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열은 북·중·러 정상’, 뒤에서 지켜볼 한국…‘북한 비핵화’도 뒤로 밀릴 판

권승현 기자 2025. 9. 1. 1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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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3일 중국 전승절 열병식 행사를 내려다보는 톈안먼(天安門) 망루에서 우원식 국회의장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자리는 끝과 끝에 준할 정도로 떨어져 있을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온다.

중국이 김 위원장을 사실상 의전서열 2순위로 여기는 만큼, 단독 면담은 물론이고 오·만찬이 이뤄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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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국 전승절 D-2… 이재명 정부 실용외교 딜레마
우원식 의장, 열병식 참석 예정
행사 의전서열 27위 해당할 듯
김정은 설 첫줄에 못 설 가능성
북중러 결탁 속 ‘들러리’ 우려도
김정은 사실상 의전서열 2순위
시진핑과의 오·만찬 여부 주목
중국 항일전쟁 및 세계 반파시스트 전쟁 승리 기념일(전승절) 80주년 열병식을 사흘 앞둔 31일 여성 경찰들이 톈안먼 앞 창안제 도로변을 순찰하고 있다. AFP 연합뉴스

오는 3일 중국 전승절 열병식 행사를 내려다보는 톈안먼(天安門) 망루에서 우원식 국회의장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자리는 끝과 끝에 준할 정도로 떨어져 있을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온다. 김 위원장이 최고 수준의 예우를 받을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민주주의 진영에선 드물게 한국이 ‘의전 서열 2위’ 국회의장을 보냄에도 불구하고 ‘들러리 참석’에 그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1일 외교가에 따르면 중국 외교부가 호명한 ‘항일전쟁 및 세계 반파시스트 전쟁(제2차 세계대전) 승리 기념일’(전승절) 80주년 열병식 행사 참석자 순서가 사실상의 의전 서열일 것으로 분석된다. 이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 이어 두 번째로 호명됐으며, 우 의장의 이름은 26명의 국가 원수급 참석자 거명이 모두 끝난 뒤 8명의 의회·국제기구 참석자를 언급할 때 처음으로 나왔다. 호명 순서와 의전서열이 완벽하게 일치하진 않지만 우 의장의 의전서열은 사실상 27위쯤에 해당될 것으로 보인다.

10년전엔 박근혜가 푸틴·시진핑 옆 : 2015년 9월 3일 열린 중국 전승절 열병식에 현직 한국 대통령으로는 처음으로 참석한 박근혜(왼쪽 두 번째) 전 대통령이 박수를 치고 있다. 왼쪽부터 누르술탄 나자르바예프 당시 카자흐스탄 대통령, 박 전 대통령,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AP 연합뉴스

이에 따라 톈안먼 망루에서 김 위원장과 우 의장의 위치는 멀찍이 떨어져 있을 것으로 보인다. 우 의장이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 김 위원장과 같은 첫 줄에 서지 못할 가능성도 있다. 지난 2015년 중국 전승절 70주년 행사 때도 당시 박근혜 대통령과 최룡해 북한 노동당 비서는 톈안먼 망루 위에 함께 있긴 했지만 멀리 떨어져 있어 마주치지 못했다. 중국이 김 위원장과 우 의장의 동선이 겹치지 않도록 관리할 가능성도 있다. 외교소식통은 “상대국의 요청이 있으면 껄끄러운 조우가 없도록 주최 측에서 동선을 엄격히 짜곤 한다”고 설명했다.

기념사진을 찍을 때 김 위원장과 우 의장이 한 프레임 안에 담기지 않을 가능성도 언급된다. 외교소식통은 “전승절 행사 같은 외교 행사는 주최국이 의전 프로토콜을 정하기 나름”이라며 “국가원수급과 원수가 아닌 수석대표급을 나눠 기념사진을 촬영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나마 비교적 동선이 자유로운 리셉션에서 우 의장과 김 위원장이 조우할 가능성은 있다. 하지만 한국과의 상대 자체를 꺼리는 최근 북한 태도를 고려하면, 김 위원장 측에서 대화에 소극적으로 나올 가능성이 크다.

결국 우 의장의 참석이 북·중·러 결탁을 근거리에서 지켜보는 데 그치는 들러리 참석에 그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2015년 9월 3일 박근혜 당시 대통령의 중국 전승절 열병식 참석과는 의전뿐 아니라 협의 내용에서도 차이가 크다는 분석도 있다. 박 전 대통령은 시 주석에게 북한 비핵화를 설득하러 갔다면, 우 의장은 북·중·러 세력 과시에 ‘병풍’이 되는 모양새라는 것이다.

중국이 김 위원장을 어떤 수준으로 예우할지도 관전 포인트로 꼽힌다. 과거 전승절 70주년 행사 계기로 방중한 박 전 대통령은 시 주석과 정상회담에 이어 단독 오찬을 했다. 의전 관례에 따르면 다자 외교 행사 계기 단독 만찬은 국빈방문급, 단독 오찬은 공식방문급으로 여겨진다. 중국이 김 위원장을 사실상 의전서열 2순위로 여기는 만큼, 단독 면담은 물론이고 오·만찬이 이뤄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권승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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