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무로에서] 佛 연금개혁 실패 후 공공부채 늪에 빠져 韓에도 곧 닥칠 위기

이재철 기자(humming@mk.co.kr) 2025. 9. 1. 17:42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7년 전 파리 샹젤리제 거리를 채운 노란 조끼 행렬은 재정 파탄의 전조였다.

유럽의 경제 우등생 프랑스가 '공공부채'라는 방 안의 코끼리 때문에 빠르게 병들고 있다.

2018년 노란 조끼 시위로 상징되는 재정 지출 확대 요구와 연금개혁의 빈번한 좌절 속에 공공부채가 국내총생산(GDP)의 113%까지 올랐다.

먼 나라 프랑스의 부채 상황을 강조하는 이유는 선제적 연금개혁의 중요성 때문이다.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7년 전 파리 샹젤리제 거리를 채운 노란 조끼 행렬은 재정 파탄의 전조였다.

유럽의 경제 우등생 프랑스가 '공공부채'라는 방 안의 코끼리 때문에 빠르게 병들고 있다. 이 나라 공공부채가 어느덧 5200조원에 이른다.

부채의 적절한 증가는 그 나라 경제 성장에 불쏘시개 역할을 한다는 점에서 이롭다. 하지만 프랑스 나라 살림은 정상 궤도를 이탈했다. 2018년 노란 조끼 시위로 상징되는 재정 지출 확대 요구와 연금개혁의 빈번한 좌절 속에 공공부채가 국내총생산(GDP)의 113%까지 올랐다. 유럽연합(EU) 회원국 중 그리스, 이탈리아에 이은 3위다.

방향성도 문제다. 1·2위 국가들은 2012년 이른바 남유럽 재정위기를 통해 재정건전성에 힘써왔다. 부채 비율이 꾸준히 낮아지는 우하향 국가들이지만 프랑스는 7년간 브레이크 없는 우상향이다.

먼 나라 프랑스의 부채 상황을 강조하는 이유는 선제적 연금개혁의 중요성 때문이다. 프랑스는 2023년 퇴직연금 수령 가능 나이를 62세에서 64세로 늦추는 개혁을 진행하려다 대규모 노조 파업 등으로 나라 경제가 휘청였다. 젊었을 때부터 고단한 노동에 시달린 국민은 '연금이 있는 삶'을 고대한다. 그런데 정부가 계약을 바꾸려 하자 전국적 파업으로 맞섰다. 안타깝지만 샹젤리제 거리의 시위는 서울 광화문에서 재연될 수 있다. 한국도 프랑스처럼 연금개혁에서 돌파구를 찾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자유방임 경제학의 거두 밀턴 프리드먼은 연금을 국가가 저지르는 폰지(다단계) 사기라고 비유했다. 세금을 납부하는 근로자 수보다 수혜자가 급격히 늘어나는 구조에서 유효하지 않다는 것이다. 기대 수명이 빠르게 향상되고 출생률이 급감하는 한국은 그 어느 나라보다 공적연금이 '국가적 폰지 사기'로 인식될 위험성이 크다.

최근 국민연금 구조 개혁을 위한 국회 연금개혁특별위원회가 다시 가동됐다. 역설적이지만 연금개혁은 수급자인 장년층이나 부담자인 청년 세대 모두에게 '사기적 변화'처럼 느껴져야 비로소 '성공한 개혁'이 된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2023년 국민적 저항에 놀라 이 개혁을 멈추고 지금 늘어나는 공공부채에 시달리고 있다.

미우나 고우나 국민연금이 아직은 우리 사회에 필요한 폰지 거래임을 대통령이 국민에게 솔직하게 설명하고 이해를 얻는 게 연금개혁 성공을 위한 첫걸음이다.

[이재철 글로벌경제부 차장]

Copyright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