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미·반서방 글로벌사우스 빅텐트 된 상하이협력기구
중국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미국우선주의' 관세 공세에 맞서 글로벌사우스의 집결지를 자처하고 나섰다.
상하이협력기구(SCO) 정상회의가 지난달 31일부터 이달 1일까지 톈진에서 열린 가운데,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글로벌사우스의 힘을 결집해 '공정한 무역 질서 회복'과 다자주의 강화를 강조했다. 러시아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 인도 나렌드라 모디 총리 등 주요 신흥국 정상들이 집결한 SCO가 '반미·반서방 전선'의 빅텐트가 되고 있는 것이다.
◇시진핑, SCO 안보센터·개발은행 구상 제시= 시 주석은 이번 정상회의에서 '상하이협력기구 안보대응센터'와 '개발은행' 설립을 공식 제안했다. 미국이 주도하는 글로벌 금융질서와 군사동맹체제에 대응하는 독자적 대안 구축을 노린 것이다. 안보대응센터는 테러리즘과 분리주의, 극단주의 대응이라는 전통적 의제에서 나아가 사이버 공격과 공급망 차질 등 신안보 이슈까지 포괄하는 기구로 설계될 예정이다.
개발은행은 서방 중심의 IMF·세계은행 체제를 보완하거나 대체하면서, 신흥국들에 자금조달과 인프라 건설 지원을 제공하겠다는 목표를 내걸었다.
이는 사실상 미국의 통상 압박과 금융 제재를 돌파할 '평행 체제'를 구축하겠다는 선언으로 읽힌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재집권 후 주요 교역 상대국에 고율 관세를 부과하고 '미국 우선' 무역정책을 강화하면서, 중국은 SCO를 통해 글로벌사우스와의 연대를 제도화하려는 의도를 드러내고 있다.
◇글로벌사우스 '공정무역' 요구, 푸틴 '피벗 투 아시아'= 이번 톈진 정상회의에서 인도·파키스탄·이란·벨라루스 등 신흥국 정상들은 한목소리로 "공정한 무역 질서 회복"을 주장했다. 선진국이 규칙을 주도하고 개도국을 주변화하는 현재의 국제무역 체제를 더 이상 받아들일 수 없다는 것이다. 특히 원자재 수출에 의존하는 글로벌사우스 국가들은 미국의 무역 장벽이 자국 성장의 발목을 잡고 있다고 비판했다.
회의 폐막과 함께 발표된 '톈진 선언'에는 다자주의 강화, 글로벌사우스 협력 확대, 그리고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정책에 대한 우회적 비판이 담겼다. 시 주석은 환영만찬 연설에서 "SCO가 글로벌사우스의 힘을 모아 인류 문명 발전에 더 큰 기여를 할 것"이라며 SCO를 사실상 '글로벌사우스의 유엔'으로 포지셔닝하려는 기염을 토했다.
푸틴 대통령에게 SCO는 유럽 중심의 서방과 단절 이후 선택한 새로운 전략적 무대다.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유럽과의 관계가 사실상 끊긴 러시아는 아시아·글로벌사우스와의 경제 및 군사 협력 강화에 사활을 걸고 있다.
이번 SCO 회의에서도 푸틴은 에너지 수출 확대, 새로운 교역 경로 개척, 공동 금융체계 강화 등을 역설하며 서방 제재를 우회할 파트너십을 다졌다. 러시아의 이 같은 전략은 중국의 글로벌사우스 구상과 맞물린다. 북방(중·러)과 남방(인도·이란 등)을 잇는 대륙 중심의 권위주의 연대라는 성격을 띠고 있다.
◇北도 합류, 전승절 열병식으로 이어지는 연대 과시= SCO 정상회의 직후 3일에는 베이징 천안문 광장에서 중국 항일전쟁 승전 80주년 열병식이 거창하게 열린다. 여기에는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도 참석할 것으로 보여 반미 연대의 상징적 무대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시 주석을 중심으로 좌우에 푸틴 대통령과 김정은 총비서가 나란히 서는 장면은 냉전 이후 처음 등장하는 북·중·러 삼각 연대의 공개 과시다. 뉴욕타임스(NYT)는 "이는 신냉전 구도의 결정적 장면으로 기록될 것"이라며 "중국이 이제는 김정은과 푸틴을 이끄는 '스탈린 역할'을 자임하고 있다"는 전문가의 시각을 소개했다.
북·중·러의 군사적 연대 강화가 한반도를 둘러싼 긴장을 고조시킬 것으로 보인다. 나아가 한·미·일 삼각 협력과의 대립 구도가 고착화되리라는 우려도 제기된다. 이번 상하이협력기구 회의와 전승절 열병식 행사는 단순한 행사를 넘어, 글로벌 질서의 균열과 신냉전 시대의 도래를 세계에 알리는 장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규화 대기자 david@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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