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을 빛낸 중소기업] 김종석 선경산업 대표 “위기를 기회로 바꾼 30년…스마트 주방 위생 시대 열겠다”

박해윤 기자 2025. 9. 1. 1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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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종석 선경산업 대표. /사진제공=선경산업

1990년대, 일본산 제품이 각광받던 시절 국내에서는 유일하게 위생기구 제조업에 뛰어든 청년이 있었다. 지금의 선경산업을 창업한 김종석(66·사진) 대표이사다. IMF 외환위기가 터졌을 때도 그는 "우리는 IMF가 어려운지도 모를 정도로 바빴다"고 회상한다. 당시 치킨집 창업 붐에 맞춰 튀김기를 만들어 팔고, 급식 시장이 열리자 학교와 군부대 납품을 통해 회사를 키웠다. 급식 도입과 해썹(HACCP) 인증 의무화가 본격화되면서 위생기구 수요가 폭발했고, 선경산업은 성장의 기회를 잡았다.

회사는 부천에서 출발했지만 2019년 인천 계양구 서운산단에 자리를 잡았다. 이곳은 전국에서도 손꼽히는 우량기업 집적지로, 선경산업 역시 그중 하나로 꼽힌다. 현재 직원 수는 자회사인 선경인케이까지 합쳐 100여명에 이른다. 지난 5월에는 산업포장을 수훈하며 경영성과를 인정받았다.

선경산업의 도약에는 위기를 기회로 바꾼 순간들이 있었다. 코로나19 팬데믹 때가 대표적이다. 책 소독기, 전신 소독 게이트, 손만 대면 식판과 수저가 자동으로 나오는 디스펜서를 잇따라 선보이며 새로운 시장을 개척했다.

회사의 심장부는 연구개발팀이다. 지금까지 100여 건이 넘는 특허를 출원했고, 신제품의 상당수가 연구소에서 탄생했다. 하지만 신제품 개발 뒤 걸림돌은 항상 '인증'이다. 김 대표는 "특허 심사와 KC인증 같은 절차가 수개월에서 수년까지 걸리니 시장 타이밍을 놓친다"고 지적했다.

이어 "해외 인증은 품목당 수천만 원씩 들어가고 국가별로 기준이 달라 중소기업이 감당하기 어렵다"며 "정부가 인증 비용을 실질적으로 지원하고 기간을 단축해줘야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고 강조했다. 현재 선경산업은 싱가포르, 독일 등 20여 개국에 제품을 수출하고 있다.

경영 철학의 또 다른 축은 사람이다. 김 대표는 "직원이 건강하고 자부심을 느껴야 회사도 지속할 수 있다"는 지론을 실천한다. 사내 구내식당은 외주가 아닌 직영으로 운영되며, 유기농 재료를 사용해 아침부터 저녁까지 식사를 제공한다. 회사 내 시리얼과 달걀, 우유, 간식까지 갖춰져 직원 누구나 챙겨 먹을 수 있다. "먹는 게 제일 중요하다"는 대표의 철학이 그대로 반영된 복지다.

사내에는 스크린골프장, 당구장, 탁구장 등 체육시설도 마련돼 있다. 직원들은 무료로 이용하며 취미를 나눈다. 김 대표는 직원들의 '강점 살리기'를 최우선으로 꼽는다. 실제로 선경산업에는 10년은 기본이고 20년, 30년 장기 근속자가 많다. 그는 "그만큼 회사에 대한 신뢰가 있다는 뜻"이라고 했다.

사회공헌 활동에서도 선경산업은 남다른 길을 걷는다. 가장 눈에 띄는 건 '선경문학상'이다. 매년 12월 첫째 주 토요일 열리는 이 상은 올해로 6회째를 맞는다. 대학 교수들이 심사위원으로 참여해 블라인드 심사로 공정성을 담보하며, 기존 작가 가운데서도 특별한 성취를 보인 이들을 선발한다. 김 대표는 "문학은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힘이 있다. 기업이 그 힘을 북돋는 역할을 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예술 후원도 꾸준히 이어간다. 인천의 한 극단을 후원해 '인천상륙작전' 같은 작품이 무대에 오르도록 지원하는 등 문화예술 생태계에도 기여하고 있다. 그는 "중소기업에서 매달 후원을 이어간다는 게 쉽지 않지만, 예술인들의 땀을 응원하고 싶다"고 했다.

김 대표의 시선은 이미 미래로 향한다. 그는 "주방 위생기기의 자동화는 단순히 편리함의 문제가 아니라 식품 안전과 직결된다"며 "앞으로는 인공지능(AI)과 사물인터넷(IoT), 로봇 기술을 접목해 조리 전 과정을 모니터링·제어할 수 있는 스마트 조리 시스템을 개발하겠다"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김 대표는 직원들에게 메시지를 전했다. 그는 "20년, 30년을 함께해온 장기 근속자들이 많다. 늘 고맙다"며 "앞으로도 전 직원이 다 함께 더 성장해가고 싶다"는 소망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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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해윤 기자 yun@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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