숭인지하차도→배다리지하차도 명칭 변경 목소리 커져

최기주 2025. 9. 1. 1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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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22년 3월 15일 인천광역시 동구 금곡동에서 '숭인지하차도 및 연결도로 건설공사 착공식'이 열렸다. 사진=인천시

인천 동구와 중구를 잇는 숭인지하차도(가칭)의 명칭을 '배다리지하차도'로 바꿔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인천 동구의회는 오는 3일 열리는 제287회 임시회 본회의에서 '숭인지하차도, 배다리의 역사적 정체성을 반영한 명칭 변경 촉구결의안'을 채택할 예정이다.

해당 결의안은 현재 공사가 진행 중인 숭인지하차도 명칭을 배다리지하차도로 지정할 것을 인천시에 촉구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숭인지하차도는 동구의 동국제강과 중구 삼익아파트 사이 2.92km를 잇는 지하차도 사업으로, 1999년 계획이 승인돼 2001년 착공했다.

총 4단계에 걸쳐 공사가 추진됐으나, 도로가 배다리를 관통해 지역 단절이 우려된다는 주민들 반대에 부딪혀 답보 상태에 놓였다가 2022년 공사가 재개됐고 2027년 6월 완공될 예정이다.

문제는 해당 지하차도가 동구 근현대사의 발상지인 배다리를 관통함에도 애초 잠정 결정된 명칭이 왜 숭인지하차도인지, 어떤 근거와 배경으로 그렇게 지어졌는지, 나아가 '숭인'이 무슨 뜻인지 확인되는 게 없다는 점이다.

촉구 결의안을 대표발의한 유옥분 동구의회 의장은 통화에서 "중대 사업의 명칭은 그에 걸맞은 역사성과 정통성을 담아야 하는데 '숭인'이라는 명칭 유래가 무엇인지 아는 사람이 아무도 없다"며 "인천 근현대사 발상지인 동구 배다리를 통과하므로 이 정체성을 반드시 반영해야 옳다"고 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배다리지하차도로 이름 짓게 될 경우 생길 문제에 우려를 표하고 있다.

배다리를 중심으로 문화예술운동을 하는 민운기 스페이스빔 대표는 "공사 초기 숭인지하차도는 배다리의 지상을 관통할 계획이었는데, 주민들이 십여 년 넘게 노력해 지하로 계획을 변경시켰다"며 "사실 주민들은 도로 계획 자체를 반대했는데, 지하차도 이름에 배다리가 붙여지면 마치 주민들이 도로 계획을 찬성한 것처럼 비춰지지 않겠냐"고 했다.

이어 그는 "주민들의 노고와 희생을 더욱 가치있게 하기 위해선 공론장을 통한 충분한 의견 수렴이 이뤄져야 한다"고 했다.

현재의 숭인지하차도 명칭을 공식 변경하기 위해서는 인천시 지명위원회의 심의 및 의결이 필요하다.

시는 아직 공사가 진행 중이어서 명칭 문제를 논의하기에 이르다는 입장이다.

시 관계자는 "숭인지하차도의 공정률은 현재 54% 수준이다. 아직 명칭을 고려하는 단계가 아니"라며 "공정률이 80% 정도 되는 내년 이맘때 쯤 명칭 지정을 준비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한편, 동구 배다리는 다리 밑으로 배가 드나들었다고 해서 붙여진 지역 명칭으로, 일제시대, 6·25 등 민족사적 애환을 간직한 곳으로 평가받고 있다.

최기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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