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아 백혈병 치료 시 ‘이 수치’ 확인하니··· 생존율 4배 향상

김태훈 기자 2025. 9. 1. 12: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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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아급성림프모구백혈병 환자의 미세잔존질환 수치를 바탕으로 치료 강도를 높이니 생존율이 4배 이상 높아졌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게티이미지

어린이에게 가장 흔히 발생하는 혈액암인 ‘소아급성림프모구백혈병’은 치료 후에도 극소량의 암세포가 남아있으면 재발 위험이 높아진다. 과거에는 이런 위험을 파악하기 어려웠으나 최근 골수검사를 통한 수치 측정 후 치료 강도를 조정할 수 있게 된 결과 생존율이 4배 이상 향상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아산병원 소아청소년종양혈액과 김혜리 교수 연구팀은 소아급성림프모구백혈병 환자에게 겉으로 완치된 듯 보여도 암세포가 매우 적게 남아있다가 재발하는 ‘미세잔존질환’ 수치를 바탕으로 치료 강도를 높였을 때 5년 무사건 생존율이 기존 19%에서 90%로 향상됐다고 1일 밝혔다. 이 연구는 국제학술지 ‘블러드 리서치(Blood Research)’에 게재됐다.

소아급성림프모구백혈병은 골수에서 비정상적인 림프구 전구세포가 과도하게 증식하면서 정상 혈액세포를 생산하는 것을 막아 빈혈과 출혈 등의 증상이 나타나는 질환이다. 항암화학요법 등 치료 기술의 발전으로 생존율이 크게 향상됐지만 일부 환자는 미세잔존질환 때문에 재발을 경험하기도 한다. 과거엔 미세잔존질환을 확인하기 어려웠으나 최근 골수검사에서 이를 측정할 수 있게 되면서 1차 치료인 관해유도요법, 2차 치료인 공고요법 등의 치료 과정마다 수치를 점검해 일정 수준 이상이면 치료 강도를 높이고 있다.

연구진은 2013~2023년 소아급성림프모구백혈병으로 치료받은 환자 212명을 대상으로 치료 각 단계에서 미세잔존질환 수치를 측정했고, 0.1% 이상으로 양성이 나올 경우 더 강한 항암치료로 전환했다. 1차 치료인 관해유도요법 이후 미세잔존질환이 양성이었던 환자는 21명이었고, 이 중 12명에게 한 단계 강화된 치료를 적용했다. 그 결과 치료를 강화하지 않은 환자들의 5년 무사건 생존율은 19%였지만 강화한 집단은 90%로 생존율이 4배 이상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2차 치료인 공고요법 이후에도 치료 강도 조절에 따른 생존율 차이가 나타났다. 미세잔존질환 양성이었으나 치료를 강화하지 않은 경우엔 생존율이 75.4%였지만, 치료를 강화한 집단은 95.2%의 생존율을 기록했다. 또한 치료를 강화한 환자군에서도 통상적인 항암치료의 부작용 이외에 중증 부작용은 발생하지 않았다.

기존의 분석 방법보다 100배 이상 민감도가 높은 차세대염기서열분석 기반의 미세잔존질환 검사는 극소량의 백혈병 세포까지 검출해내는 것이 가능하다. 연구진은 2015년 이후 이 검사를 바탕으로 치료 과정을 조절하면서 서울아산병원에서 치료받은 소아급성림프모구백혈병 환자의 완치율은 97%를 넘어섰다고 밝혔다.

김혜리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미세잔존질환 수치를 기준으로 환자 상태에 적합한 치료 강도로 조정하면 재발 위험이 높은 소아 백혈병 환자의 생존율도 크게 높일 수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며 “앞으로도 치료 반응을 더욱 정확하게 살피면서 소아 백혈병 완치율을 높이기 위해 계속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태훈 기자 anarq@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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