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공의 복귀' 광주·전남 상급병원, 필수의료 인력난 여전

곽지혜 기자 2025. 9. 1. 1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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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전공의 진료 현장 복귀 본격
광주 상급병원 60~75% 돌아와
소아과 등 정원 대비 낮은 채용률
“필수의료 붕괴… 제도 개선 시급”
의대 정원에 반발해 병원을 떠났던 사직 전공의 상당수가 업무 현장에 복귀한 1일 광주시내 한 대형병원에서 의료진들이 이동하고 있다. 김양배 기자

의대 정원 확대에 반발해 병원을 떠났던 전공의들이 대거 복귀하며 광주·전남 상급병원도 점차 정상화를 향해 나아가고 있지만, 필수의료 분야의 인력난은 여전히 해소되지 않고 있다.

하반기 전공의 채용을 통해 1년 반동안 지속됐던 진료 공백이 일부 메워지고는 있지만, 소아청소년과·산부인과·응급의학과 등 필수의료 3대 분야는 정원 대비 지원자 수가 현저히 부족한 것으로 나타나며 의료현장의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고 있다.

1일 전남대학교병원과 조선대학교병원 등에 따르면 이날 신규 전공의들이 첫 출근하며 인적 사항 등록과 의사 가운 배부 등으로 분주한 일정을 소화했다. 의정갈등의 여파로 생긴 전공의들의 공백을 PA(진료보조) 간호사들이 채운 만큼 업무 재정비도 속속 이뤄지고 있는 분위기다.

앞서 전남대병원과 조선대병원은 2025년도 하반기 전공의(인턴·레지던트 1년차·레지던트 상급년차) 모집을 통해 전남대병원 총 254명, 조선대병원 총 122명을 채용했다. 정원 대비 70%가량의 전공의들이 배치되면서 중환자 진료와 응급의료, 입원 관리 등 진료는 물론 병원 운영 전반에 활력이 돌것으로 전망된다.

문제는 필수의료 중심의 비인기과는 여전히 지원 기피 현상이 이어지며 과별 선호도에 따른 양극화가 나타나고 있는 점이다.

전남대병원은 이번 채용에서 인턴 108명, 레지던트 1년 차 102명, 레지던트 상급 연차 180명 등 총 380명을 모집했지만, 실제 채용 인원은 총 254명으로 전체 목표 대비 65% 수준으로 집계됐다.

전남대병원 레지던트 상급 연차의 경우 정원 대비 내과 31명 중 23명, 정형외과 14명 중 13명, 피부과 6명 중 5명, 안과 5명 중 5명 등 정원에 근접한 채용을 보인 반면, 소아청소년과는 정원 11명 중 2명, 외과 9명 중 3명, 산부인과 9명 중 3명 등 정원 대비 채용 인원의 차이가 선명한 과도 존재했다. 응급의학과는 12명 정원 중 8명만 채워졌다.

레지던트 1년 차도 비슷한 흐름이다. 내과 정원 20명 중 15명, 마취통증의학과 5명 중 5명, 정형외과 5명 중 5명 등 비교적 수급이 원활한 과와, 소아청소년과·산부인과·응급의학과처럼 정원이 5~6명임에도 각각 1명씩만 채용된 과의 편차가 뚜렷하게 나타났다.

조선대병원은 이번 하반기 채용에서 인턴 30여명, 레지던트 1년 차 30여명, 레지던트 상급 연차 60여명 등 총 122명이 최종 합격해 전체 목표 인원 159명 중 76.7%가 채워졌다.

조선대병원 역시 내과 21명 중 16명, 정형외과 12명 중 12명, 성형외과 3명 중 3명, 마취통증의학과 11명 중 10명 등 대부분과에서 정원 대비 높은 채용률을 보였지만, 소아청소년과 정원 9명 중 1명, 산부인과는 5명 중 2명이 채용되는 등 일부 과목에서는 여전히 미진한 전공의 수급률을 보였다. 응급의학과는 정원 12명 중 8명이 채용됐다.

이와 같은 필수의료과 기피현상은 지역에 국한되는 일을 아니다. 소아청소년과와 산부인과, 응급의학과 등 이른바 '필수의료 3대 과목'은 의료서비스 수요는 높은 반면, 업무 강도나 법적 책임, 수익성 등의 문제로 기피 현상이 지속되면서 전공의 미달 사태가 좀처럼 해소되지 않고 있다. 의정 갈등 이후에는 전공의 기피과목 쏠림 현상이 더욱 가속화되면서 필수 의료과 붕괴 우려까지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정부는 지역 의료와 필수·공공의료 강화를 핵심 국정과제로 선정하고 고난도 수술과 처치 등 상대적으로 저평가된 필수의료 분야에 대해 지속적으로 수가를 인상, 오는 2030년까지 필수의료 분야에 적정한 보상이 이뤄질 수 있도록 수가 체계를 개편할 계획을 밝혔지만, 의료 현장에서는 여전히 현실과 괴리가 크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역 의료계 관계자는 "전공의 사태 이전 수준까지 회복되긴 어렵겠지만, 이번 복귀로 진료 차질이 있었던 부분은 일정 부분 빠르게 정상화될 수 있을 것"이라며 "다만 의사 수가 늘었다고 해서 곧바로 진료 가능 인력이 충분해졌다고 보기는 어렵다. 현장의 문제는 단순히 숫자의 문제가 아니다. 수련 환경의 지속 가능성과 안전성, 적정한 보상과 법적 보호가 뒷받침되지 않는 한 필수의료는 유지되기 어렵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