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 탐구 생활’…개들이 맨홀을 지나는 법?! [Pet]

2025. 9. 1. 1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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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집 반려견 수리는 산책할 때 맨홀 뚜껑을 절대 밟지 않는다. 뚜껑을 따라 반원을 그리며 돌아 다시 직진한다. 웃으며 무심코 넘겼는데, 얼마 전 다른 집 반려견 하뚜가 맨홀 뚜껑을 아무렇지 않게 밟고 지나는 것을 보고 새삼 놀라고 말았다. 뭘까? 무슨 차이일까?

맨홀 뚜껑을 대하는 반려견들의 정반대 반응을 인식한 뒤로 동네 반려견들을 유심히 살폈다. 지금까지 통계는 이렇다. ‘당당이’와 ‘하뚜’와 ‘아로’는 밟는다. ‘수리’와 ‘사랑이’와 ‘몽이’와 ‘봉지’는 피해서 간다. ‘복돌이’는 심지어 구멍에 코를 박고 한참을 머물 때도 있다. 그래서 또 궁금해서 찾아본, 하등 중요하진 않지만 흥미롭고 재미있는 ‘개는 다 그런가요?’ 편.

(일러스트 프리픽)
인터넷 검색을 해 보니 아니나 다를까 ‘강아지들이 맨홀 뚜껑을 밟나요?’라는 질문이 여럿이다. 댓글들은 ‘돌아가거나 점프해요’, ‘무서운지 피해 다녀요’, ‘우리 애는 열심히 냄새를 맡아요’, ‘우리 개는 몸을 엄청 비벼요’, ‘뚜껑 위에서만 소변을 봐요’ 등 반응도 제각각이다.

한 훈련사는 개들이 맨홀 뚜껑을 피하는 몇 가지 이유를 이렇게 설명한다. 일단, 맨홀 뚜껑의 재질(금속성)이 너무 차거나 미끄럽게 느껴져 예민한 발바닥이 불편감을 느낄 수 있다는 것. 또 금속성이 풍기는 특유의 냄새가 후각이 발달한 개들에게는 훨씬 강하게 느껴지고, 이를 위험 신호로 받아들여질 수도 있다고 한다. 뚜껑 아래에서 들려오는 소리도 기피 요인이다. 눈에는 보이지 않는데 물 흐르는 소리가 들리고 윙 하는 진동과 공기의 흐름 소리 등이 느껴져 겁을 먹는다는 것이다. 보도블록과는 다른 맨홀 뚜껑의 색과 재질이 ‘뭔가 다른데?’ 하고 경계심을 갖게 할 수도 있단다.

정리하자면 결국 감각 기관이 고도로 발달한 그들이기에 보이는 행동이겠다. 그중 낯선 자극을 한층 예민하게 받아들이면 기피파가 되고, 반대로 그 자극에 흥미를 느끼거나 취향에 맞으면 선호파가 된다. 냄새든 소리든 그러려니 하면 무시파가 되는 거고.

생각해 보면 맞는 것도 같다. 똥꼬발랄한 ‘당당이’는 맨홀 뚜껑이 있다는 것도 모를 만큼 칠락팔락 마구 돌아다닌다. 들개 태생인 ‘복돌이’는 여전히 야생성이 강해 무슨 냄새든 달려가 맡으려 하고, 큰 덩치에 느긋한 ‘아로’는 주변은 신경 쓰지 않고 천천히 산책을 즐기는 스타일이다. 그런가 하면 뚜껑 기피파인 ‘수리’와 ‘사랑이’, ‘봉지’는 소형견에 반려인 껌딱지라는 공통점이 있다.

조금 시시하지만 ‘개들은 다 그런가요?’에 대한 답은 대부분 ‘개바개’로 마무리된다. 맨홀 뚜껑 반응 역시 개의 성향에 따라 다르다. 그러니 어느 한쪽이 좋고 나쁜 문제는 아니고, 다만 맨홀 뚜껑을 너무 무서워한다면 둔감화 훈련을 통해 두려움을 조금이라도 덜어 주면 최선인 것이다.

[ 이경혜(프리랜서, 댕댕이 수리 맘) 일러스트 프리픽]

[본 기사는 매일경제 Citylife 제995호(25.09.02)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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