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교에 엎드린 5선 국회의원…“‘정교유착’ 사례 더 많을 것”

이태준 기자 2025. 9. 1. 1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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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계 조직 표에 눈 멀기 쉬운 구조…청탁 들어주면 정치자금 받기도 수월
집권 여당되면 종교계가 먼저 접근…“시민사회, 지속적으로 유착 감시해야”

(시사저널=이태준 기자)

(왼쪽부터)권성동 국민의힘 의원과 한학자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선교회(통일교) 이사장 ⓒ연합뉴스·시사저널 양선영 디자이너

원내대표를 지낸 5선 중진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이 '회기 중 체포된 국회의원'으로 기록될 위기에 놓였다.

현역 의원이 회기 중 구속되려면 국회 체포동의안 표결을 거쳐야 한다. 특검에서 법무부로 보내면, 법무부는 대통령 재가를 거쳐 국회로 보내 표결을 요청하게 된다. 국회 표결에 따라 구속심사 여부가 달라지는 셈이다.

여당 의석이 과반 이상인데다, 권 의원도 불체포특권을 포기하겠다고 공언한 만큼 구속영장 심사는 사실상 확정되는 분위기다. 앞서 김건희 특검팀은 권 의원이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으로부터 교단 자금 1억~2억원을 현금으로 받았다는 진술을 확보했다. 이 때문에 세간의 시선은 통일교와 국민의힘 유착 관계에 쏠렸다.

이에 대한 정치권 안팎의 반응은 새삼스러울 것이 없다는 분위기도 나온다. '정교유착(정치권과 종교의 유착)'은 과거부터 비일비재했다는 것이다. 비단 통일교뿐만 아니라 기독교와 불교 등 유력 종교에서도 이 같은 사례가 존재할 것이라는 말도 나온다. 인지 수사를 통해 '정교유착' 사례를 수집해볼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 나올 정도다. 

국민의힘 사정에 밝은 한 관계자는 "공개적으로 밝히진 않겠지만, 권 의원 입장에선 억울함을 토로할 가능성이 충분하다. 통일교가 그에게만 로비하진 않았을 것이기 때문"이라며 "특검이 통일교 핵심 관계자들의 통화 수·발신내역을 살펴보면 지금까지 언급되지 않은 야권 핵심 관계자들의 명단도 수두룩할 것"이라고 했다.

민주당 역시 정교유착 논란에선 자유롭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집권 여당이 되면 종교계에서 발 빠르게 여권 관계자들에게 먼저 접근을 한다는 게 그 근거다. 종교계 입장에선 힘 있는 정당의 도움을 받으면 재산세·취득세·소득세 등 다양한 세제 혜택을 받을 수 있기에 이점이 있다. 또 대형 교회나 사찰은 건물 신축과 부동산 개발과 관련한 행정 절차를 진행함에 있어 인허가 편의를 받을 수도 있다. 유착이 깊어질수록 문화재 보존과 종교 행사, 해외 선교 등 복지사업의 명목으로 정부와 지자체의 보조금이나 지원을 받기도 한다.

의원들 입장에서도 종교계와 결탁했을 때 얻는 이득이 있다. 이들의 조직적인 표가 든든한 뒷배가 되기 때문이다. 실제 국민의힘은 지난 제20대 대통령선거 때부터 전광훈 목사를 중심으로 한 기독교계의 도움을 적극적으로 받아 선거 운동을 진행했다. 이명박 전 대통령 역시 대선 때 보수 개신교의 조직적 지지를 받으며 종교를 정치적 기반으로 활용했다. 국회 사정에 밝은 한 관계자는 "정치 입문자들이 가장 먼저 방문하는 곳은 종교계다. '표'가 되기 때문"이라며 "정교유착의 고리를 끊기 위해선 권 의원 한 명만을 수사하는 데 그쳐선 안 된다. 종교계 신자들의 도움을 받아 정치하는 오래된 관행을 이참에 근절하는 게 더 중요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정치권이 종교계와 유착을 끊을 수 없는 이유는 또 있다. 종교계의 일부 청탁만 들어주면 의원들이 의정 활동을 이어감에 있어 필요한 정치자금을 후원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국회 보좌진 경험이 있는 한 관계자는 "민주당 논평과 지도부의 발언을 자세히 살펴보면 권 의원은 공격하되, 통일교에 대한 직접적 공격은 많지 않다. 자신들도 교계와의 유착으로부터 자유롭지 않기 때문"이라며 "일각에선 특검이 국민의힘 게이트로 확전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지만, 민주당에서도 불안한 의원들이 한두 명이 아닐 것"이라고 했다.

현재 특검의 눈은 통일교와 권 의원 등 특정 인물에게 쏠려있다. 이 때문에 정치권과 결탁한 다른 종교계에서 문제가 될 상황에 대한 대비를 충분히 하고도 남았을 것이라는 해석이 뒤따른다. 시민사회가 정교유착에 대해 지속적으로 감시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것도 이러한 맥락에서다.

설동훈 전북대 사회학과 교수는 "프랑스는 헌법적 이념에 가까울 정도로 종교와 정치의 분리를 강조하고 있다. 미국 역시 정치자금법에서 현실 정치에 관여하지 않을 경우 세금을 걷지 않고 있다"며 "투표 독려를 위해 종교계를 방문하는 것은 가능하지만, 특정 종교에서 특정 정치인에게 표를 몰아주기 위한 조직적 행위를 하는 것은 국민 법 감정을 건드리는 일이라는 생각을 해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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