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민 '단전·단수' 지시, 긴급 공문 전파… 7분 만에 일선 소방서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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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이 12·3 불법계엄 당시 내린 '언론사 단전·단수 지시'가 불과 몇 분 만에 일선 소방서까지 하달된 것으로 나타났다.
윤 전 대통령은 지난해 12월 3일 오후 8시 36분쯤 대통령 집무실에 도착한 이 전 장관에게 자신의 계엄 선포 계획을 알려준 뒤,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을 통해 '시간대별 주요 기관 봉쇄 계획'과 '특정 언론사 5곳(한겨레신문·경향신문·MBC·JTBC·여론조사 꽃)에 대한 단전·단수 조치' 등이 담긴 문건을 건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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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덕수, 계엄 전엔 "빨리 와라" 장관 독촉
국회 해제 의결 뒤엔 1시간가량 "기다리자"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이 12·3 불법계엄 당시 내린 '언론사 단전·단수 지시'가 불과 몇 분 만에 일선 소방서까지 하달된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에는 국회 봉쇄 상황이 어떻게 되고 있는지 직접 확인한 정황도 드러났다.
1일 한국일보가 분석한 조은석 내란 특별검사팀의 이 전 장관 공소장에는 그가 윤석열 전 대통령의 내란 혐의에 가담한 정황이 상세히 담겼다. 윤 전 대통령은 지난해 12월 3일 오후 8시 36분쯤 대통령 집무실에 도착한 이 전 장관에게 자신의 계엄 선포 계획을 알려준 뒤,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을 통해 '시간대별 주요 기관 봉쇄 계획'과 '특정 언론사 5곳(한겨레신문·경향신문·MBC·JTBC·여론조사 꽃)에 대한 단전·단수 조치' 등이 담긴 문건을 건넸다.
이 전 장관은 '계엄 포고령 1호' 공포 이후인 오후 11시 34분쯤 조지호 경찰청장에게 연락해 국회 통제 상황과 주요 기관에 대한 시간대별 봉쇄 계획 진행 상황을 확인했다. 3분 뒤에는 허석곤 소방청장에게 전화해 "24시경 경찰이 언론사 5곳에 투입될 예정인데, 단전·단수 요청이 오면 소방청에서 조치를 해줘라"라고 전했다. 이 전 장관의 지시는 허 청장→이영팔 소방청 차장→황기석 서울소방재난본부장 순으로 내려갔다. 최종 지시를 받은 서울소방재난본부 당직관은 오후 11시 44분쯤 관할 소방서에 '[긴급]비상계엄 선포에 따른 출동대비태세 철저 알림'이라는 공문을 발송, 일선에서 경찰 요청에 즉각 응할 수 있도록 준비시켰다. 이 전 장관이 지시한 지 7분 만에 '단전·단수' 준비가 완료된 것이다.
특검팀은 "(단전·단수는) 계엄에 대한 비판 여론을 잠재우고 우호적 여론을 형성시키는 등 위헌·위법적인 계엄을 정당화하고 계엄 상태를 유지하기 위한 중요한 수단이자 그 자체로도 언론출판의 자유와 국민의 알 권리를 심대하게 침해하는 것"이라고 적시했다.
특검팀은 한덕수 전 국무총리 역시 단전·단수 계획을 사전에 알고 있었다고 봤다. 한 전 총리 공소장에 따르면, 그는 계엄 당일 윤 전 대통령으로부터 담화문·포고령 외에도 비상계엄 관련 지시사항이 담긴 문건을 건네받았다. 지시사항 문건은 폐기돼 정확한 내용은 확인할 수 없지만, 특검팀은 한 전 총리가 이 전 장관이 보여주는 문건을 손가락으로 짚어가며 16분간 면밀히 의논하는 모습을 CCTV를 통해 확인했다.
특검팀은 한 전 총리가 계엄의 불법성을 알고도 윤 전 대통령에게 국무회의 소집을 건의함으로써 '합법적 외관'을 갖추려 한 것으로 판단했다. 그가 △김 전 장관과 함께 손가락으로 국무회의 정족수 충족에 필요한 숫자를 센 모습 △도착이 늦어지는 송미령 당시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에게 전화해 "더 빨리 오시면 안 되나요"라며 재촉한 사실 △'날림 국무회의'가 종료된 후에는 국무위원들에게 "같이 모여서 참석했다는 의미"라며 문건에 서명을 요구한 것 등을 근거로 들었다.
12월 4일 새벽 1시쯤 국회에서 만장일치로 계엄 해제 요구안이 의결된 뒤에도 한 전 총리의 석연찮은 행적은 이어졌다. 계엄법상 국회 의결 뒤에는 지체 없이 해제 후 공고해야 하지만, 그는 신속히 움직이지 않았다. 방기선 국무조정실장이 "대통령과 직접 통화를 한번 해보시라, 지금 해결할 수 있는 건 총리님밖에 없다"고 호소했지만, 한 전 총리는 "조금 기다려보자"고만 했다. 결국 그는 계엄 해제 1시간이나 지난 새벽 2시쯤 국무회의 소집을 통보했다. 특검팀은 공소장에 "(한 전 총리가) 군대와 경찰을 동원해 국회를 봉쇄하는 상황을 지켜보고도 윤석열이 국회의 해제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고 계엄을 계속 유지할 수도 있겠다고 생각한 것"이라고 썼다.
위용성 기자 up@hankookilbo.com
나광현 기자 nam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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