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쌀값’에 소비자들 뿔 단단히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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쌀값이 크게 오르는 데 정부 비축미가 제때 풀리지 않으면서 서민 고통이 커지고 있다.
20㎏ 쌀 한 포대가 6만원대를 넘어섰고, 식당의 공깃밥 한 그릇이 2000원으로 치솟으면서 정부의 과도한 시장 격리조치에 대한 비판이 거세다.
그런데도 정부는 지난해 햅쌀 약 36만t을 공공비축으로 매입한 뒤 20만t 이상을 선제적으로 시장에서 격리하는 조치를 단행했다.
2021년 37만t이던 정부의 쌀 시장 격리는 2022년 35만t, 2023년부터는 20만t 안팎이 되면서 쌀이 부족한 구조를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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햅쌀 출하 때까지 묘수 없어 더 불안
![하나로마트 쌀 매대. [연합뉴스]](https://img1.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09/01/dt/20250901174740349lpsc.jpg)
쌀값이 크게 오르는 데 정부 비축미가 제때 풀리지 않으면서 서민 고통이 커지고 있다. 20㎏ 쌀 한 포대가 6만원대를 넘어섰고, 식당의 공깃밥 한 그릇이 2000원으로 치솟으면서 정부의 과도한 시장 격리조치에 대한 비판이 거세다. 가뜩이나 물가고가 심각한 가운데 농민의 반발을 의식한 ‘정치 쌀값’ 논리에 소비자들의 뿔이 날대로 났다.
1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지난 7월 31일 기준 백미 20㎏ 소매가격은 6만573원으로 연내 최고가를 기록했다. 소비자의 심리적 마지노선인 6만원선을 훌쩍 넘어선 것이다. 지난달 29일에는 5만9962원을 기록해 평년보다 13.5%, 전년 보다 15.6% 폭등했다.
자급률이 90% 안팎에 달하는 데서 보듯 쌀은 매년 소비량보다 생산량이 많은 대표적 초과공급 품목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부의 지나친 시장격리 조치가 오히려 쌀값 불안을 키운다는 분석이 나온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2024년 쌀 생산량은 365만7000톤(t)으로 예상 소비량보다 12만8000t 많았다. 그런데도 정부는 지난해 햅쌀 약 36만t을 공공비축으로 매입한 뒤 20만t 이상을 선제적으로 시장에서 격리하는 조치를 단행했다. 인위적으로 쌀 공급을 대폭 줄이자 햅쌀 가격은 11월부터 반등 흐름을 탔고,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다. 정부가 지난달 비축미 3만t을 미곡종합처리장(RPC)을 통해 공급했지만 효과는 적었다. 그렇다고 추수철을 앞두고 있어 가격 인위 조정에 나서는 것도 농민 반발 등 부담이 크다.
쌀값 폭락 때마다 벌어진 농민의 집단행동은 농식품부의 정책 운신 폭을 좁히곤 했다. 2021년 37만t이던 정부의 쌀 시장 격리는 2022년 35만t, 2023년부터는 20만t 안팎이 되면서 쌀이 부족한 구조를 만들었다.
정부는 구조적 공급과잉에 따른 쌀 수급 불안을 완화하고 수입 의존도가 높은 식량작물의 국내 생산을 확대하기 위해 2023년부터 ‘전략작물직불제’를 운영해왔다. 하지만 이 제도도 예산지원 가능한 면적이 부족해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쌀이 소비량보다 더 많이 생산되면 남는 쌀을 정부가 수매하는 내용의 양곡법 개정안 국회 통과도 변수다.
문제는 햅쌀이 나오는 10월까지 가격을 잡을 뾰족한 수가 없다는 데 있다. 전문가들은 쌀값은 기상 여건이나 시장 격리 폭 등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만큼 다각도로 검토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홍기용 인천대 경영학부 교수는 “쌀값은 미국의 쌀 시장 개방 압력과 예산, 하반기 수매 규모, 수급 문제 등이 얽혀 있다”라며 “정치 논리에서 한 발 떨어져 비축미 방출을 포함한 수매 대책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고 밝혔다.
염명배 충남대 경제학과 명예교수는 “정부가 쌀값을 직접 부양해온 건 사실이지만, 가만히 뒀다면 쌀값은 더 떨어졌을 것”이라며 “농민 피해와 식량 안보를 고려해 개입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식량 안보 문제는 시장 논리와 별개로 접근해야 한다”며 “자칫 두 문제를 한데 묶어 정책을 추진하면 시장에 큰 혼란이 올 수 있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정부의 시장격리는 과잉 개입이라기보다 ‘가격 하락 회피’가 정책·재정상 유리하다는 판단에서 나온 조치라는 분석도 있다. 김한호 서울대 농업·자원경제학과 교수는 “본격 수확기에 들어서면 쌀값은 떨어질 수밖에 없다”며 “지금은 정부가 조금 더 타이트하게 유지하는 것이 양곡관리법 체제의 지속성 측면에서 유리해 가격 방어가 필요한 환경에서 나온 조치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송신용 기자 ssysong@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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