말을 실감한다. 그만큼 재단의 역할이 중요하다.
△김 본부장=재단은 ‘비 아트 웨이’ 프로젝트를 통해 동아시아 기반을 확대할 구상을 하고 있다. 레지던시 파견뿐 아니라 각국에서 행해지고 있는 페스티벌 작가 추천도 적극적으로 하려고 한다. 당장은 시각예술이 중심이 되겠지만, 공연 예술로 확대해 나갈 것이다. 사람들이 흔히 하는 말로, 코로나 침체기를 보낸 뒤 회복이 아니라 다른 세상이 됐다고 하더라. 부산 작가들도 이미 세계로 시선이 많이 가 있다. 이전처럼이 아니라 새로운 판, 단계(플랫폼화)로 나가는 시절인 것 같다. 예술 지원을 얘기할 때도 공간에서 플랫폼, 세계와 시민과 만나고 교류하는 거점 역할을 강조한다.

이 외에도 이날 좌담회에서는 일본 요코하마 트리엔날레 기간에 맞춘 코가네초 바자(bazaar)의 ‘통합 마케팅’ 사례나 대만 타이베이 THAV의 현지 프로그램에 의무 참여하는 ‘필드 트립’, 도쿄 토카스 레지던시가 작가뿐 아니라 연구자나 큐레이터를 선발해 일본 현지 작가와 연결하는 선발 트랙의 다양화 방안, 인플루언서 중견 작가를 영입해 신진 작가 및 유관 산업까지 두루 끌어들인 중국 청두 란딩예술구 이야기도 다시금 언급됐다. -끝-
정리=김은영·김희돈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