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ind Note] 한 방 ‘역주행 송’은 없어도, 인생에 역전은 계속된다

2025. 9. 1. 17:39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근래 잘 듣는 노래들 중 소위 ‘역주행 송(Song)’이 많다. 오랜 무명 시절 동안 각종 아르바이트에 노숙 생활까지 했다는 가수 황가람은 SNS로 ‘나는 반딧불’이란 노래가 입소문을 타면서 역주행 신화를 이뤘다. EXID, 브레이브걸스 역시 팬이 올린 직캠 영상으로 역주행의 주인공이 된 케이스다.
(일러스트 프리픽)
역주행 신화를 이룬 가수들의 인터뷰를 보면 하나 같이 다 “그렇게 노래가 뜰 줄은 몰랐다”고 한다. 그러니까 대박은 어떤 조짐도, 예언도 없이 어느 날 갑자기 훅 생긴 거다. 그런 스토리를 듣노라면 신기하면서도 부러워진다. “역시 인생은 한 방인가?!” 하며 괜스레 주머니 속 로또를 쓰다듬고, “이제 될 때도 됐다!” 너스레를 떨게도 된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평범한 우리네 인생에 그런 ‘역주행’이 벌어질 일이 얼마나 되겠는가. 로또 1등 당첨 확률만 해도 약 814만분의 1이라고 한다. 아이돌만 해도 연습생 100명 기준 1~2명만 데뷔하게 되고, 그조차도 성공 여부는 알 수 없다고 하니, 연습생이 되려 하는 수천 명을 생각해보면 만만치 않은 건 매한가지다. 그러니 이런 요원하기 짝이 없는 역주행보다, 사이즈는 작아도 “이럴 줄은 몰랐다”는 감탄의 말을 하는 일들이 생각보다 자주 있음을 깨닫는 게 몇 곱절은 더 현명해 보인다. 어제 나에게 안 좋았던 일이 오늘엔 차라리 잘된 일이 되는 것, 혹은 거꾸로 어제 나에게 좋았던 일이 오늘 안 좋은 일로 둔갑하기도 하는 것. 즉, ‘인생사 새옹지마’가 그것이다.

엎치락뒤치락 ‘역전’은 계속되는 게 인생
최근 신입사원 A가 겪은 일도 그렇다. A는 사수이자 멘토인 M대리와 입사 동기 B가 너무 잘 지내는 것이 못내 불안하다. 자신은 내성적인 데다 업무를 익히는 데 시간이 꽤 걸리는 반면, B는 변죽도 좋고 속도 빨라 비교된다고 여겨져서다. 이렇게 가다간 자신은 늘 B보다 뒤처지고 끝내 실패할 거란 부정적인 시나리오는 매일 밤 A를 더 괴롭혔다. 그러던 중 뜻밖의 일이 벌어졌다. B가 M대리의 업무 피드백에 불만을 품고 격정적인 반응을 보이더니 갑작스레 퇴사해버린 것이다. 영원히 지속될 것 같이 여겨졌던 두 사람의 구도는 한순간에 깨졌다. 결국 첫눈에 두드러지진 않아도 차근차근 일을 배우는 A가 더 믿음직한 후배로 평가받고 있다고 하니, A에게도 일어난 것이다. 마음의 괴로움이 사라진 역전이.

어떤가, 가만 보면 여러분 삶에도 있지 않은가? ‘망했다’ 싶던 게 ‘차라리 다행이야’ 하게 되고, ‘힘들었다’ 하던 게 ‘그 일을 계기로 깨달았잖아’ 하는 일들이. 그러니 우리도 각자 잘 품고 가볼 일이다. 가수들처럼 크게 한 방을 가져다주는 ‘역주행 송(Song)’은 아니지만, 내 인생 곳곳에서 수시로 벌어지고 있는 역전의 새옹지마들을. 그리하여 너무 일희일비하거나 쉬이 나락으로 떨어지지 않고 평정심을 유지하게끔 해주는 ‘역전 애티튜드(attitude)’를 말이다.

[변시영(상담심리전문가(Ph.D), 『마흔, 너무 행복하지도 불행하지도 않게』 저자) 일러스트 프리픽]

[본 기사는 매일경제 Citylife 제995호(25.09.02) 기사입니다]

Copyright © 시티라이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