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잘못하면 투자자들 ‘나비’처럼 날아간다”...한국 에너지 정책 꼬집은 이 남자

유준호 기자(yjunho@mk.co.kr) 2025. 9. 1. 1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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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 투자자들은 '나비'와 같다. 정책이 불안해지면 금세 날아가 버린다. 시장과 투자자들에게 정책 신뢰를 주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세계적인 에너지 전문가 파티 비롤 국제에너지기구(IEA) 사무총장은 '한국의 새 정부가 역점을 둬야할 에너지 정책'을 묻는 질문에 이 같이 답했다.

비롤 사무총장은 "현 정부가 한국 경제에 필수적인 원자력의 중요성을 잊지 않고, 균형 있는 에너지믹스를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점은 긍정적"이라면서 "전통적인 원전뿐 아니라, 머지않아 한국에 소형모듈원자로(SMR)도 도입되길 기대한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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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티 비롤 IEA 사무총장 단독 인터뷰
에너지, 정치에서 분리해
경제 관점으로 바라봐야
李정부, 원전 중요성 인정은 긍적적
한미 원전동맹 ‘팀코러스’ 경쟁력
원천기술·시공능력으로 시너지
중·러 중심 원전 시장 재편 가능성
강력한 대항마로 급부상 할 것
파티비롤 IEA 사무총장이 매일경제와 인터뷰하고 있다. [김호영 기자]
“에너지 투자자들은 ‘나비’와 같다. 정책이 불안해지면 금세 날아가 버린다. 시장과 투자자들에게 정책 신뢰를 주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세계적인 에너지 전문가 파티 비롤 국제에너지기구(IEA) 사무총장은 ‘한국의 새 정부가 역점을 둬야할 에너지 정책’을 묻는 질문에 이 같이 답했다. 한국의 에너지 정책은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과 윤석열 정부의 ‘탈탈원전’ 등으로 갈지자 행보를 보인 바 있다.

비롤 사무총장은 지난달 29일 매일경제와 인터뷰를 통해 “한국 정부가 장기적인 안목에서 균형감 있는 에너지 정책을 추진해야한다”고 조언했다. 올해로 10년차 IEA 수장을 맡는 그는 “그동안 각국 정부가 바뀌면서 에너지 정책이 흔들리고, 국제 분쟁이 얽히면서 에너지가 지나치게 정치화 되는 것이 가장 큰 골칫거리였다”며 “에너지가 정치가 아닌 경제의 문제로 다뤄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는 탈원전 대신 ‘에너지 믹스’를 꺼내든 이재명 정부의 에너지 정책 방향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를 했다. 비롤 사무총장은 “현 정부가 한국 경제에 필수적인 원자력의 중요성을 잊지 않고, 균형 있는 에너지믹스를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점은 긍정적”이라면서 “전통적인 원전뿐 아니라, 머지않아 한국에 소형모듈원자로(SMR)도 도입되길 기대한다”고 평가했다.

파티비롤 IEA 사무총장이 매일경제와 단독 인터뷰를 하고 있다. [김호영 기자]
비롤 사무총장은 최근 한미간 원자력 협력 움직임에 대해서도 큰 의미를 부여했다. 원전 원천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미국과 시공·운영 능력을 바탕으로 대형 원전 프로젝트에 강점을 지닌 한국이 만나 시너지를 낼 수 있다는 점에서다.

그는 “미국은 특히 소형모듈원자로(SMR) 분야에서 혁신을 주도하고 있으며, 이는 유연한 배치와 낮은 초기 비용의 장점을 가진다”며 “한국은 대형 원전 프로젝트를 미국이나 유럽보다 예산·일정 측면에서 더 안정적으로 수행해온 건설 실적을 보유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KPMG는 SMR 시장이 2040년까지 3000억 달러(418조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특히 비롤 사무총장은 한미간 원전 동맹이 글로벌 원전 수출 지형에 큰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2207부터 2024년 사이 착공된 원전 52기 중 25기는 중국이 설계를 맡았고, 23기가 러시아 설계였다”며 “한미 협력은 원전 시장 다변화에도 기여할 수 있고, 동남아시아 등 신규 원전 도입을 추진하는 국가들에 매우 매력적인 옵션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파티비롤 IEA 사무총장 [김호영 기자]
비롤 사무총장은 한국이 인공지능(AI) 확산과 에너지 전환 가속화 속에서 새로운 기회를 찾을 수 있을 것으로 관측했다. 그는 “청정에너지 기술 제조 시장은 현재 7000억 달러(975조원) 규모이지만 향후 10년간 2조 달러(2788조원)로 성장할 것이고, 이는 글로벌 원유 시장에 맞먹는 규모”이라며 “한국은 세계 각국의 공급망 다변화에 기여할 수 있고, 그 과정에서 경제적인 혜택을 누릴 수 있는 위치에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그는 “한국은 글로벌 배터리 공급망에서 중국을 제외하면 몇 안되는 리더국으로 손꼽힌다”며 “변압기와 케이블 등 핵심 전력망 장비 분야로도 리더십을 충분히 확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비롤 사무총장은 한국이 글로벌 AI 경쟁에서 주도권을 잡기 위해서는 안정적인 전력공급과 유연한 전력망 시스템이 필수적이라고 내다봤다. 이같은 관점에서 그는 이재명 정부가 추진하는 ‘에너지 고속도로’에 긍정적인 평가를 보냈다.

비롤 사무총장은 “유럽, 미국, 아프리카, 중남미 등 세계 각국의 지도자들과 협력하면서 공통적으로 느낀 것이 바로 세계 각국의 송전망 부족 문제 였다”며 “한국 정부가 이 문제를 정확히 진단하고, 재생에너지를 비롯한 모든 전력을 소비자에게 원활히 공급할 수 있도록 송전망 확충에 나선 것은 훌륭한 결정”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그는 “발전과 송전망을 동시에 충분히 갖춘 나라를 지금으로로서는 꼽기가 어려운 상황”이라며 “에너지고속도로가 조속히 현실에 구현돼 한국이 그 롤모델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 파티 비롤은... 파티 비롤 박사는 2015년부터 국제에너지기구(IEA)의 사무총장으로 재직하고 있다. 세계 에너지 분야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 중 한 명(2009년 포브스 선정)으로 꼽혔다. 세계경제포럼(WEF) 에너지자문위원회 의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IEA 이전에는 석유수출국기구(OPEC)에서 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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