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니스 뒤흔든 이병헌 “17년 전 ‘어쩔수’ 출연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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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이병헌의 얼굴에는 여유가 넘쳤다.
지난달 29일 밤(현지시간) 열린 이탈리아 베니스(베네치아) 리도섬의 극장 살라 그란데에서 열린 영화 '어쩔수가없다' 공식 상영회의 흥분이 가시지 않은 듯하기도 했다.
이병헌은 "K컬처를 소수가 좋아한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지금 주류로 가는 느낌"이라며 "베니스영화제에 와서 사람들이 환호하는 모습이 신기하면서도 엄청나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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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욱 감독이 17년 전쯤 영화 준비 말해”
“블랙코미디 제대로 드러난 영화라고 생각”
“웃기면서도 선 넘지 않으려 연기할 때 절제”

배우 이병헌의 얼굴에는 여유가 넘쳤다. 지난달 29일 밤(현지시간) 열린 이탈리아 베니스(베네치아) 리도섬의 극장 살라 그란데에서 열린 영화 ‘어쩔수가없다’ 공식 상영회의 흥분이 가시지 않은 듯하기도 했다. 지난달 30일 오전 리도섬 한 호텔에서 만난 그의 입가에는 행복감 어린 웃음이 떠나지 않았다. ‘어쩔수가없다’는 제82회 베니스국제영화제 경쟁 부문에 초청됐다.
유려한 연기로 씁쓸한 웃음 빚어내

이병헌은 박찬욱 감독의 신작 ‘어쩔수가없다’에서 25년 다닌 제지회사에서 해고된 유만수를 연기했다. 만수는 어릴 적 친구로부터 ‘유지보수만 수차례’라는 놀림을 받지만 성실한 인물이다. 그는 아내와 아들, 딸과 함께 가족을 이루고 있다. 자신이 자란 집을 최근 되찾으며 오랜 소원을 풀기도 했다. 그는 해고로부터 가족과 집을 지키고 싶다. 만수가 제지회사 재취업을 위해 위험한 계획을 세우고 잠재적 경쟁자 제거에 나서면서 영화는 씁쓸한 웃음을 만들어내게 된다.
이병헌은 만수의 롤러코스터 같은 삶을 특유의 연기력으로 표현해낸다. ‘이병헌의 유려한 연기는 박찬욱 감독의 비극적이면서도 희극적인 톤을 지탱하는 핵심(미국 연예매체 인디와이어)'이라는 평가에 고개가 끄덕여질 정도다.
이병헌과 ‘어쩔수가없다’의 인연은 오래됐다. 할리우드 영화 ‘지.아이.조-전쟁의 서막(2009)' 촬영 때부터 시작됐다. 이병헌은 “17년 전쯤 박 감독님이 미국에 와 김지운 감독님과 함께 식사하자고 할 때 처음 이 영화 이야기를 들었다”고 돌아봤다. 그는 “한국 배우가 필요하면 불러달라고 박 감독님에게 농담처럼 말씀드렸던 기억이 난다”고 덧붙였다. 당시 박 감독은 미국 작가 도널드 웨스트레이크의 소설 ‘액스’의 영화화를 미국에서 추진 중이었다.
미국에서의 영화화는 지지부진했다. 박 감독은 ‘액스’를 한국에서 만들기로 마음을 바꿨다. 이병헌에게 오래전 이야기를 꺼내며 출연 제의를 했다. 이병헌은 “너무 좋다고 응했다”고 한다. 그는 시나리오를 읽고서 “웃기는 점이 너무 많고 블랙코미디가 제대로 드러나는 영화라고 생각했다”고 돌아봤다. 이병헌과 박 감독의 협업은 ‘쓰리 몬스터(2004)' 이후 21년 만이다.
"K컬처, 주류로 가고 있다는 느낌"

’어쩔수가없다’ 속 이병헌의 얼굴은 좀 낯설다. 그는 초반부와 후반부 콧수염을 한 모습으로 등장한다. 콧수염은 만수의 자신감을 드러내는 것처럼 보인다. 이병헌은 “촬영 전 여러 분장을 테스트할 때는 곱슬머리에 콧수염이 더 진했다”고 말했다. “마치 마약 카르텔 (두목) 같아 집에 가면 기관총이 있을 듯한 모습이었다”고 웃으며 회고했다. “(덴마크 유명 배우) 매즈 미켈슨처럼 찰랑거리는 듯한 머리를 시도하기도 했다”고도 말했다.
이병헌이 만수를 연기하며 가장 고려한 점은 “절제”와 “설득력”이다. 만수의 범죄 행각은 종종 웃음을 부르는데 “자칫 잘못하면 선을 넘어 관객이 불편해질 수 있다”고 그는 봤다. 만수는 평범한 중년 남자로 극단적인 일을 저지르기에 “설득력 있게 연기하려고 노력했다”고 돌아봤다.
이병헌은 베니스영화제 초청을 통해 자신과 K컬처의 위상을 새삼 확인했다. 그는 공식 상영회 전 레드 카펫을 걸을 때 ‘리(Lee)’를 연호하는 팬들과 마주했다. 이병헌은 "K컬처를 소수가 좋아한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지금 주류로 가는 느낌"이라며 "베니스영화제에 와서 사람들이 환호하는 모습이 신기하면서도 엄청나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베니스= 라제기 영화전문기자 wender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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