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년전 독일 떠돌던 작품들 이제 고국을 돕니다"

임창균 2025. 9. 1. 1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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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환 소식을 들을 때만 해도 사실 실감이 안 났습니다. 옥중에 있을 때 독일에서 순회전이 있다는 것도 몰랐으니까요. 그 작품들을 이제 우리나라에서 선보일 생각을 하니 만감이 교차합니다."

작가는 "작업실을 보면 알겠지만 현재 전시회를 열 생각도 못하고 작품만 쌓여가는 상황이다. 신안의 동아시아인권평화미술관 건립과 관련해 작가들과 만나는 등 일정이 많아 정신없이 바쁘다"며 "독일 작품들도 전시회를 생각 안하고 조용히 지나가려 했는데, 반환 소식을 듣고 부산에서 먼저 제의를 해줘서 열게 됐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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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회전 판화작품 품에 안은 홍성담 작가]
작품 훼손 우려 전문가 참석 공개
5월 판화전 인연…부산 첫 전시
울산·광주 등 내년까지 전국 순회
계엄 후 더 단단해진 민주화 실감
“관람객, 작품 속 의미 공감해주길”
1일 오전 홍성담 작가(왼쪽)가 경기 안산시 소재 자신의 작업실 앞에서 독일 순회전 자료들을 받고 있다.

"반환 소식을 들을 때만 해도 사실 실감이 안 났습니다. 옥중에 있을 때 독일에서 순회전이 있다는 것도 몰랐으니까요. 그 작품들을 이제 우리나라에서 선보일 생각을 하니 만감이 교차합니다."

1일 오전 찾은 경기 안산시 소재 홍성담 작가의 작업실은 1층에서 2층까지 작품들과 각종 도구들로 가득 들어차 있었다. 이날은 35년 전 독일 전역을 돌며 한국의 비민주적 현실을 알린 작품들이 돌아오는 날이다. 홍 작가는 담담한 표정이었으나 수차례 휴대전화에서 울리는 알림음이 배송 안내 문자일까 들여다보며 기대를 감추지 못하는 표정이었다.

오전 10시 30분께 도착한 택배 차량에서는 3개의 나무 궤짝이 내려졌다. 궤짝 안에는 독일 순회전에 선보인 작품 50여 점과 관련 자료 50여 점 등이 담겨 있다는 것을 물품 목록을 통해 알 수 있었다. 작가는 목록의 한 줄 한 줄을 손가락으로 짚어갈 때마다 "이게 어떤 작품이더라", "이것도 전시됐었나"라며 혼잣말처럼 되뇌이기도 했다.

작가는 "당시 옥중에 있어서 어떤 작품이 건너갔는지 모르는 것도 있지만, 직접 만든 작품 중에도 판화 원판 행방이 사라진 것도 많아 모든 작품을 다 기억하지 못한다"며 "초기인 1979년 작품도 있는데 예전이라 확실하지는 않아도 어렴풋이 기억이 나는 것도 같다"고 말했다.

곧바로 자료들을 개봉하는 듯 했으나 궤짝들은 작업실 1층 창고에 그대로 보관됐다. 이번에 반환된 작품들은 자료 훼손 등의 문제를 방지하기 위해 부산으로 옮긴 후 오는 23일 부산민주공원 학예실장으로 활동한 신용철 기획자와 예술계와 종교계 관계자 등이 모인 자리에서 개봉키로 했다. 이어 9월 27일부터 10월12일까지 부산가톨릭센터에서 열리는 전시회에서 처음 대중에 공개된다.

당초 홍 작가는 전시회를 열 계획이 없었다. 무등일보 보도를 통해 작품 반환 소식이 알려졌고 신용철 기획자가 가장 먼저 적극 요청하면서 추진됐다.
홍성담 작가

홍 작가는 부산과 각별한 인연도 있다. 작가의 5월 판화 연작이 처음 공개된 시기는 1982년 광주대교구 남동성당 공개미사였으며 이후 타 지역 중 가장 먼저 전시회가 열린 곳이 1989년 부산가톨릭센터였다. 23일 자료 공개 자리에는 1989년 전시를 추진했던 송기인 신부도 참석한다. 이후 10월에는 울산노동역사관에서, 내년 1월에는 광주 갤러리생각상자에서 전시가 계획돼 있으며, 수도권과 타지역 전시도 추진 중이다.

작가는 "작업실을 보면 알겠지만 현재 전시회를 열 생각도 못하고 작품만 쌓여가는 상황이다. 신안의 동아시아인권평화미술관 건립과 관련해 작가들과 만나는 등 일정이 많아 정신없이 바쁘다"며 "독일 작품들도 전시회를 생각 안하고 조용히 지나가려 했는데, 반환 소식을 듣고 부산에서 먼저 제의를 해줘서 열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옥중에 있을 때 많은 분들의 노력으로 몰래 독일로 건너간 작품들이 이제는 비행기를 타고 버젓이 제 작업실로 돌아왔다. 지난해 비상계엄 사태를 견뎌내며 한국의 민주주의가 더욱 건강하고 단단해졌다고 생각한다"며 "광주에서 먼저 못한 것은 아쉽지만 부산도 그만큼 의미가 있는 곳이다. 전국을 돌며 많은 분들이 작품에 담긴 이야기에 공감해주셨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글·사진=임창균기자 lcg0518@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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