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부터 ‘한복 vs 상복’ 기싸움…‘극한 대치 정기국회’ 여야의 전략과 쟁점은?

정윤성 기자 2025. 9. 1. 1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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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복 입은 여당, 상복 입은 야당…정기국회 첫 장면부터 ‘강대강’
與 개혁 속도전 속 균형 잡기 과제…野 여대야소 속 묘수 고심

(시사저널=정윤성 기자)

이재명 정부의 첫 정기국회를 맞이한 여야의 태도는 극명하게 갈렸다. 여야 화합의 메시지를 전하자는 우원식 국회의장의 제안에 따라 더불어민주당은 한복 차림으로 개회식에 참석한 반면 국민의힘은 검은 정장에 검은 넥타이, '의회 민주주의'라 적힌 근조 리본과 함께 무거운 표정으로 자리를 지켰다.

본격적인 현안 논의가 시작되기도 전부터 여야가 상반된 행보를 보이면서, 이번 정기국회는 협치보다는 극한 대립이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민주당은 '국가 정상화'를 내세워 개혁 입법을 강행할 방침이고, 국민의힘은 국회 보이콧과 장외투쟁 카드를 앞세워 정면 대응에 나설 태세다.

1일 오후 2시 여야는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정기국회 개회식을 열었다. 내달 9·10일엔 각각 민주당과 국민의힘이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갖고, 이후 정부를 상대로 정치·외교·통일·안보·사회·교육·경제 등 국정 전반 운영 상황을 묻는 대정부질문을 15∼18일 나흘간 진행한다. 대정부 질문에 앞서선 이재명 정부 내각 인선을 완료하기 위한 인사청문회도 예정돼 있다. 

 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기국회 개회식에 앞서 한복과 상복을 입은 여야 의원들이 참석해 있다. ⓒ연합뉴스

전광석화 개혁 예고한 與…변수는 내부에?

이번 정기국회 최대 쟁점은 민주당의 '속도'다. 그간 정청래 대표가 전광석화 같은 개혁을 외쳐 온 만큼 민주당은 정기국회에서 민생·성장·개혁·안전 등 4대 핵심 과제를 중심으로 224개 중점 법안 처리를 공언했다. 이 중 핵심은 '검수완박'을 골자로 한 검찰개혁 완수와 3대 특검법 개정, 언론·사법 개혁 등이 꼽힌다. 민주당은 절대 다수 의석을 토대로 중요 법안은 밀어붙이되 야당이 위원장인 소관 상임위의 경우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지정 등으로 야당의 견제를 돌파한다는 전략이다.

한복을 입고 밝은 표정으로 정기국회를 출발한 민주당이지만, 복잡한 속내도 있다. 검찰개혁에선 당정 간 견해차를 해소하고, 쟁점 법안 처리에선 독주라는 역풍을 피할 필요도 있어서다.

우선 민주당은 다음 달 25일 본회의에서 본회의에서 수사·기소 분리를 명문화한 정부조직법을 검찰 개혁을 완수한다는 방침이다. 국민의힘이 당정의 일방적 추진이 아닌 '사회적 기구'를 통한 논의를 요구하며 반발하고 있지만, 결론 도출까지 상당한 시간이 소요되는 방안인 만큼 시급한 개혁을 원하는 당정이 이를 받아들일 가능성은 낮다는 게 중론이다.

오히려 이 사안에서의 관심은 당정의 동상이몽에 쏠려 있다. 최근 검찰개혁의 골자 중 하나인 중대범죄수사청의 소재와 보완수사권 문제 등을 두고 당정의 의견차가 감지되면서다. 대통령실과 여당에서 이견은 없다고 적극 수습에 나섰지만, 세부 현안에 대해 균열이 계속될 경우 당초 목표했던 속도전이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이 밖에 구체적인 입법 추진과 관련해서도 브레이크 없는 강행 처리가 역풍을 부를 수 있다는 목소리가 일각에서 제기된다. 민주당은 내란·김건희·순직 해병 특검의 수사 기간 연장과 대상 확대를 골자로 한 특검법 개정안과 언론·사법 개혁 법안도 차질 없이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문제는 여기에 특별재판부 설치를 포함한 내란특별법 제정 논의까지 급물살을 타고 있다는 점이다. 헌법상 삼권분립 원칙과 상반된다는 점에서 논란이 있는 주제다. 각종 쟁점 법안 처리를 강행하고 내란특별법까지 밀어붙일 경우 자칫 독주 프레임에 갇힐 수 있다는 점에서 당 내부에서 신중론도 고개를 드는 것이다.

민주당의 한 관계자는 "내년 지방선거를 생각하면 제대로 된 개혁 성과를 내는 게 중요하지만 독주 이미지 사이에서 균형을 잡는 것이 과제"라고 말했다.

국민의힘의 장동혁 대표와 송언석 원내대표를 비롯한 의원들이 1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제429회 정기국회 개회식에 상복차림으로 참석해 애국가를 부르고 있다. 

묘수 없는 野…예산안 처리도 관건

국민의힘은 당장 권성동 의원 체포동의안이라는 민감한 문제부터 직면하고 있다. 통일교 측으로부터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권성동 의원에 대한 체포동의안은 이날 본회의에 보고되지는 않았지만, 오는 9일 본회의에서 보고되고 10일에는 표결에 부쳐질 가능성이 크다. 권 의원은 불체포특권 포기를 선언하며 자진 출석 의사를 밝혔지만, 특검 수사의 정당성을 둘러싼 여야의 공방은 격화되는 흐름이다.

여당의 입법 드라이브와 관련해선 100대 입법 과제를 선정하고 민생정당으로 국민 신뢰를 회복하겠다는 게 국민의힘의 전략이다. 하지만 의석 수 열세에 놓여 있는 상황에서 실질적으로 저지할 뾰족할 대안은 없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쟁점 법안이 상정될 경우,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 등을 통해 대국민 여론전에 집중하고, 필요 시 상임위 보이콧이나 장외 투쟁도 불사한다는 복안이다.

특히 내년도 정부 예산안 처리에 있어서 여야의 극한 대치가 심화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민주당이 지난해 단독으로 예산안을 처리한 전례가 있는 데다, 올해 역시 내년도 728조원 규모의 정부 예산안을 대폭 수정 없이 관철시키겠다는 방침이어서다. 민주당은 단기적인 재정 건전성 저해 우려보다는 경기 회복을 위한 재정 투입에 방점을 찍고 있는 반면, 국민의힘은 "유례없는 빚잔치"라며 대대적인 삭감을 벼르고 있어 정기국회 최대 격전지로 부상할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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