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잘하면 스타 되니까" 포커페이스 뒤에 이런 야망이, '고교무대 최종전 12K' 경남고 장찬희

신원철 기자 2025. 9. 1. 1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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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남고 장찬희 ⓒ곽혜미 기자
▲ 경남고 투수 장찬희는 고교 무대 마지막이 될 봉황대기 결승전에서 최고의 투구를 펼쳤다. 105구를 꽉 채우고 8⅔이닝 12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했다. 내심 완봉승까지 노렸지만 아웃카운트 하나가 부족했다. 대회는 경남고의 우승으로 끝났고, 장찬희가 최우수선수상을 수상했다. ⓒ 신원철 기자

[스포티비뉴스=신원철 기자] 투수라면 냉정해야 한다는 마음으로 마운드에 선 포커페이스 투수. 하지만 마음 속에는 '내가 잘하면 스타가 된다'는 야심이 있었다. 경남고 투수 장찬희는 고교 무대 마지막 경기에서 진짜 스타가 됐다. 8⅔이닝 12탈삼진 무실점으로 최고의 투구를 펼치며 모교에 2025년도 2관왕을 안겼다.

경남고등학교는 지난달 31일 서울 목동야구장에서 열린 제53회 봉황대기 전국고교야구대회 마산용마고등학교와 결승전에서 연장 10회 2-1 끝내기 승리를 거뒀다. 대통령배에 이어 봉황대기까지 전국대회 2회 연속 우승이자, 1998년 청룡기-봉황대기에 이어 27년 만의 2관왕이다. 장찬희는 비록 승리투수가 되지는 못했지만 대회 최우수선수상을 수상하는 영광을 누렸다. 그는 "마지막 대회라서 솔직히 선수들이 지치기도 했는데 모든 경기가 마지막이라고 생각하고 즐기면서 하려고 했는데 우승까지 했다"고 얘기했다.

경남고 전광열 감독은 경기를 앞두고 선수들에게 '오늘이 우리의 12월 31일'이라며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하고, 또 9월 1일부터 새해 준비를 시작하자는 메시지를 전했다. 장찬희에게도 다시 한번 마음가짐을 다잡는 계기가 됐다. 장찬희는 "정말 오늘이 유니폼 입고 경기하는 마지막일 수 있겠구나 생각이 들었다. 남다른 마음가짐을 가졌던 것 같다"고 말했다.

투구 수 제한 규정에 따른 의무 휴식일에 걸려 대통령배 결승전 마운드에 서지 못했던 만큼 이번 결승전이 더욱 특별했다. 장찬희는 "확실히 대통령배 결승전할 때 관중석을 보니 준결승 8강 이럴 때보다 사람들이 많이 왔더라. 이렇게 사람 많은 경기에서 던져보고 싶었다. 마침 봉황대기에서는 던질 수 있는 상황이 돼서 다행이다"라며 "결승전만 봤을 때는 봉황대기에 관중이 더 많았다. 사람 많으면 많을수록 내가 잘하면 스타가 된다는 마음가짐으로 던졌다"고 밝혔다.

▲ 경남고 장찬희 ⓒ곽혜미 기자

스타가 되겠다는 마음으로 던졌지만 표정은 늘 그렇듯 침착했다. 장찬희는 "원래 차분한 편이기는 한데 투수는 조금 마운드에서 내려오기 전까지는 감정을 숨겨야 한다고 생각한다. 차분하면 차분할 수록 냉정하게 승부할 수 있다고 생각해서 마운드에서 그렇게 하는 것 같다"고 얘기했다.

그래도 동료들의 호수비에는 슬쩍 미소를 지어보이기도 했다. 7회 중견수 박재윤이 연달아 호수비를 펼쳤을 때와 9회 무사 1, 2루 위기에서 포수 정문혁이 2루 주자를 잡아냈을 때는 숨겼던 감정을 드러냈다. 장찬희는 "어제는 원래보다 표정이 미소 같은 게 있었다. 감정 표현이 조금 더 있었다. 마지막 경기니까 최대한 즐기려고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9회에는 문혁이 송구가 허리 높이 정도로 가길래 원바운드 되는 줄 알았는데 그대로 유격수인 (신)지우 글러브에 들어가더라. 이때까지 본 문혁이 송구 중에 제일 빨라서 놀랐다. 그때도 나도 모르게 내가 삼진 잡았을 때보다 과격하게 세리머리했던 것 같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마지막 경기가 점점 끝난다는 생각을 갖게 되니까 조금씩 그런 행동을 한 것 같다. 해보고 나니까 다 해봤다는 생각에 후련한데 앞으로 프로 가면 다시 숨기고 할 생각이다"라고 얘기했다.

장찬희는 올해 경기를 치르면서 점점 더 좋은 내용을 보여줬다. 그리고 봉황대기 8⅔이닝 12탈삼진 무실점으로 확실한 눈도장을 받았다. 장찬희의 고교 무대 첫 두 자릿수 탈삼진 경기였다. 그는 "청룡기 대통령배도 그렇고 여름동안 많이 던져서 팔상태 몸상태가 많이 다운돼 있어서 구속보다는 제구 위주로 승부하려고 했다. 그래야 나도 힘이 덜 들고. 덕분에 삼진도 많이 잡을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9회 2사까지 104구를 던진 장찬희는 3번타자 김주영 타석에서 초구를 던지면서 한계 투구 수인 105구를 꽉 채웠다. 이 상황에 대해 장찬희는 "한 타자씩 집중하면서 승부하다 보니까 어느새 9회 2사까지 가 있었다 마지막 105구째 하나 남았을 때는 타자가 쳐주기를 바라면서 스트라이크를 밀어넣었다. 안 쳐주더라"라며 웃었다.

또 "104구째 던지고 벤치 쪽을 봤는데 투수코치님이 감독님께 물어보는 것 같더라. 감독님이 손가락으로 1개 제스처 하는 걸 살짝 본 것 같다. 감독님이 맡겨주신 만큼 스트라이크를 집어넣으려고 노력했다"고 밝혔다.

이제 장찬희는 프로 무대에 도전한다. 그는 자신을 소개해달라는 말에 "이렇다 할 단점 없는 투수라고 생각한다. 엄청나게 특출난 면이 있다고 말하기는 쉽지 않지만 여러 면에서 잘하는 선수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 장찬희는 대통령배 전까지 모자 챙을 펴고 지냈다. 대통령배 이후 챙을 구부려 쓰기 시작했는데, 그때부터 LG 유영찬을 닮았다는 말을 계속 들었다고 했다. ⓒ곽혜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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