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L도 처방집도 정답은 없다…"美 시장 공략 해법은 맞춤형 조합"
[편집자주] 미국 의약품 유통 구조는 처방약급여관리업체(PBM) 중심으로 재편 중이다. 약가 결정을 비롯해 유통, 보험, 소비자 접근성까지 폭넓게 관여하며 가격 결정 주체로 부상한 PBM은 최근 제조는 외주(제약사)에 맡기고, 유통은 자체적으로 수행하는 '프라이빗 라벨'(PL) 제품으로 '제약사→유통 도매→약국'으로 대표되는 전통적 구조를 PBM 직계 유통망으로 빠르게 전환 중이다. PL 방식이 미국 의약품 공급의 주류가 될 것이란 전망이 고개를 드는 가운데 중장기 수익성과 규제 위험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는 지적도 뒤따른다. 머니투데이는 세계 최대 의약품 시장 미국 내 부는 의약품 유통 변화 바람과 국내사 효율적 대응 방안을 분석해 봤다.

PL은 빠른 시장 확산과 단기 성과 창출에 유리하다. 삼성바이오에피스가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피즈치바'를 PBM과 계약해 PL 방식으로 공급한 것도 초기 환자 풀을 단숨에 확보하기 위한 전략적 선택이었다. 대형 PBM이 보유한 약국 체인을 활용해 생산부터 공급까지 일원화하면 수백만 명의 환자에게 단기간에 접근할 수 있다.
반면 처방집은 신뢰와 안정성이 강점이다. 제약사가 보험사와 협상을 통해 처방집에 제품을 올리면, 환자 본인부담금이 낮아지고 의료진도 안정적으로 처방을 이어갈 수 있다. 셀트리온은 '인플렉트라', '트룩시마', '베그젤마'를 통해 미국 시장에서 꾸준한 점유율을 확보했다. 특히 인플렉트라는 출시 9년 차인 지금도 29% 점유율로 바이오시밀러 1위를 유지한다. 느리지만 한번 확보한 점유율이 쉽게 무너지지 않는 것이 처방집 방식의 장점이다.
문제는 제약사가 두 방식을 양자택일 차원에서 접근할 때 발생한다. 두 방식의 접근법은 선택이 아닌 '맞춤형 조합'이 핵심이기 때문이다. 글로벌 기업들은 이미 이런 맞춤형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테바는 제네릭 제품은 유통사 PL을 통해 빠르게 공급하면서, 오리지널 제품은 처방집에 올려 안정적 수익을 확보한다. 일부 신생 제약사들은 아마존이나 월마트와 협력해 PL로 시장에 먼저 안착한 뒤, 임상 데이터를 기반으로 보험사 협상을 추진한다.
국내 셀트리온 역시 전이성 직결장암 치료제 '베그젤마'를 정부 주도로 의약품 환급이 이뤄져 리베이트 영향이 제한적인 오픈마켓에 집중 공급해 30% 비중의 틈새시장을 공략했다. 여기에 PBM과 처방집 계약을 체결해 공보험·사보험 시장 점유율도 높였다. 오픈마켓과 처방집을 병행한 전략은 후발 주자라는 약점을 극복하고 성장세를 이끄는 원동력이 됐다. 완전한 PL, 처방집 병행 사례는 아니지만 다양한 판매 채널의 조합 중요성을 보여주는 사례다.
미국 시장은 공보험·사보험·오픈마켓이 복합적으로 얽힌 구조다. 단일 채널만으로는 시장 전체를 공략할 수 없다. 제품 가격 정책, 환자군 특성, 경쟁사 구성, 리베이트 비율 등 수많은 변수가 전략 설계에 작용한다. 따라서 제약사는 PL과 처방집을 배타적으로 보지 않고, 각각의 장점을 최적화해 병행하는 맞춤형 전략을 세워야 한다는 것이 업계 결론이다.
미국 시장 공략의 정답은 'PL 또는 처방집'이 아니라 'PL+처방집'인 셈이다. 속도를 제공하는 PL과 안정성을 보장하는 처방집을 어떻게 조합하느냐에 따라 성패가 갈린다. 업계 관계자들이 "특정 공급 방식만이 정답이라는 생각은 위험하고, 제품별로 다른 맞춤 전략을 세우는 것이 미국 시장 성공의 유일한 해법"이라고 입을 모으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미국 시장에 정통한 업계 관계자는 "특정 의약품 공급 방식만이 정답이라는 생각은 복합적으로 구성·운영되고 있는 미국 제약 시장에서 하나의 단면만을 본 것으로, 공급할 수 있는 각각의 유통 방식 모두 정답인 개념으로 접근해야 한다"라며 "의약품별 공보험-사보험-오픈마켓 등 각 시장 유형 비중, 제품 가격 정책, 이해관계자 대상 리베이트 비율, 출시 시점 및 경쟁 제품 구성 등 여러 복합적인 요소들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다양한 유형의 공급 채널을 분석하고, 이에 맞는 세분화된 맞춤형 판매 전략을 추진해 나가면서 가능한 많은 영역에서 포괄적인 성과를 얻는 것이 미국 의약품 유통 구조를 이해하고 효율적으로 공략할 전략을 선택하는데 핵심이 돼야 할 요소다"고 덧붙였다.
정기종 기자 azoth44@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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