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주력 산업, 대미 수출 친환경 전환으로 대응해야"

이원재 기자 2025. 9. 1. 1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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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대미 수출 41% 차지
관세 부과로 경쟁력 약화 우려
친환경 기술 개발이 '돌파구'
수출 대기 중인 자동차. /연합뉴스

한미 관세협상과 정상회담 이후 경남 주력 산업이 기회와 위기를 동시에 맞고 있다. 자동차 산업은 15% 관세 부과로 경쟁력 약화가 우려되는 반면, 조선업은 미국의 대규모 투자 프로젝트에 참여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이런 가운데 경남 주력산업의 대미 수출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친환경 전략'을 강화해야 한다는 제언이 나왔다.

경남투자경제진흥원은 최근 이같은 내용을 담은 '한-미 관세협상에 따른 경남지역 영향 및 대응방향'을 발표했다.

미국은 경남의 최대 수출국으로 지난해부터 올해 7월까지 전체 수출액의 22.9%(166억 4525만 달러)를 차지했다. 특히 자동차 산업은 미국 내 저가 소형 SUV(스포츠 유틸리티 차량) 시장에서 제품 경쟁력이 강하고, 자동차 부품과 타이어 등 관련 품목도 고르게 분포하고 있다. 자동차가 30.4%, 자동차 부품이 7.2%, 자동차 타이어가 3.5%로 전체 대미 수출액의 41.1%를 차지해 관세 변화의 직접적 영향을 받는다.

일단 자동차 산업은 관세 부과 이전 조기 출하 전략으로 단기적 수출 증가 효과를 봤다. 한국지엠의 트랙스오버 차종을 중심으로 물량을 선제 확보했지만, 관세 부과 이후에는 가격 경쟁력 약화로 수출 감소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관세율이 무관세에서 15%로 오르면서 원가 부담이 커지고 차량 가격 상승은 수요 감소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S&P 글로벌 모빌리티는 올해 미국 차량 판매 전망치를 기존 1.2% 증가로 전망했으나 관세 조치로 3.1% 감소할 것으로 수정했다.

관세 영향은 부품업계에도 미친다. 완성차 업체의 부품 단가 인하 압력이 거세질 수 있고, 미국 완성차업체에 대한 국내 부품업체의 공급 비중이 높은 만큼 수익성 악화가 우려된다.

다만, 기회 요인도 존재한다. 자동차 가격 인상은 판매 차량 다운사이징 현상(세단형 승용차, 중소형 SUV 수요 증가)을 초래할 가능성이 크다. 이는 경남의 소형차 수출 경쟁력에 기회로 작용할 수 있다.

또, 신차 가격 상승으로 차량 교체 수요가 감소하면서 AS 부품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 승용차 평균 연식이 14년에 달하는 가운데 차량 교체 지연에 따라 AS 부품 시장이 지속적으로 성장할 전망이다. 특히 미국이 중국산 부품에 높은 관세를 부과하고 있어 경남 부품업체들의 AS 부품 시장 진출이 기회로 작용할 수 있다.

보고서는 "경남 자동차 산업은 소형차 수출 경쟁력을 강화해 다운사이징 트렌드에 적극 대응해야 한다"며 "AS 부품시장에 진출해 중국, 멕시코 등 주요 공급국 대비 가격 경쟁력을 확보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친환경 전환의 중요성도 관건이다.

트럼프 행정부가 친환경 정책을 폐기하고 화석 연료 생산을 확대하려는 움직임에도 미국 내 전기차 충전 인프라 확충은 지난 2분기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연말까지 미국 내 고속 충전 포트는 1만 6700개가 추가 설치될 전망이다.

진흥원은 "미국 전기차 시장의 성장 동력이 강력하고, 민간 투자가 지속적으로 이루어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경남 친환경차 부품 제조업의 미국 시장 변화에 대응한 전기차 부품 개발 및 수출 확대 추진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조선업은 기회 요인이 크다. 미국이 추진하는 '마스가(MASGA·미국 조선업을 다시 위대하게)' 프로젝트가 본격 가동을 앞두고 있기 때문이다. 총 1500억 달러 규모의 대형 투자 사업으로, 경남 조선업계는 중장기적 수주 확대와 경쟁력 강화 기회를 기대할 수 있다. 프로젝트 종료 이후에도 친환경 전환과 노후 선박 교체 수요가 이어질 전망이다.

다만, 프로젝트는 함정 MRO(유지·보수·정비), LNG 운반선 건조 등 일부 분야에 제한돼 있어 경남 기자재업체의 직접 수혜는 크지 않을 수 있다. 또, 미국 중심의 조선업 생태계 재편 과정에서 일부 조선 기자재 기업들이 미국으로 이전하거나 분산될 가능성이 있다.

보고서는 "미국 중심의 공급망 재편에 대응해 현지 협력업체와의 파트너십을 강화하고, 지역 내 생산과 미국 현지화를 동시에 추진하는 하이브리드 전략을 검토해야 한다"며 "관세 부담 및 대미 수출 감소를 보완하기 위해 동남아, 유럽 등을 중심으로 새로운 시장을 개척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특히 친환경 기술 개발을 통한 경쟁력 확보를 주요 과제로 꼽았다. 국제해사기구(IMO)는 2030년 국제해운 탄소배출을 2008년 대비 40% 감축하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규제 강화에 들어간 만큼 친환경 기술이 곧 경쟁력이라는 뜻이다.

마지막으로 투자경제진흥원은 "마스가 프로젝트와 IMO 환경 규제 강화에 대응해 친환경 선박 기술 개발에 집중해야 한다"며 "LNG, 수소, 전기 추진 선박 등 고부가가치 선박 생산 능력을 확대하고, 글로벌 시장에서 기술 경쟁력을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원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