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79분 CCTV 尹 육성 내용 공개…“나 검사 27년 했어!”

오대성 2025. 9. 1. 1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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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법제사법위원회 민주당·조국혁신당 의원들이 오늘(1일) 서울구치소에서 윤석열 전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 집행 실패 당시의 CCTV를 열람했습니다.

의원들은 윤 전 대통령이 지난달 1일과 7일 특검의 두 차례 영장 집행을 속옷 차림으로 거부했으며, 물리력 행사로 다쳤다는 윤 전 대통령 측 주장은 거짓이었다고 밝혔습니다.

의원들에게 공개된 CCTV는 총 79분 분량.

KBS는 해당 영상에 담긴 윤 전 대통령의 육성 내용을 입수했습니다.

■ "당신, 검사 해봤어? 안 해봤잖아!…손대지 마!"

국회 법사위 소속 모 의원실은, 1차 영장 집행 당시 상황이 담긴 CCTV 기록은 총 24분 분량이었다고 KBS에 밝혔습니다.

의원실 보좌진이 재구성한 내용에 따르면, 윤 전 대통령은 지난달 1일 1차 영장 집행에서 특검이 제시한 체포영장 부본(사본)을 내던지고 체포를 거부하다가 드러누웠습니다.

이후 '내게 말 시키지 말고, 변호사와 얘기하라'는 말을 4분여간 반복했습니다.

그러고는 이런 말들을 했다고, 보좌진은 전했습니다.

"물리력 사용하지 마! 손대지마! 진술 거부할 사람을 뭣 하러 조사하나?"

"당신, 검사 해봤어? 안 해봤잖아. 당신하고 말하고 싶지 않으니까 문 닫아요."

(출처 : 국회 법사위 A 의원실)

교도관은 '다시 생각할 시간을 드리겠다'고 물러났다가, 잠시 후 체포를 다시 시도했습니다.

그러나 윤 전 대통령은 눈을 감고 침묵했고, "당신네랑 얘기하고 싶지 않으니까, 변호사랑 이야기하든가 알아서 하라고"라고 했습니다.

교도관은 "앉아서 이야기하면 안 될까요?"라며, 윤 전 대통령을 계속 설득했다고 합니다.

결국 1차 체포영장 집행은 윤 전 대통령의 강한 거부로 이뤄지지 못했고, 특검은 일주일만인 지난달 7일 2차 체포영장 집행 시도에 나섰습니다.

오늘(1일) 경기 의왕시 서울구치소에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현장검증이 열리고 있다.


■ "내 몸에 손 하나 까딱 못 해… 나는 기결수 아닌 무죄추정 받는 미결수"

2차 체포영장 집행 당시 CCTV 기록은 약 55분 분량입니다.

의원실에 따르면, 윤 전 대통령은 1차 집행 당시보다 더 강하게 반발했습니다.

1차 집행 당시에는 수의를 입고 있다가 탈의했지만, 2차 집행 때에는 처음부터 속옷 차림이었습니다.

의원실 관계자는 "윤 전 대통령이 책상에 양반다리로 앉아 성경을 읽고 있었다"며 "교도관이 체포영장을 읽었지만, 쳐다보지 않았다. 방에 빈 종이상자가 있었다"고 전했습니다.

윤 전 대통령은 '내가 거부하는데 영장을 어떻게 집행하느냐'고 따져 물었습니다.

윤석열 전 대통령 : 아니, 지금 뭐 하시는 겁니까. 내가 거부하는데 어떻게 집행하는 겁니까? 강제력 행사 못 하게 돼 있다.

특검팀 : 옷 좀 입으시라. 지난번처럼 언론 보도 될 수 있으니 옷 좀 입고 얘기하자. 대통령이었던 분의 이런 모습은 후배 보기에도 안 좋다.

(출처 : 국회 법사위 A 의원실)

'변호사를 만나게 해 달라'는 윤 전 대통령과, '일단 옷 입고 나오라'는 특검팀의 실랑이가 반복됐다고 의원실 관계자는 전했습니다.

이후 윤 전 대통령은 바지부터 입고, 수의 상의를 착용한 이후 스스로 방에서 나와 이동했습니다.

그러곤 교도관에게 이렇게 말한 거로 전해졌습니다.

윤석열 전 대통령 : 내 몸에 손대지 마세요, 여러분들은 할 수 없잖아.

교도관 : 가고 싶은 데만 갈 수 있는 게 아니에요.

(출처 : 국회 법사위 A 의원실)

그러나 윤 전 대통령은 자신을 호송차로 데리고 가려는 상황을 알아채고는 이동을 거부하기 시작했습니다.

변호사를 부르며, "내 몸에 손 하나 까딱하지 마라"고 발언했습니다.

결국 윤 전 대통령과 변호사는 서울구치소 수감자들의 호송을 담당하는 출정과장 집무실에서 만났습니다.

윤 전 대통령은 변호사에게 '강제력을 행사할 수 없다'고 거듭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또한 "최순실 이야기를 하는데, 최순실도 스스로 (구치소에서) 나왔다""특검의 기소 대행에 대해서도 말하지 않고 있었는데, 후배 검사들이 (기소)하기에 봐줬더니…."라고 했습니다.

교도관들이 "영장을 집행할 테니 변호사들은 나가달라"고 요청했지만, 윤석열 전 대통령 측 모 변호사는 소리를 지르고 일어나며 "판례에 따라 영장 집행 중이라도 접견 중 체포하면 위법"이라고 항의했습니다.

윤석열 전 대통령 : 나는 기결수가 아닙니다. 무죄 추정을 받는 미결수입니다!

특검보 : (스피커폰 통화로 직원들에게) 물리력 행사하라. 팔짱 끼고…. 변호사가 거기에 왜 있습니까?

변호사 : 변호인 조력을 방해하는 겁니까?

교도관들 : 변호사들은 나가 주십시오. (반복)

특검보 : 팔짱 끼는 방법으로 체포해 주시죠. 저는 지시 했습니다. 체포해서 호송해 주시죠.

(출처 : 국회 법사위 A 의원실, CCTV 열람 내용 재구성)

윤석열 전 대통령이 7월 9일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을 마치고 나서는 모습.

의원실에 따르면, 이후 교도관들이 다시 체포 집행을 시도하자, 윤 전 대통령은 의자 다리를 붙잡고 버티며 "하지 마라"고 소리쳤고 변호사들도 일어나 항의했습니다.

교도관들이 윤 전 대통령을 의자 째로 옮기려 시도하자, 윤 전 대통령은 양손을 맞잡고 의자에 몸을 밀착했습니다.

의원실 관계자는 "교도관들은 시늉만 하고 그만뒀다"며 "특검보 지시로 (영장) 집행이 일시 중단됐고, 10분간 변호인을 접견할 시간을 주기로 했다"고 했습니다.

또한 "이후 윤 전 대통령이 '공직 생활해야 하는 사람들한테 이런 것 시켜서 되겠느냐'고 했다"며 "특검보는 전화로 '특검보 '교도관 입장시켜서 양팔 붙잡고 다치지 않게 집행하라'고 다시 지시했고, 교도관들이 의자째 들어 옮기다가 1미터 못 가서 그만뒀다"고 전했습니다.

이후 윤 전 대통령은 벽 방향을 보고 앉았습니다.

특검보 : (스피커폰) 지금 몇 명 있습니까? 10명이 1명을 못 들어냅니까? 3미터씩이라도 데려오세요.

윤석열 전 대통령 : 내가 검사를 27년 했는데, 합법이면 자발적으로 안 나가겠어요?

변호사 : 수용자 몸에 손댄 것은 건국 해방 이후 처음 있는 일입니다.

특검보 : (스피커폰) 오면 사복 드린다. 동선 특성상 외부로 노출도 안 된다. 출석을 권유 드린다. 변호인과 상의 해 달라.

윤석열 전 대통령 : 충분히 했다. 난 못 가요. 알아서 하세요.

(출처 : 국회 법사위 A 의원실, CCTV 열람 내용 재구성)

영상을 열람한 혁신당 박은정 의원은 KBS에 "(윤 전 대통령이) '내가 거부하면 (영장이) 집행 안 될 거라는 취지로 말해서 충격을 받았다"며 "자기가 검사였고, 검찰총장이었고, 대통령이었는데 체포영장을 거부하면 집행이 안 되는 거라고 어떤 대한민국 국민이 말할 수 있느냐. 너무나 참담했다"고 밝혔습니다.

민주당 김용민 의원은 "종합적으로 특검의 영장 집행 과정에는 불법이 없었다고 보이며, 오히려 윤석열 측에서 집요하고 반복적으로 정당한 법 집행을 방해하고 이에 저항하는 모습만 고스란히 담겨있었다"고 지적했습니다.

같은 당 서영교 의원도 "정말 충격적이었다"며 "(윤 전 대통령은) 법 지식으로 공무집행을 방해하고, 그 자리에 있던 변호사들은 접견 자리가 아닌데도 출정과장의 퇴장 요구에 나가지 않고 버텼다"고 전했습니다.

의원들은 여러 사정을 고려해, 해당 영상을 외부에 공개하지는 않기로 결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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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대성 기자 (ohwhy@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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