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물 부족 강릉 사태, TK도 남의 일 아니다
강원 강릉에 재난사태가 선포됐다. 생활용수의 87%를 책임지는 오봉저수지 저수율이 식수 공급 마지노선 아래로 떨어지면서 5만여 가구가 제한급수를 겪고 있다. 계곡물까지 말라 급수차에 의존하는 형편이다. 농작물은 말라 죽어 농민들이 속을 태우고 있다. 식당과 펜션은 단축 영업에 들어가 지역경제까지 흔들린다. 이런 심각한 물 부족은 결코 강릉만의 문제가 아니다.
경북·대구(TK) 역시 이미 비슷한 고통을 겪고 있다. 지난 2022년 극심한 가뭄으로 운문댐 저수율이 20%대로 떨어지자 대구 수돗물 공급에 비상이 걸렸다. 대구 수돗물의 26%를 담당하는 운문댐뿐 아니라 가창댐, 공산댐도 바닥을 드러내 시민이 불안에 떨었다. 지난해 겨울에도 TK 곳곳에서 강수량 부족이 이어지며 농업용 저수지 저수율이 평년 대비 5~10% 낮아 농민들이 아슬아슬한 고비를 넘겨야 했다.
기후 위기 시대, 가뭄은 이제 특정 지역의 국지적 재난이 아니다. 환경부 분석에 따르면 앞으로 연간 7억4000만t의 생활·공업용수가 부족할 것이란 전망이다. 이는 단순한 수치가 아니라 시민의 생존과 직결되는 경고다. 그나마 낙동강 권역은 상대적으로 안정적이라지만 TK도 예외일 수 없다.
결국 답은 선제적 대비다. 예천 용두천댐, 김천 감천댐, 청도 운문천댐 등 경북지역에 포함된 기후대응댐 후보지 3곳의 사업이 차질 없이 진행돼야 한다. 기후대응댐은 단순히 물을 가두는 시설이 아니라, 불확실한 기후 환경 속에서 지역민의 생존권을 지키는 안전판이다. 댐 건설과 함께 노후 상수도 정비, 물 절약형 산업구조로의 전환 등 수요 관리 대책도 병행해야 한다.
강릉 사태가 보여주듯 물 부족은 어느 날 갑자기 우리의 일상으로 들이닥친다. 하늘만 바라볼 것이 아니라 치밀한 대비와 과감한 투자로 '물 부족 재난'에 선제 대응해야 한다. 수십 년 간 해결되지 않고 있는 대구의 먹는 물 문제도 하루빨리 해결해야 한다.
TK 스스로 용수 관리의 우선순위를 정하고 장기적 수자원 개발에 나서야 한다. 농업용수와 생활·공업용수의 균형, 물 절약형 도시구조 조성, 비상시 물 공유 시스템까지 지역 차원의 치수 전략을 서둘러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