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X 승객들 3시간 갇히자…"앞으로 SRT 출동시켜라" 또 땜질 대책

김민호 2025. 9. 1. 1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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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속철도(KTX) 열차 고장으로 승객 830여 명이 4시간 가까이 객실에 갇힌 사고와 관련해 정부와 철도 업계가 땜질 처방을 내놨다.

유사한 사고가 발생하면 수서발고속철도(SRT) 열차를 출동시켜 견인하기로 결정한 것이다.

1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6일 세종 인근 KTX 호남선에서 승객 838명이 조명과 냉방이 끊긴 열차에서 장시간 대기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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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원 없는 열차 출동 결정 등
구난 시도 4회 연속 실패
코레일-정부 "수서역 SRT 동원"
SR "사실 무근" 엇박자
고속철도(KTX)가 집중 호우로 지연 운행에 들어간 17일 서울역에서 시민들이 오르고 타고 있다. 연합뉴스

고속철도(KTX) 열차 고장으로 승객 830여 명이 4시간 가까이 객실에 갇힌 사고와 관련해 정부와 철도 업계가 땜질 처방을 내놨다. 유사한 사고가 발생하면 수서발고속철도(SRT) 열차를 출동시켜 견인하기로 결정한 것이다. 코레일·SR 경쟁으로 철도 효율성을 높인다던 약속이 무색하다.

1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6일 세종 인근 KTX 호남선에서 승객 838명이 조명과 냉방이 끊긴 열차에서 장시간 대기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전북에서 서울로 향하던 KTX 408·542호 복합열차가 이날 오전 10시쯤 장재터널 안에서 고장 난 것이다. 코레일이 구원 열차 확보에 거듭 실패해 견인까지 3시간 37분이나 걸렸다.

코레일은 이번 사고를 수습하는 과정에서 비상 대응 체계의 난맥을 그대로 드러냈다. 구원 열차 출동 여부를 결정하는 기준과 절차가 모두 미비했던 것. 코레일이 내부 보고서에서 '긴급 구원 및 지원 절차가 불명확하다'고 스스로 지적할 정도다. 코레일은 고장 차량 자력 운행을 시도하다가 무산되자 뒤늦게 구원 열차들을 급파했지만 갖가지 이유로 견인에 실패했다.

시간대별 상황을 살펴보면 주먹구구식 대응이 뚜렷하다. ①사고 열차는 오전 9시59분 고장 났지만 오송역 예비편성이 이미 타지로 출동해 10시 20분까지 자력 운행을 시도한다. ②30분 뒤 공주역 KTX-이음 투입이 결정됐지만 직원이 없다는 소식에 바로 취소된다. ③11시 30분부터 복합열차 중 뒤쪽 열차(542호)로 자체 견인을 시도하나 오후 12시 5분까지 앞쪽 열차(408호) 제동 해제에 실패한다. ④그 사이 출동한 디젤 기관차는 호남선 운행 자격이 없어 현장에 대기하는 처지였다. 결국 광주 차량기지 예비편성이 도착한 12시 52분에야 견인이 시작됐다.

이례적 구원 지연에 국토교통부와 코레일이 후속 대책을 내놨지만 아랫돌 빼서 윗돌 괴는 식으로 드러났다. '‘오송역 예비편성 공백을 한두 시간으로 최소화하는 한편, 장시간 공백 시 SRT 수서역 예비편성을 오송역에 배치한다'는 내용인데, SRT는 가뜩이나 열차가 부족해 수서역 예비편성도 겨우 확보한 형편이다. 이마저 이용객이 몰리는 월요일 출근 시간대 등에는 배치하지 못한다(본보 8월 27일자 보도). 국토부가 올해 3월 SR에 '예비편성이 부족해 고장 열차의 무리한 반복운행(종착역 도착 후 재운행)이 이어진다'고 지적했음에도 후속 대책 마련에 애를 먹고 있다는 얘기다.

무엇보다 코레일과 SR은 사사건건 불협화음을 내고 있다. 코레일은 SR과 두 차례 협의해 후속 절차가 진행 중이라고 밝혔으나 SR은 사실 무근이라는 입장이다. SR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확인된 바 없는 코레일의 일방적 희망"이라고 잘라 말했다. 코레일도 '오송역 KTX는 양사가 공동 사용하는 비상 대기편성'이라는 SR 주장이 기초적 사실 관계와 거리가 멀다고 반박한다. 철도 정책이 경쟁체제 강화와 기관 통합 사이에서 표류하는 모양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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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호 기자 km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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