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도시 떠나 제주로...‘농어촌유학’ 발걸음에 꿈틀대는 작은학교

박성우 기자 2025. 9. 1. 15:14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현장] 제주 농어촌유학 시범운영 본격화…작은학교 살리기 성과 가시화
1일 오전 '제주 농어촌유학' 시범사업이 시작된 제주시 구좌읍 평대초등학교 교육 현장. ⓒ제주의소리

길지 않은 여름방학이 끝난 1일 오전 제주시 구좌읍 평대초등학교. 교육감을 비롯해 교직원, 마을 주민들이 앞장서 아이들을 맞이했다.

교정 안으로 들어서는 학생들의 발걸음은 여느때와 같이 가벼웠다. 특히 '제주 농어촌유학' 시범운영 사업에 참여한 학생들이 함께하면서 활기를 띠었다.

'제주 농어촌 유학' 사업은 제주도외 지역에 소재한 학교에 재학중인 학생이 도내 농어촌 소재 학교로 전학해 교육활동과 농어촌생활을 체험하며 일정 기간 재학하도록 하는 사업이다.

읍면지역의 학생수가 급격하게 감소됨에 따라 적정 규모의 학생을 유지하고 교육활동 여건을 개선하기 위해 시행됐다.

학생들은 대도시에서 벗어나 제주의 자연환경을 만끽하는 교육활동을 누릴 수 있다. 생태·문화 감수성을 중시하는 현 교육 수요에 제격이다.
1일 오전 '제주 농어촌유학' 시범사업이 시작된 제주시 구좌읍 평대초등학교 교육 현장. ⓒ제주의소리
1일 오전 '제주 농어촌유학' 시범사업이 시작된 제주시 구좌읍 평대초등학교 교육 현장. ⓒ제주의소리

부모와 함께 거주하며 안정적인 생활 기반을 유지할 수 있고, 공동체 안에서 정서적 안정과 자기성장을 도모할 수 있다.

지역의 경우 소규모 학교의 학급 유지를 가능케 해 학급 편성 부담을 줄이고, 다양한 학습 기회를 제공할 수 있다.

무엇보다 한적한 시골 마을에서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퍼지는 것은 반색할만한 풍경이다. 학생들의 가족은 앞으로 6개월간 제주도민, 평대리민으로서 삶을 누리게 된다.

제주도교육청은 올해 2학기부터 농어촌유학을 시범 운영하고, 내년부터 6개월 또는 1년 단위로 본격 운영한다는 방침이다.

학교와 마을을 찾아오는 학생에게는 가구당 월 30만원의 주거비를 지원하고 있다. 특히 서울에서 이주해 오는 가족에게는 서울시교육청이 제주도교육청과 동일 기준의 유학경비를 별도로 지원한다.

유학경비와 별개로 학교·마을·지자체에서 연계하는 주택을 제공한다. 올해 2학기 농어촌유학 운영 학교는 귀덕초, 송당초, 평대초, 하도초, 성읍초, 신례초, 창천초, 흥산초 등으로, 31가구에 49명의 학생이 제주로 이주했다.

평대초등학교만 하더라도 이번 학기 농어촌유학생으로 12명의 학생이 유입됐다. 이남일 평대리장은 "제가 졸업한 이 학교가 다시 이렇게 활기를 띠는 모습을 보니 감회가 새롭다"며 "교실에 학생들이 꽉 차 있는 건 오랜만의 풍경"이라고 소회를 전했다.

각 학급은 새로운 친구를 맞이하기에 여념이 없었다. 인기 만화영화의 별칭을 따 '함께핑'이라는 예명을 가진 3학년 1반 학생들은 '힘내, 같이하자, 도와줄게'라며 새친구들을 반겼다. 호기심으로 가득한 새친구들은 좋아하는 음식이나 운동 등을 소개하면서 웃음지었다.
1일 오전 '제주 농어촌유학' 시범사업이 시작된 제주시 구좌읍 평대초등학교 교육 현장. ⓒ제주의소리
1일 오전 '제주 농어촌유학' 시범사업이 시작된 제주시 구좌읍 평대초등학교 교육 현장. ⓒ제주의소리

경기도 성남시에서 전학온 5학년 강세현 군은 "제주에서 학교를 다니고, 주말에는 여가 시간이 생길텐데, 그 시간에 제주 자연유산이나 문화유산을 많이 찾아볼 생각에 기대가 크다"고 했다.

또 "이전 학교에서는 학생 수가 많아서 여러 체험활동을 많이 못했지만, 여기서는 다양한 체험을 할 수 있을 것 같아 기대된다"고 말했다.

서울 구로구에서 온 3학년 오세은 양은 "전 학교에는 사람이 많아서 인사할 애들이 너무 많았는데, 지금은 친구들과 인사할 시간이 많아서 좋은 것 같다"며 "단짝 친구들과 헤어져야 해 걱정도 됐지만, 제주의 바다랑 오름이 너무 아름다워서 좋았다. 재미있는 추억을 쌓고 싶다"고 했다.

세은 양의 어머니 홍지명씨는 "전교생이 1400명이 넘는 학교에 있다보니 아이가 고학년이 되기 전에 조금은 여유로운 교육 환경에서 지내보는게 좋을 것 같았다"며 "모든 조건에서 평대초가 가장 적합한 환경이었다. 다양한 수업이 있고, 제주라는 지역에 맞는 자연과 문화를 체험할 수 있을 것 같았다"고 참여 동기를 설명했다.

이날 현장을 직접 찾은 김광수 교육감은 "농어촌유학은 단순히 학생 수를 늘리는 사업이 아니라 새로운 교육·문화 교류"라며 "아직 정책이 완성된 단계는 아니지만, 지자체와 힘을 모아 안정적으로 정착시켜 나가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