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연금 개선 예고한 정부… ‘이재명표’ 노후소득 보장, 성패는?

이재명 정부가 저조한 가입률을 보여온 주택연금 제도를 활성화시키기 위한 개선 작업에 착수했다. 노후소득 보장 차원에선 공시지가 12억 초과하는 고가 아파트까지 포함하도록 개선하자는 목소리가 나오지만 가입 요건을 완화한다고 활성화될 수 있을지 의문이라는 지적도 동시에 나온다.
1일 정부 관계자들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한국주택금융공사(HF)와 함께 고령층의 안정적 노후소득을 보장하기 위해 기존 주택연금 제도를 보다 활성화하기 위한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앞서 기획재정부도 최근 경제성장전략 발표에서 내년 상반기까지 주택연금 제도를 개선하겠다는 방침을 밝힌 바 있다.
주택연금은 만 55세 이상의 성인과 배우자가 공시가격 12억원 이하의 주택을 소유하고 있다면, 해당 집을 한국주택금융공사(HF)에 담보로 제공한 뒤 계속 거주하며 매월 연금을 받는 제도다. 가입자가 사망하면 HF가 담보주택을 처분하거나 상속인이 그간 받은 연금을 상환하고 주택을 인수하는 방식이다.
주택연금은 노후에 필요한 생활비와 거주지를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활용률이 좀처럼 늘지 않았다. 주택연금 누적 가입자 수는 지난해 13만6146명으로 가입요건을 충족하는 가구의 2%도 채 되지 않는다. 2007년 제도가 도입된 뒤 20년 가까이 되어 가는데도 저조한 수치다.

제도가 활성화되지 못한 배경에는 자녀에게 집을 물려줘야 한다는 사회적 인식과, 공시지가 12억 이하 주택만 가능한 가입요건, 월지급금 수준에 대한 불만 등이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우상향’ 하는 주택가격도 주된 원인이다. 주택연금에 가입하려던 이들도 집값이 오르면 시세차익 심리에 마음을 접는 현상이 벌어지는 것이다.
주택연금 활성화를 위해 우선 거론되는 방안은 가입요건 확대다. 수도권의 평균 부동산 가격이 매년 빠르게 오르고 있고 고액 부동산 보유자들도 노후에 바로 쓸 수 있는 현금의 중요성이 크기 때문에 가입 대상을 공시지가 15억, 20억 등으로 더 확대하는 방안이 유력하게 논의되고 있다. 노후소득은 없는데 비싼 집을 가지고 있는 고령층이 제도 안에 들어올 수 있도록 하자는 것이다.
다만 논란의 여지가 있다. 주택연금 가입시 받는 연금화해서 받는 ‘소득’에 세제 혜택이 있기 때문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공시지가 12억 이상 되는 주택은 상당한 고액 자산가들이기 때문에 이들에게까지 제도 혜택을 넓히는 문제를 두고는 이견이 있을 수 있다”라며 “사회적 합의도 해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에선 민간에서 먼저 도입한 서비스의 추이에도 주목하고 있다. 앞서 하나금융은 금융위 특례를 얻어 지난 5월 ‘내집연금’이란 이름으로 12억원 초과 주택 보유자 대상의 주택연금 서비스를 출시했다. 하나생명 관계자는 “출시 이후 가입자가 꾸준히 증가 추세”라며 “고가의 집이 있어도 막상 쓸 돈이 부족해 고민하는 분들이 꽤 있음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사실 더 큰 난관은 여전히 자식에게 주택을 상속해주겠다는 전통적 인식이 강하기 때문으로 보인다. 실제로 2023년 공시지가 기준이 9억원에서 12억원으로 상향 조정됐어도 가입률이 크게 늘어나지 않았다. 주택을 상속하지 않는다면 자녀 등과의 협의가 필요한데, 시간과 노력이 적잖게 들어가다보니 중도에 가입을 포기하는 사례도 적지 않다는 것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집에 대한 애착, 상속에 대한 고정 관념이 강한 성향을 띠기 때문에 인식 전환도 중요한 문제”라며 “향후에도 중요한 과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용하 기자 yong14h@kyunghyang.com
Copyright © 경향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여야 6당·무소속 187명, 개헌안 공동 발의···제1야당 국힘서는 한 명도 참여 안 했다
- 3시간 만에 ‘일반 봉투 쓰레기 배출’ 뒤집은 군포시···온라인 시스템 도입 철회, 왜?
- 트럼프 “조금만 지나면 쉽게 호르무즈 열고 석유 확보할 수 있다”···방법 언급은 없어
- 국힘 “주호영·이진숙 컷오프 유지”···이진숙은 대구시장 무소속 출마 시사
- 일본 해운사 LNG선, 호르무즈 해협 통과···이란 ‘봉쇄’ 이후 처음
- 마크롱 “우린 미국처럼 관세 부과 안 해”···트럼프 비판하며 “한국 기업 더 왔으면”
- 법원 “연희동 자택 ‘이순자→전두환’ 명의변경 안 돼”···미납 추징금 환수 제동
- 강아지 안은 김정은, 고양이 살피는 김주애···“평양 뉴타운 상업시설 현지 지도” 북 매체 보
- ‘원유 관세 단계적 폐지’ 한국·UAE CEPA 내달 1일 조기 발효
- 70년 만에 진짜 아버지의 딸이 된 할망은 울었다···78주년 제주4·3 추념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